다시금 드리프팅

by 전희태
arpa1.jpg 레이더 스코프상에 촘촘히 박혀있는 배들의 모습이 그곳 어디엔가 닻을 내려준 후 정박대기에 동참하려는 입장을 긴장시키게 한다.



바람으로 인해 닻이 끌리어 주위에 있던 타선 등과 충돌사고가 나던가 아니면 육지로 올라가는 등의 불행한 일을 막으려고 미리 닻을 감아서 외해로 나가 저속이나, 미속으로 움직이며 바람과 파도를 견디다가 처음 투묘했던 뉴캐슬 외항 부근에 사흘이란 시간을 보내고 다시 돌아왔다.


정박지는 먼저 도착해 닻을 내리고 있든 배들로 꽉 차 있어 이 밤중에 비비고 찾아 들어갈 마땅한 닻 밭을 찾기가 참으로 버거워 보인다.

그래도 한 곳을 정해 놓고 찾아 들어가려 는데 갑자기 바람이 세어지며 비까지 뿌려준다. 순간적으로 닻을 내려주고 싶은 생각이 모조리 달아난다.


이미 우리 배가 접안할 스케줄이 3일 후 오전으로 통보받고 있는 마당에 하루 정도 닻을 내리고 있으려고 좁은 배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 가느니 다시금 외항의 넓은 해역에서 드리프팅을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결심을 굳힌다.


그래서 그냥 닻을 내리지 않고 다시 드리프팅을 하겠다고 항만에 보고한 후 육지와 정박선들과 적당하게 떨어진 거리를 두고 기관을 정지시키어 배를 세워 준다.

전진 타력이 다 소멸되어 정지한 상황을 관망하며 20여분이 지나는데 세어졌던 바람이 잦아들며 비도 그친다.

약간의 횡파로 너울을 견디는 누운 상태가 되면서 한 번씩 흔들어 주는 롤링이 신경을 건드리긴 하지만 이미 황천 상황은 사라지려는 기미를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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