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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리어 아티스트 Jun 07. 2020

싱가포르의 강남이라고 소개된 곳

한국직장인의 싱가포르 부동산 구매기사를 보며


@martin modern


요즘 한국의 젊은 30-40대 초반의 사람들이 싱가포르의 부동산을 구매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기사에 따르면 1위 구매자인 중국인, 공동 2위로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인 그 뒤를 이어 한국인이 부동산 구매 3위 티어라고 한다. 주로 싱가포르에서 일한 지 최소 4년 이상, 절반 이상이 영주권자이고, 회사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고 있는 젊은 층의 한국인 구매자가 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싱가포르에서 고액 연봉을 받는 슈퍼 직장인들이 많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부동산 구매까지 많이 하고 있다니 놀라웠다. 


기사에서 소개된 로버슨 키는 싱가포르 강변을 끼고 주위에 브런치 식당, 바 같은 곳이 모여있는 주로 백인 expat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다. 강가를 따라 아침에는 개를 데리고 산책이나 조깅을 하거나 유모차를 끌고 유유히 지나가는 백인 분들이 많아서 싱가포르가 아니라 마치 유럽 같다는 느낌이 드는 곳이다. 아, 일본 사람들도 상당히 많이 있는 것 같다. 예전에 싱글이었을 때 가끔 친구들이랑 브런치 하러 가던 곳인데, 위치가 지하철역이랑 멀어서 애매해서 주로 택시를 이용해야 했었다. 


근데 부동산 구매를 하기에 적합한 지역일까 생각해보니, 싱글 expat 직장인들은 오피스들이 모여있는 시내나, 쇼핑몰들이 모여있는 오차드와 가까워서 라이프 스타일을 최우선으로 한다면 인기일 수도 있겠다고 느꼈다. 하지만 가족이 있는 나의 입장에서는 솔직히 그다지 크게 매력적이진 않다. 차가 있으면 모를까, 뚜벅이 직장인인 나는 대중교통과의 접근성, 다시 말해 역세권인지 여부가 굉장히 중요한데, 로버슨 키는 지하철이 멀어서 애매하기 때문이다. 버스로 다니면 된다곤 하지만, 길이 막히는 날에는 지하철처럼 시간이 일정하게 오지 않는 버스는 불안하다.


싱가포르의 부동산 가격은 학군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예전에 싱글이었을 때는 몰랐지만 아이를 낳고 보니, 로컬들은 선호하는 곳은 거의 학군이 좋은 지역이었다. 좋은 학교들이 모여있는 부킷 티마 지역의 부동산들이 비싼 건 다 이유가 있는 것이었다. 명문학교를 입학할 때 여러 기준이 있는데 1순위는 부모가 학교 동문일 경우, 그리고 2순위, 3순위 등등으로 이어지는데, 집의 위치가 좋은 학교 근처에 있을수록 유리하다고 들었다. 예전에 명문학교 근처 집값을 슬쩍 알아본 적이 있었는데 아무리 낡고 연식이 오래된 콘도라도 위치 프리미엄으로 인해, 가격이 엄청 비쌌던 기억이 있다. 아직 큰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 전이라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구체적으로 알아가게 될 듯하다.


아무튼 커리어에서도 승승장구하고, 부동산 투자도 과감하게 하는 똑똑한 사람들이 한국인들이 많아져서 이렇게 신문기사에도 다뤄질 정도라니, 세상에는 정말 능력 있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나는 싱가포르에서 직장인 4년차였을 때 뭘 했나 생각해보니 부동산 투자는커녕 방 한 칸 빌려서 생활하며 주인집 아주머니의 눈칫밥을 먹기 바빠 셋방살이의 설움에서 언젠간 벗어나리라 다짐하곤 했었다. 좁은 방 한 칸을 빌려서 화장실을 옆방 중국인 룸메이트와 공용으로 사용하면서, 아침 출근시간마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나올 생각을 안하는 그 룸메 때문에 마음 고생을 겪으며 다음에는 화장실이 딸린 마스터룸에 가면 소원이 없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그에 비해 부동산 구매까지 하는 요즘 세대 한국 직장인들은 정말 능력이 뛰어난 듯 하다.


https://www.edgeprop.sg/property-news/martin-modern-%E2%80%98gangnam%E2%80%99-robertson-qu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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