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선물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했는데 이를 나눠보고 싶어서 기존 순번의 주제를 삭제하고 작성한다.
사연 1.
고마움의 표시로 선물을 자주 주곤 한다.
우리 집의 경우 아주 작아도 선물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편이다. (양말 많이 줌)
명절이 되면 우리 아버지는 과일을 잔뜩 사서 친척 집에 다니시면서 돌리고 거래처에도 주시곤 한다.
그러다보니 동생도 그렇게 하는 것 같다.
나의 경우 사무일을 하다보니 기프티콘으로 많이 주곤 한다.
주로 같이 일하다가 고마운 일이 생기거나 격려차원에서 주거나 하는 것들이다.
2010년 대 후반에 다녔던 회사에 일을 잘하는
나보다는 3살 정도 어리지만 직급은 높은 부팀장이 있었다.
(현재는 형 동생 하고 있음)
일을 하다보면 도움도 많이 받아서 종종 커피기프티콘을
보내곤 했는데 어느 날 거절해서 환불처리가 되었다.
당혹스러운 나머지 자리로 가서 이유를 물으니
퇴근 길에 설명해준다고 해서 알겠다고 했다.
하루종일 불편함을 가지고 있다 퇴근 길에 들은 이야기는
너무 많이 받기도 했고 갚아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부담이 매우 컸다고 한다.
이 친구에게 경조금 관리에 대해서도 들었다. 엑셀로 관리하고 있었다.
그동안 나는 경조금에 대해서 내 마음을 표현한다고 생각했지
나중에 이를 다시 되돌려 받을 수 있다거나 이런 생각을 전혀 해본 적이 없었다.
(누구에게 얼마 줬는지 이런거 기억 1도 없음)
후에 다른 분들과도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런 일들로 서로 섭섭해하고 싸우기도 하고 한다고...
내가 적어도 30만원을 냈으면 나중에 30만원을 되돌려 받아야 한다는 그런 이야기들을 들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이걸 보고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당시 나로서는 너무 충격을 받았다.
축하하는 마음이나 위로하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고
사람이 살다보면 어떤 시기에는 풍요롭고
어떤 시기에는 부족할 수 있는데
당시 그 상황의 일로 판단하는 경우들이 있다니 마음이 많이 불편했다.
그리고 최근 우리 부모님은 동생 결혼식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섭섭함을 느꼈다고 한다.
나도 그럴라나 싶기도 한데...얼마 줬는지 기억을 못한다는 것이 함정이다!
사연 2.
나는 구청에서도 일해보았고 교육청에서도 일해보았다.
교육청에서 일하던 당시 멘토격의 남자 주사님이
생일이라 기프티콘을 드리고 축하드린다고 했다.
당연히 거절 당했다.
여기는 이런거 하는 분위기가 아니라면서 말이다.
공직사회이다보니 그런가보다 했는데 한편으로는 좀 쓰렸다.
그냥 내가 이 조직에 아직 속하지 못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부모님이 장학관님 드리라고 직접 딴 꿀을 주셨는데
이를 받은 장학관님은 다 같이 커피 마시는 곳에
이를 두고 나누어 먹게끔 했다.
멜랑꼴리한 기분이었다.
사연 3.
이런 일들이 반복되다보니 모든게 조심스러웠다.
원래 고마움을 잘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살아왔고
말로만 고마워하면 안된다고 배웠기에 뭔가 고마움을 표현해야할 때는 딜레마에 빠졌다.
그러다가 현재 일하는 직장에서도 뭔가 고마움을 표현할 일이 있는데도 고민하고 그랬었다.
내가 받은 것이 없는데 줘도 되는건가?
라는 계산적인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순수했던 시절이 끝난 것이다.
그러다 문득 최근 생일이신 분이 보였다.
나 나름 무언가를 드리고 싶었고 나름 고민에 고민을 해서 골라 드렸다.
매우 좋아라 하셨다.
이 글을 쓰면서 카카오톡으로 선물을 뭘 했는지 봤는데
같이 일하시는 분보다는 학생들에게 무언가를 많이 준 기록이 보였다.
(대체 스벅에 얼마를 쓴 것인가)
최근 퇴사하신 분께서 직원들의 필요에 맞게
직접 하나하나 다 골라서 선물을 하시고 간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나의 수면과 스트레스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며
이를 위한 선물을 자주 주셨던 감사한 분이다. 아주 잘 쓰고 있음.)
조만간 나도 선물을 해드릴 때가 올 것 같은데
많은 고민이 된다. 뭐가 좋을지, 다 똑같이 해야하는 건지?!
마지막.
최근 동생이 신혼여행에 갔다 왔다. 줄 것이 있다고 해서 가서 받았는데
무려 24만원짜리 한정판 술이었다. 웃으면서 고맙다고 했는데
실은 난 술을 안 마신다.
집에 동생이 준 술 2병과 원소주를 예쁘게 정리해서 세워두었다.
저게 몇 년산이라고 했더라...? 암튼 30년 더 묵혀서 동생과 먹어야겠다.
선물은 가급적 필요한 것을 물어보고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대부분 상품권과 기프티콘으로 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게 또 성의가 없어보이나 하는 고민이 많은 시기이다.
원래 다이어리를 안 쓰는데 최근 선물 받았다.
나름 선물을 받았으니 열심히 쓰자며 조금씩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덕분에 기록하는 습관이 생김)
어찌 보면 별거 아닌데 생각할 것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곧 명절이라 부모님과 예비 장인어르신들 선물을 뭘할지 고민하다가
영양제를 잔뜩 샀다. 한...50만원 정도? 받고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
선물을 한다는 것은 참 많은 고민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 와중에 뜬금없이
선물 고민을 덜어주는 서비스가 있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직업병인가보다.
명절이라 이것저것 선물을 많이 사실텐데
받는 사람도 주는 사람도 모두 행복한
햅삐한 명절이 되었으면 좋겠다.
결론은 뭐냐면
선물이라는 것은 마음을 나누는 행위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
그러니 상대방의 고마움을 잘 알고 받아주고 표현해야 한다는 것...?
예비 와이프님께서 생일선물 뭐 받고 싶냐고 물어보는데 고민 좀 해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