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근무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이지만 시차 때문에 나는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일한다. 그래서 나의 하루는 아침 6시에 시작한다. 기상 후 준비를 마치고 7시에 출근(완전 재택근무 이긴 하지만 말이다) 한다. 컴퓨터를 켜자마자 하는 일은 그 날의 미팅 일정을 빠르게 확인 하는 일이다. 미팅 일정 확인을 마친 후에는 이메일 확인을 한다. 급한 요청 사항은 없는지 빠르게 훑어 본 다음 덜 중요한 이메일을 확인한다. 급한 요청 사항이 있는 경우에는 바로 처리한다. 예를 들면 웹사이트 서버가 다운이 됐다거나 새로운 직원의 웹사이트 접속 권한 부여 요청 등이 있다.
어떤 날에는 하루 종일 미팅이 연달아 있고, 어떤 때에는 미팅이 하나도 없는 날도 있다. 미팅이 많은 날에는 코딩이나 레포트 작성 등 프로젝트 관련 업무는 거의 하지 못하고, 미팅이 없는 날에는 내가 맡고 있는 프로젝트 코딩에 집중을 한다. 그래서 미팅 스케줄링과 업무의 밸런스를 잘 맞춰야 한다. 참, 재택근무에서의 미팅 형태가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서 설명을 드리자면, 우리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 팀즈라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 한국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한국에서 직장 생활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재택근무 시 미팅이 있으면 카메라를 무조건 켜야 한다고 들었는데 여기는 그렇지 않다. 카메라를 키는 것을 강요하는 건 사생활 침해로 생각하기 때문에 킬지 말지는 본인 선택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렇다 보니, 우리 팀에서는 미팅을 할 때 아무도 카메라를 키지 않는다. 모든 팀이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내가 지금까지 협업한 팀들 모두 다 카메라를 거의 켜지 않았다. 가끔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 아쉬울 때가 있기는 하지만, 화장을 하지 않아도 되고 편안한 옷차림으로 일할 수 있는 것이 좋은 것은 사실이다.
자, 이제 오전 업무를 마치고 나면 점심을 먹는다. 우리 팀은 점심시간이 자유롭다. 미팅이 없는 시간을 제외하고 본인이 먹고 싶을 때 먹는다. 하지만 회사 전체적으로 오후 12시 - 1시 사이에는 미팅을 잡지 않는 암묵적인 룰이 있어서 보통 이 시간에 점심시간을 갖는다. 그래서 나는 점심시간을 나의 시간 기준 오전 10시-11시에 갖는다. 원래 세 끼를 먹었었는데 이 회사에서 일하기 시작한 이후로 브런치 그리고 저녁 이렇게 두 끼를 먹게 되었다.
점심 시간을 마치면 오후 업무를 시작한다. 미팅이 있으면 미팅에 참석하고 미팅이 없으면 내 프로젝트 관련 업무를 한다. 현재는 공항에 있는 지점들의 실적 보고서를 담당하고 있어서 데이터 추출, 그리고 태블로를 이용한 레포트 작성을 주로 하고 있다. 업무를 모두 마치면 퇴근(나는 컴퓨터 로그오프만 하면 된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