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너무 일에 초조하거나 걱정 같은 것은 하지 말고 느긋하게 생활하도록 해라!
이번에 배를 타고 나오기 며칠 전, 오랜 이별을 아쉬워하며 만났던 친구가 헤어질 때 해준 덕담이었다.
뻔한 이야기를 한다고 속으로 받아들이면서도 이제 나이가 제법 들어서다 보니 모든 걸 그렇게 보는구나! 하는 생각을 떠 올리며,
-그래 알았어!
한 후 미소 지으며 작별했었다.
그 후 배에 승선한 후 나 스스로를 독려해야 하는 분위기가 생길 때마다 그 말은 떠 올려서 곱씹어 보는 말이 되었다.
요사이 몸의 컨디션이 좀 떨어지는 것 같고 입안 잇몸과 혀끝에 생긴 상처가 잘 아물지 않고 있어 틀니를 사용하는데도 많은 애로사항이 나오고 있다.
그러던 중 어쩌다 혀끝을 물어 상처가 났는데 평소 같으면 벌써 아물어서 별 탈이 없을 시간이 지나갔건만, 치료 연고를 계속해서 바르고 자면 아침이면 좀 나아진 것 같다가도 다시 식사를 하면 도지는 식이 계속되고 있다.
음식이 입안에 들어오면 제일 먼저 나서는 혀끝 부위인지라 따끔거리고 쓰린 감각 때문에 은근히 열을 받곤 한다.
몸 전체의 기백이 떨어지고 질병에 대한 면역 능력도 좀 떨어진 게 아닌가 자가 진단할 정도로 몸의 컨디션이 별로라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이제 배를 타러 나온 지가 겨우 석 달이 좀 지났는데 스스로 약속하고 나온 기간은 채우고 내려야 하지 않는가 하는 마음 가짐이 족쇄가 되어 옭매어 드는 느낌이 든다.
이게 모두 알게 모르게 나한테 닥친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어 발생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면서 그 자체가 또 다른 스트레스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듯싶어, 알면서도 당하는 것 같아 자신에게 약이 오르는 심정이다.
설사 나의 건강상태가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더 나쁜 상황일지라도 마음을 굳게 가지고 헤쳐나가면 모두 이겨 낼 수 있는 건데 오히려 지레 겁먹고 움츠려 든다면 아닌 병도 생겨서 커진다는 믿음을 나는 가지고 있다.
실제로 몸의 몇 군데에는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심각한 이상 증세 일 수도 있지만, 믿음만 가지고 그걸 이겨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우며 예정하고 있던 승선 기간까지는 버티어 내리라는 각오를 다지고 있는 형편이다.
그렇지만 혀끝에 생긴 작은 상처가 아물지 않고 자꾸 음식을 먹을 때마다 쓰라린 아픔을 주는 게 영 아버님의 말년을 편찮게 하셨던 병명까지 꺼내게 하며 기를 죽이려 한다.
배에서 약을 관리하고 있는 3 항사에게 입안의 상처를 치료할 약이 있느냐니까 오 XXX 연고를 이야기하는데 사실 냉장고에 있던 먼저 선장이 남기고 간 같은 연고를 사용하던 것을 생각하여 시큰둥하다가 그래도 내방의 것은 냉장고에 넣어 두어 오히려 약효를 나쁘게 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약장에 보관하고 있는 새 것 하나를 가져다 달라고 청했다.
이윽고 가져온 것을 보니 제대로 포장된 것으로 약발이 좋을 것 같다는 예감을 가지게 한다.
그렇게 바르고 잔 후 아침에 보니 아픔이 훨씬 나아진 것 같고 아침 식사 때도 나아진 것을 느끼겠다.
같은 약이라고 다 같은 것이 아니고 그 약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대하면 이렇게 나아지는 것일 까? 하는 마음을 품으며 내가 너무 지나치게 예민한 걱정에 빠져 있었음이라고 깨달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