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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레시피 Mar 24. 2017

쏘나타 뉴 라이즈는 비상할 수 있을까?

 테일 네임에 담긴 현대차의 간절한 바람


1. 바뀌고 있는 중형차 시장의 키워드

 모두 잘 아시다시피 2016년은 중형차 시장에서 지각 변동이 일어난 한 해였습니다. SM6와 말리부의 등장은 쏘나타와 K5 양강 체제를 무너뜨리는데 성공했고 이를 넘어서 1위인 쏘나타의 아성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쏘나타와 K5 사이를 비집고 들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①높은 완성도의 스포티한 디자인 ②현대차에 대한 반감 두 가지 감성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는 고가의 제품인 만큼 감성적인 요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며, 결국 문제는 FACT가 아닌 감성입니다.

 자동차 시장에서 KBF(Key Buying Factor) 1 순위는 누가 뭐라고 해도 "디자인"입니다. SM6의 성공을 통해서 관찰할 수 있는 재밌는 사실 중 하나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중형차에서도 점점 더 "스포티"한 느낌을 선호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사실 기존의 중형차는 모든 면에서 빠지는 것이 없는 무난함을 큰 덕목으로 삼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인식에 변화를 준 것이 바로 1세대 K5(TF)와 YF 쏘나타였습니다. 


 현대차,기아차가 전 세대의 공격적인 디자인과 달리 쏘나타(LF)와 K5(JF)에서는 방향을 틀어 다소 정제된 디자인 언어로 회귀했다면, SM6와 말리부는 보다 공격적인 디자인 언어로 승부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공격적인 디자인에 젊은 소비자층이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주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쏘나타의 고전에는 현대차에 대한 반감 역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현대차에 대한 반감의 실체적인 원인은 복합적인고 뿌리 깊은 문제로 원인에 대해서 한두 가지로 명확하게 정의하기는 힘들지만 분명한 건 젊은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서 현대차에 대한 거부감과 대안에 대한 갈망이 자리 잡았다는 것입니다. 현대차를 사는 것 자체가 뭔가 재미없는 소비자 경험이 돼버린 것입니다. 때문에 현대차가 아닌 다른 차량이 우선 고려 대상으로 비집고 들어가기가 수월해졌고, 이 틈을 르노삼성과 쉐보레는 상품성 높은 신차로 공략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혹자는 MDPS 타입을 언급하며 쏘나타와 SM6/말리부의 상품성 차이를 언급할 수도 있지만 사실 MDPS 문제 역시 실제 상품성 차이를 체감하는 문제라기보다는 다른 나라에는 R 타입이 들어가는데 우리나라에는 왜 C 타입을 넣어주냐는 차별에 대한 분노, 즉 감성적인 요소가 더 크며 오히려 SM6도 토션빔, 말리부도 에어백이라는 열세 포인트가 있습니다. 
 결국 현재 중형차의 메인 4개 차종들의 상품성을 비교해보면 몇 가지 포인트를 제외한 전반적인 상품성 차이는 크지 않고 중형차 시장 4개 차종들 모두 기대 수준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2. 반격 타이밍과 디자인 방향은 긍정적

  쏘나타 F/L의 반격 타이밍은 적절합니다. 공격적인 디자인의 단점은 금방 지루해지거나 피곤해질 수 있다는 것으로 SM6 디자인에 대한 열광은 정점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현대차에 대한 반감을 가지게 되는 요소 중 하나인 구매 후 불만, 결함 역시 다른 자동차 회사에서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어드벤티지가 조금씩 사라지는 시점입니다. 실제로 SM6는 최근 리콜 이슈가 있습니다. 즉 지금은 상대방 세력의 정점이 지나가고 약해지는 시점으로 공세를 취하기에는 적합한 시점입니다.

 디자인 방향 역시도 F/L이라 자유도가 제한됨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정제된 디자인에서 "스포티", "다이나믹"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환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전 대비 커진 라디에이터 그릴과 공격적인 디자인의 헤드램프, 후면 리어 콤비램프는 이러한 의도가 명확하게 읽힙니다.

 LF 쏘나타의 후속 역시도 더욱더 공격적인 디자인 방향이 예상됩니다. 덕분에 같은 계열사인 기아의 K5는 더욱 입지가 좁아졌습니다. 모두가 스포티함으로 다가가면서 K5 1세대가 가지고 있던 스포티한 이미지는 더욱더 약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3.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쏘나타가 극적으로 상황으로 반전해내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초반에는 기존 재고의 할인 판매와 신차 효과로 인해 분위기를 정비할 수는 있겠으나 흐름 자체를 바꿀 정도는 되기 힘들어 보입니다.

 쏘나타 뉴 라이즈는 최대한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방향을 전환해냈으나, 현대차 패밀리룩의 익숙함 덕분에 디자인의 신선도가 떨어지며 고급감 측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또한 터보 모델의 차별화 때문에 오히려 일반 모델은 다소 공격적인 느낌이 떨어집니다. 

 상품성 역시 터보 모델에 차별적 요소 적용(변속기 등) 기존의 문법을 충실히 따른 모습입니다. 하지만 어차피 가솔린 2.0이 자리잡고 있는 이상 터보 모델의 판매량 확대는 쉽지 않습니다. 차라리 기존 주력 모델을 살리는 방향으로 가솔린 2.0등 메인 엔진 라인업에 더 공격적인 디자인 요소를 채택했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또한 현대자동차에 대한 반감을 해소하기 위한 별도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보이지는 않으므로 탄력을 받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소비자들에게 쏘나타를 살 이유를 감성적으로 터치하는 행보가 없이는 예전 압도적 1위의 영광은 기대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현대차의 가장 큰 단점은 압도적인 1등을 오래 유지하면서 소비자와의 거리가 멀어진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모든 비즈니스는 결국 소비자에게 집중하고 소비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하지만 어느샌가부터 현대차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소비자의 니즈를 먼저 생각하고 연구하기보다는 원가절감, 이익 극대화 등 본인의 문제들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문제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서 제시하는 답은 전혀 달라지게 됩니다. 이번에도 현대차는 쏘나타 판매가 잘 안된다는 자신들의 문제점에 집중해서 답을 내고 있는 게 아닐까요? 신형 쏘나타의 이름은 "뉴 라이즈"입니다. 말 그대로 판매를 회복하기 위한 바람이 담겨 있는 이름입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왜 쏘나타를 선택해야 하는지, 중형차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목말라 있는 점을 쏘나타 F/L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지를 직관적으로 느끼게 하기에는 거리가 있는 네이밍입니다. 현대차가 정말로 "뉴 라이즈"하기를 원한다면 소비자 측면에서 접근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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