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여객기 실종 소식

순간적으로 228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

by 전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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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날 때는 거칠 것이 없는 제트기이지만 이 작은 갈매기 보다도 못한 물 위에서의 비극이 너무나 아쉽다.


승객 216명 승무원 12명을 태우고 리오 데 자네이로를 출발해 파리로 향하던 에어 프랑스 항공의 에어버스 447호 제트 여객기가 실종했다는 자막 기사가 CNN 방송에 뜨기 시작하더니 GM사의 도산에 관한 뉴스와 번갈아 가며 실시간 뉴스 보도로 이어주고 있다.


재작년에 브라질 세페티바에 기항하고 있든 배에 승선하려고 집을 떠나 중간 기착지인 파리 드골 공항에 들렸을 때 타고 갔었고, 그 후 10개월이 지나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용했던 바로 리오 데 자네이로/파리 간을 운항하는 같은 비행노선의 여객기가 사고를 당했다는 이야기이다.


당장 이곳에서 나와 교대하여 집으로 돌아갈 선장도 어제쯤 교대하여 귀국길에 올랐다면, 바로 그 비행기를 타고 갔을는지도 모르겠다는 추측을 떠 올리다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음에 우선 안도부터 한다.


구조본부를 브라질의 FERNANDO DE NORONHA 섬에 두고 그 비행기의 행방을 찾느라 분주할 사람들의 눈길에 어서 빨리 실종 비행기의 모습이 나타나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한번 사고가 났다 하면 타고 있던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다 당하는 대량의 인명피해를 보이는 항공사고의 끔찍함에 은근한 전율이 온몸 위로 소름 돋게 한다.

게다가 외국으로 찾아가 배를 타야 하는 입장인 나 같은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이용하게 되는 항공기라는 데서 결코 남의 일 같지 않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고, 게다가 별다른 할 일 없이 방콕하고 있는 입장의 오늘의 나를 옭아매듯 달려드는 텔레비전은 계속 속보를 내고 있다.


브라질 해안에서 36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그 사고 난 항공기가 브라질 영공을 떠난 후 얼마나 더 달린 것인지 비행거리 지도를 머리 속에 그려보는 데 마침 대서양을 사이에 둔 남미와 유럽 쪽의 지도 모습과 비행경로가 그려진 지도가 텔레비전 화면에 뜬다.


브라질 말인 포르투갈어로 -일월의 강-이란 의미를 지닌 아름다운 도시 -RIO DE JANEIRO의 현지 시간 저녁 7시에 출발하여 11시간 정도 달려서 프랑스 파리 드골 공항에 도착해야 하는 그 항공기는 지금 어디쯤까지 가다가 그런 변을 당한 것일까?


공중에 제공하고 있는 시간에 제한을 받고 있는 비행기인 만큼 아무런 소식이나 연락이 끊긴 채 이렇게 시간이 지나게 되면 그건 곧 어디서 무엇을 찾으리오? 하는 최악의 경우를 만났다는 이야기이니 구조작전을 펴고 있는 사람들은 지금 분초를 다투며 단서를 찾아 바쁠 것이다.


잠깐 동안 탑승인원을 승조원이 15명으로 세 명이 늘어난 상황으로 고쳐 그만큼 늘어 난 숫자로 내 보내던 자막이 몇 번 그렇게 하더니 다시 세 명이 줄어든 원래의 228명으로 보내고 있다.

한 사람이라도 적은 게 좋은 항공기 사고에서 그나마 더 늘어나지 않은 사고 인원에 감사하고 싶은 마음 절로 든다.


어차피 사고가 난 것이니 어쩔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 안에 우리들 피붙이 같은 선원들, 특히 우리나라의 송출선원들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 계속 뇌리를 맴돌고 있다.


벌써 몇 시간째 같은 이야기로 뉴스를 전하고 있지만 덧붙여지는 소식은 극히 미미하다. 천둥번개를 맞아 전기 회로에 이상이 보고 되었다는 말도 나온다.


2년 전에도 이번처럼 브라질에 와서 교대하여 승선했었고, 10개월 후 연가 교대도 또 브라질에서 하게 되었을 때, 집으로 돌아가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내가 탔던 비행기가 바로 오늘 사고가 났다는 운항 스케줄과 같은 시간을 가진 비행기였다.


지루한 야간 비행 중 대부분의 시간을 비몽사몽 간을 헤매다니며 대서양을 건너 파리 드골 공항에 도착해서는 또 몇 시간을 다시 기다렸다가 인천행으로 환승하였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아마 이번 사고가 난 시간도 한밤중이라 승객들은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조차 미처 알아차리기도 전에 사고에 휩쓸려 죽음의 공포를 길게 느낄 사이도 없었을 거로 생각된다.


어쩌면 그리 되는 것이 똑같은 죽음의 길로 가야 하는 필연이라면 당사자들에게는 조금이나마 공포에 덜 휘둘리는 일이 아니었을까?라고 생각해보는 건 살아있는 사람의 제삼자적인 얄팍한 바람이겠고.... 죽음에 대한 막연한 공포라는 게 그런 유추도 해 보게 만드는 거겠지.......


지금 살아남아있는 가족들은 시시각각 전해지는 뉴스에 안달하며 바라고 기다리는 소식은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궁극적으론 이 뉴스가 잘못된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길 바라고 있을게 아닐까.


무슨 말을 더 하랴, 도와줄 일 하나 없어 미안함 뿐인 제삼자의 냉철한 생각이지만 우선 사고당한 사람들의 명복부터 빌어 보낸다. 항공기 사고는 거의가 전원 사망이란 통계를 가지고 있으니 그 숫자도 적잖은 슿픔이다.


<<어느새 며칠이 지나며 이 비행기를 타려던 승객에 대한 특별한 후기의 뉴스가 있어 덧붙인다.>>

당시 공항 도착 지각으로 비행기를 놓친 덕에 에어 프랑스 447편 추락사고를 극적으로 모면한 여성이 며칠 뒤 결국 교통사고로 숨졌다는 이야기이다. <이탈리아 ANSA 통신이 6월 11일 보도했다>.


조안나 간탈러라는 이름의 이 이탈리아 여성은 남편 쿠르트 간탈러 씨와 함께 브라질에서 휴일을 보낸 뒤 지난달 31일에 에어프랑스를 타고 파리로 떠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리우 데 자네이루 공항에 너무 늦게 도착한 간탈러 부부는 비행기를 놓쳤고, 이들을 남기고 이륙한 에어프랑스 447편은 곧 대서양에서 추락사고를 당했다. 비행기에 탑승했던 228명의 승객 및 승무원은 모두 사망했다.

간탈러 부부는 다음날 다른 비행 편을 구해 독일 뮌헨 공항에 도착했으며, 이어 남편의 고향인 오스트리아 남부 티롤 지방으로 향했다.

그러나 오스트리아의 쿠프슈타인 인근 도로를 운전하던 중 이들이 탄 승용차가 커브 길에서 트럭과 정면충돌했다.

조안나 간탈러 씨는 즉사했으며, 남편 간탈러 씨는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중태라고 현지 일간지 `알토 아디제'는 전했다.

<하느님께서는 꼭 필요한 사람은 이렇게라도 데려 가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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