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오글'이라고 변해버린 '감성'

그리고 절제된 표현력의 중요성

by care

인생을 살면서 제일 후회가 되는 일 중에 하나는

일기를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게 후회가 된다는 것을 알지만

여전히 일기 쓰기는 너무나도 싫다.


나름 그 이유를 분석한 결과는

'내 속내를 다 적고 싶지 않다. 누가 보면 어쩌지?'

'과연 내가 솔직한 내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

'나의 감정을 누군가가 보면 어쩌지?' 라는 이유였다.


고등학교 때부터 이러저러한 글을 썼다.

나름 감성적으로 글을 잘 썼다고 생각한다.

주변에서도 글 잘 쓴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친구가 운영하는 커뮤니티에 썼던 글이 사라졌을 때

몇몇 친구들이 아쉬워했다.


그랬던 내가 글을 안 쓰게 된 시점이 바로

감성이라고 하는 영역이 오글거림의 영역으로 바뀐 후부터다.


오글거린다는 내용을 찾아보게 되면 웹툰의 내용 중 한 문장을 볼 수 있다.

"낭만은 오글이 되었고,

감성은 중2병이 되었으며,

여유는 잉여가 되었다.

열정이란 말은 촌스럽지 않던 그 시절이 그립다."

- 웹툰 헬퍼에서 발췌 -


당시 시대적인 문제도 있긴 하지만 그 당시의 '오글거린다.'는 키워드는

문학에 굉장한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싶다.


여튼 그렇게 나도 글을 줄여나갔다.

나름 블로그에 일부 쓰기도 하고

메모장에 쓰기도 하고 했지만

잘 보여주지 않게 되었다.


최근 애착과 관련된 글을 쓰려고 이전 블로그를 뒤지다보니

그 흔적이 남아있는 것을 보고 읽어보았다.


작가를 꿈꾼다면 나름

감성적인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서 작성했던 글들이다.

글에는 그 당시의 감정들이 묻어있었다.


최근 글을 쓰면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업계획서랑 보고서를 오래 써서 그런건지

글이 딱딱하다고 느끼고 있다.

감성적인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하고 있다.


이런 부분을 이야기 하니 많은 분들이

그냥 내 글이 좋다고 해주셔서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담백하고 잘 읽힌다고..


최근 퇴사 후 짐정리를 하다가 내가 가보로 삼고자 하는

우리 부모님의 연애할 당시 교환일기를 보게 되었다.

아버지의 감성적인 글을 보며 뭉클했다.

표현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블로그를 보다보니 아버지가 어머니께 보냈던 문자를 캡쳐한 내용이 있었다.


이 글을 쓰면서 오글거림에 대한 자료들을 찾다가

'감성의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오글이 되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눈물 쏙 빼는 드라마들도 나오고 있는데

오글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던 시기를 생각해보니

치사량의 감성이 담겨있던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결국 '오글'과 '감성'의 차이는 절제된 표현력이 아닌가 싶다.


다시 블로그의 글들을 읽어보니

그 때의 나는 '오글'이 맞았던 것 같다.

이젠 좀 무뎌졌으니 감성 담긴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많이 써보려고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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