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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a Mar 17. 2021

맞벌이는 원할 때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는 줄 알았다

직장인은 임신도 어린이집 입소 기간을 계산하여 해야 되는구나

 휴직 기간이 1/2을 넘어섰을 무렵, 다가오는 복직날짜에 점점 마음이 심란해졌다. 아이는 여전히 어렸고, 회사에 다니는 것과 퇴사하는 것 사이에서 계속 손익계산을 했다. 어느 날은 출근하고 싶다가도, 어느 날은 아이와 계속 함께이고 싶었다.


 가끔 마음이 무너지는 순간이 있었다. 가장 큰 사건은 어린이집 입소 문제였다. 집 앞 국공립 어린이집이 오픈하며 10월부터 입소가 가능했으나 나의 복직일은 2월이었다. 나는 1월부터 어린이집에 보내고 싶었다. 어린이집에서는 10월이 아니면 3월 새 학기에 입소 가능하다고 했다. 그제야 휴직 기간이 짧은 직장인은 임신도 어린이집 입소 기간을 계산하여 해야 되는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다. 10월에 아이는 60일이었고, 나는 입소를 포기하고 11월로 대기를 걸었다. 어린이집 빈자리는 나지 않았다.

 "어머님, 3월 신학기 입소하시겠어요?"

 11월에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왔다. 나는 그렇겠다고 했다.

 "혹시 1월이나 2월에 자리는 안 나겠죠?"

 "네, 지금으로선 가능성이 없을 것 같아요."


 5살이 되어 어린이집을 졸업한 지인의 아이는, 근처 유치원에 모두 떨어졌다고 했다.

 "맞벌이 부부면 유치원에 무조건 보낼 수 있는 줄 알았어요."

 "아무 상관 없이 추첨이더라."

 지인과 한참 막막함을 이야기했다.


 12월이 되어도 어린이집에서는 연락이 없었다.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했다. 복직은 2월 1일, 어린이집 입소는 3월. 한 달이 끝이 아니라 입소 후 길게는 2주간의 적응 기간도 필요했다.

1. 퇴사

2. 양가 부모님 댁에 반씩 맡기기

3. 부모님댁 중 한 곳에 한 달 맡기기

4. 양가 어머니 중 한 분을 집으로 모시기

5. 베이비시터 구하기


 모든 선택지가 불만족스러웠다. 저출산이라면서 어린이집 보내기는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맞벌이 부부는 원할 때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A도시로 이사하면 어떨 것 같아?


 남편의 말에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좋아.


 A도시는 내가 나고 자란 곳.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직장까지 다닌 나의 고향. A도시라는 말만 들어도 마음이 뭉건해지고 그립다는 말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곳. 나의 모든 추억과 친구들이 있는 곳이었다.


 남편의 부서이동으로 A도시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하지만 도시를 옮기는 건 너무 어려운 문제였다. 집과 나의 회사가 가장 큰 문제였다. 아이의 교육 문제, 누릴 수 있는 문화 인프라 차이, 경제문제, 나의 외로움, ... 많은 고려가 있었다. 우리는 긴 고민 끝에 다시 A도시로 가기로 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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