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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리어 아티스트 Aug 22. 2021

책상머리공부 말고 진짜 세상 공부

투자 공부의세계

이젠 책상머리 공부는 그만하고
진짜 세상 공부를 해보는 게 어때?


MBA 졸업 후 또 뭔가를 배워야 하지 않을까 근질근질하던 차에 선배가 나에게 했던 말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 주변에서 한창 붐이던 부동산이나 주식 같은 투자에 대한 공부를 본격적으로 직접 투자해가면서 배우라는 조언이었다.


 금융계에서 있으면서 개인적인 투자 관련해서는 굉장히 보수적인 편이다. 예전에 가입했던 펀드 반토막이 났던 경험이 있었고, 그때 펀드를 해지하던 당시, 앞으로 절대 원금 손실되는 상품은 가입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투자의 조건으로 말하는 고위험 고수익이 사기처럼 느껴졌다. 타지에서 쓰고 싶은 것들을 아껴가면서, 고생하면서 번 돈이 한순간에 허공으로 날아가는 기분이란, 이러려고 그렇게 열심히 아껴왔었나 허탈한 느낌이었다. 그 경험이 너무 쓰렸기에, 그 뒤에 펀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자산운용사에서 근무하던 시절 펀드 운용이 만만치 않고, 시장수익률 따라가기에도 벅차다는 걸 느꼈다. 주식을 하자니 규정상 회사 컴플라이언스에 신고를 하고 매년 보고를 해야 했는데, 절차가 귀찮아서 그냥 아예 시작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예전 회사에서 함께 일하던 싱가포리언 후배 중에 주식의 달인이 있었다. 숨은 고수의 느낌이랄까 주식계좌부터 재테크에 관련해서는 모르는 게 없었고, 직접 투자하는 주식들의 배당금으로 용돈을 쓴다는 친구였다. 점심식사는 5불을 절대 넘기지 않았고, 쿠폰이란 쿠폰, 프로모션 정보는 모두 꿰뚫고 있었다. 그 친구는 점심식사 후 절대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 사무실 탕비실에 있는 공짜 커피를 두고 왜 생돈을 쓰냐는 것이었다. 그는 우리에게 스타벅스 갈 돈이 있으면 그 돈으로 차라리 스벅 주식을 사라는 명언을 남겼다. 어느날 아침에 스타벅스 종이컵을 들고 있길래 왠일이냐고 물어보니 그는 태연스럽게 "오늘 1-1 할인이 있었는데 다른 선배가 사줘서 얻어먹었어" 라고 대답했다. 


그는 회사일로서 승진하기보다는 주식으로 하루빨리 은퇴하고자 하는 FIRE족을 꿈꾸고 있었다. 그는 우리회사에 오기전에 싱가포르의 한 은행에서 프라이빗 뱅커 일을 한 경력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회사에서는 매우 단순한 데이터 입력하는 어시스턴트 업무를 담당했고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우리는 그의 투자재능이 아깝다고, 다시 프라이빗 뱅커로서의 진로가 어떠냐고 추천했지만 그는 우리에게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남의 돈 운용하는 압박감은 부담스러워,
나는 그냥 내 돈으로 마음 편하게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할래.


투자란 남이 운용해주는 걸 바라는 것보단 직접 공부하면서 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저금리 시대에 더 이상 저축이나 예금보다는 투자라는 상품을 모색해야 하는 건 맞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도 이제 예전 흑역사(?)를 극복하고 이제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투자를 시작해야 할 텐데 말이다. 수수료 벌이의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고 나 스스로의 주관으로 결정할 수 있으려면 그만큼 많이 보고 읽고 배워야 한다. 투자 시에 나오는 약관에 나오듯, 투자손실로 인한 책임은 금융사에서 지지 않고, 오로지 투자자 본인에게 있기 때문이다.


우연히 다큐멘터리에서 밀레니얼의 아파트 투자 이야기를 보았다. 한국은 집값이 너무 넘사벽으로 올라버려서 벼락 거지라는 말이 유행이라고 한다. 승진한 사람보다는 만년 대리라고 하더라도 재테크를 잘해서 몇억씩 올리는 사람이 주변에서 능력자라는 말을 듣는다고. 부동산 책, 유튜브를 구독하고, 부지런히 임장 다니고 투자하면서 실질적인 자산의 가치를 올리는 것이 더 남는 세상이라고 한다. 그런데 아직도 나는 부동산이나 주식보다는 주도적으로 내 능력에 투자해서 몸값을 올리는 것에 더 익숙하다. 부동산이나 주식은 시장이라는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요소에 의해 좌지우지되지만 적어도 내 지식을 위한 공부나 자기 계발은 확실한 성취감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복리의 마법 때문에라도 재테크는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시작하는 게 좋다고 하니 이제는 나이가 어린것도 아니지만 언제까지나 미룰 수는 없을 것 같다. 큰 자본이 필요부동산은 역시 부담이 커서 넘사벽의 개념처럼 느껴지고 결국 남은 건 주식, 채권인데 (코인은 아직 와닿지 않고) 이제는 조금씩이라도 시도해야 할 것 같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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