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이 되면 학원 가방을 챙겨 들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 일상이었다. 오전과 마찬가지로 오후에도 역시 취미로 삼아 배울만한 것들을 뒤적뒤적 찾아내어 평일 못지않게 스스로를 바쁘게 했다.
처음에 적응기가 지나고 난 이후에 해외생활은, 특히 좁은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너무 심심한 동네였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은 새벽부터 영어학원도 다니고 열심히 산다던데, 이곳에서는 그런 자극을 느낄 만큼 학원을 다닌다는 주변 사람들은 보기 드물었다. 조깅을 한다던지 운동을 한다는 동료들도 있었지만, 당시의 나는 운동보다는 뭔가 책상에서 공부하는 자기 계발이 더 하고 싶었다. 부지런히 뭔가를 배우지 않으면 지루하기도 했고, 그냥 멍하니 시간이 보내버리는 것이 불안했고 아까웠기 때문이었다.
결혼 이후 엄마가 된 이후에 주말도 역시 바쁘다.
그것도 그때보다 훨씬 더 바쁜 듯하다.
이제는 나의 학원이 아닌, 아이의 수업을 위해서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인다. 오늘 아침 비가 많이 오는 중에도 수업이 늦을까 봐 일찌감치 출발해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다가 예전에 다니던 학원 근처를 지나쳤다. 그때부터 중단하지 않고 꾸준히 배웠다면 난 지금쯤 중국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스쳐갔다. 엄마가 된 이후에도 나름 열심히 자기 계발을 게을리하지 않았지만, 우선순위를 두자면 역시 아이가 이제는 훨씬 중요해진 듯하다.
평일에 회사일 때문에 신경을 많이 못쓰는 미안함에 주말에라도 엄마로서 아이와 최대한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하는데, 이제는 아이가 크면서 이런저런 수업을 보내게 된다. 아이가 배워야 할 것이 있다면 주말에 시간을 활용할 수밖에...
그렇다고 싱글이던 시절에 비해 스스로에 대한 투자에 대한 욕심이 없어졌느냐고 묻는다면, 전혀 아니다. 성장하고 싶은 욕구는 항상 있지만 방법이 조금 달라진 듯하다. 이제는 비용을 들여 학원을 다니는 것이 아니라, 나 혼자만의 미타임을, 다시 말해 시간이 더욱 중요해졌다.
아이들이 잠든, 혹은 잠에서 아직 깨지 않은 늦은 밤이나 이른 새벽의 시간은 오롯이 나를 위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으로 채워보려고 한다. 아니면 이렇게 아이의 수업이 끝날때까지 대기하는 틈새시간을 이용해서 글을 쓴다던지 최대한 시간활용을 해야겠다. 요즘 들어 좀 게을러지는 것 같지만, 이번 달부터는 그래도 조금 더 열심히 글을 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