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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육아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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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a Nov 26. 2020

101일_여전히 누구 엄마보다 내 이름으로 불리고 싶은

나.

처음으로 원고료를 받고 글을 쓰게 되었고, 2번 진행 후 추가로 6개월 계약을 했다.

임신 중 임신 에세이를 쓴 것이 기회가 되어 좋은 기회를 얻었다.

출산하고도 아기가 낮잠을 자는 시간 틈틈이, 밤엔 아기를 재운 뒤 베이비캠을 켜놓고서, 주말엔 남편에게 아기를 맡기고 아기가 울든 말든 글을 썼다.

그렇게 해야 숨 쉴 수 있었다.


내 이름 석 자가 적힌 글이 올라가니, 아기 엄마가 아닌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 같아 행복했다.

지난주 금요일에 글을 의뢰받았는데 주말엔 백일잔치로 글을 쓰지 못하다가, 어제 아기를 씻긴 뒤 집안일을 제쳐놓고 글을 써서 완성한 뒤 겨우 원고를 넘겼다. 시간이 많을 땐 쓰이지 않던 글이, 오히려 시간이 부족하여지자 갈증을 해소하듯 정말 잘 써진다. 두시간만에 글을 완성하고 퇴고까지 한 뒤 원고를 보냈다. 나도 이런 에너지가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다.

남편은 힘들지? 라고 했지만 나는 노트북을 두드리는 그 순간이 너무 행복해서 아니? 하나도 안 힘들고 행복해, 라고 답했다.


아기를 사랑하지만, 그래도 항상 나를 가장 먼저 사랑하고 아끼며 살고 싶다. 아기 엄마만으로 말고 나로 먼저 살고 싶다.


블로그나 인스타 체험단을 하는 것도 물건이 탐나기보다는, 그렇게 체험단을 하고 나면 내가 인정받는 것 같고, 사회에 쓰임이 있는 사람 같은 뿌듯함을 얻는 게 좋아서다. 체험단을 할 때는 아기 엄마가 아닌, 내 이름 석 자가 쓰이니깐.


담당자님에게 '작가님, 안녕하세요?'라고 적힌 메일을 받을 때마다 가슴이 뛴다.


아, 또 원고 쓰고 싶다! 얼른 다음 글 의뢰가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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