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9시경.
아무리 하루 24시간 계속 긴장하며 생활해야 하는 배 안이라고 해도 좀은 편한 마음으로 쉬어 볼 생각을 하는 일요일이란 휴일의 조용한 아침이다.
살짝궁 울렁이게는 하지만 그래도 조용하기만 한 횡요의 너울이 바람이 없는 잔잔한 바다와 같이 어울려져 아주 기분 좋은 항해를 하는 중이다.
편한 마음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배달된 뉴스를 읽고 있는 중인데 갑자기 아무런 예고도 없이 불이 나가니 컴퓨터도 꺼지며 캄캄한 방안을 만든다. 즉시 시끄러운 각종 경보음이 아련하게 들려오기 시작한다.
배의 동력인 발전기가 이상을 일으켰는지 불이 나가며 켜 있던 모든 기기의 작동을 멈추게 하니 그들이 내는 경보 음만이 시끄럽게 울려 나오고 있는 이 일은 비상상황이다.
브리지로 급하게 올라가려는데 전화가 울린다. 3 항사가 현재 상태를 보고 하려고 걸은 전화이다.
-응 올라가려고 하던 중이야.
부리나케 브리지를 향해 어둠 속을 달려 위층으로 올라간다.
브리지 도어를 열고 들어서니 각종 계기들이 내는 경보 음으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지경이다.
일단 경보 음을 내는 기기의 패널에서 경보 음을 들었다는 표시로 BZ STOP BOTTON을 눌러주어 시끄러운 소리를 멈추게 해 주고, 아울러 옆에 있는 FLICKER STOP BOTTON도 같이 눌러준다.
그들은 소리뿐만이 아니라 경보등도 깜박이고 있었던 것이다.
주로 빨간색으로 깜박이면서 경보 소리와 동조하던 귀로 듣고 눈으로 보게 하던 경보장치의 시끄러운 소동은 그 외에도 SOUND OFF BUTTON과 ALARM ACKN BUTTON이라 표시된 것들도 또 같이 눌러 주어서야 끝이 났다.
<브리지 내부. 실항사가 서 있는 뒤쪽 작은 스위치들이 보이는 곳에 각종 경보 관련 버튼이 있음 >
통상적으로 발전기가 꺼지면 비상 발전기가 자동으로 돌아서 항해나 통신 기기 등의 기본적인 계기가 작동을 유지하게 하는 데 이번 발전기의 BLACK OUT에는 금세 전원이 들어온 것을 보니 비상 발전기 이전에 본 발전기가 그대로 돌아 준 것으로 짐작이 된다.
보통 배에는 세대의 발전기가 있어 하나씩 쓰고 있지만 하역 작업이라든가 전기를 많이 사용해야 할 경우에는 두 대를 돌려서 병열로 사용에 임하고 있다.
오늘 갑작스러운 BLACK OUT의 주인공이 된 3호 발전기는 며칠 전 OVERHAUL 정비를 해서 순조롭게 작동 중이었는데 느닷없이 거버너의 작동에 이상이 생겨 그냥 서버렸는데 항상 준비 상태에 있든 옆의 발전기가 그대로 동작을 시작하여 별 차질이 없이 운항은 계속하게 되었다.
단지 모든 계기의 스위치를 OFF상태로 했던 것과 같은 상황이라 꺼졌다고 경보 음을 내게 하였고 이들을 다시 ON 시켜 주면서 오늘의 비상 상황은 끝이 났다.
-선장님 죄송합니다. 3호 발전기의 GOVERNOR가 작동을 안 해 BLACK OUT되었었습니다.
-아니 괜찮습니다. 우리 브리지에서도 각종 계기의 경보음을 확인하며 체크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어요
모든 상황이 끝나고 난 후 기관장으로부터 상황 발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갑판부에서도 각종 항해와 통신 장비에 대한 자동 체크를 하는 훈련을 한 기분을 느꼈기에 오히려 편하게 격려해주는 기분으로 말을 받아 줄 수 있었다. 일종의 전화위복의 일이 되어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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