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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병호 Feb 05. 2023

붓을 잡은 연기자 이상현

일에 대한 생각

#서체기행 붓을 잡은 연기자 이상현


01.

1999년, 미술 교과서 6개 출판사 중에 4개 출판사가 서예를 빼겠다고 했었다. 서예문화진흥연합회는 서명 운동을 했고, 100만 명 서명을 받아 국회에 1.5톤 한가득 실어 제출했었다. 심화 이상현 작가의 스승 유천 이동익 선생님은 “글씨 문화를 아끼고 사랑해 주는 사람이 서예가다. 내 글씨가 예뻐요. 자랑하고 마케팅하지 마라”라고 가르쳐주셨다.


02.

캘리그래피가 유행이 아니라 문화로 자리 잡고, 미술로 인정받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김흥수 화백은 이상현 작가에게 “너 앞으로 뭐가 되고 싶으냐“라고 물으셨고, ”예술가가 되고 싶습니다.“라는 이상현 작가의 말에 김흥수 화백은 ”그 시대 문화를 만들고, 그 문화를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 되거라. 그러면 너는 훗날 예술가라 인정받을 것이다.“ 라고 하셨다.


03.

캘리그래피 용어는 이상현 작가가 디자인의 ‘타이포그래피’라는 용어에서 착안해 ‘캘리그래피’라고 했고, 글씨가 감성의 옷을 입고 있다. 라고 표현하며 알렸고, 디자인 시장에 의뢰가 생겨났다. 하지만 ‘상업 서예’가 되면서 서예계에 인식이 좋지 않았다. 10년 간, 마트(캘리그래피로 패키지에 사용되는) 문화를 만들어갔다. 이제 앞으로 10년은 교육을 하자 생각했다. 디자인 대학, 서예 대학에서 강의를 17년 했다. 그 제자들은 이제 국장, 팀장 그리고 스튜디오를 경영을 하고 있다. ‘캘리그래피’에 관심을 그들이 가져준다.


04.

캘리그래피는 상업 예술의 손 기술이 아니라 미술로 인정받고 싶었다. 2007년, 첫 개인전을 하게 됐다. 2009년, 인사동에서 10주년으로 이인전을 했다. 인사동에서 캘리그래피 퍼포먼스를 했었다. 그렇게 교육자, 미디어아트, 작가 등 다양한 영역으로 서예가 출신이지만 다양한 문화에 도전한 지 24년 째다. Kallos(beauty) + graphy. 라는 어원이다.


05.

좋은 작품을 한다는 건 작품성도 중요하지만, 누구의 작업인가? 인성을 잘 갖춘 사람, 정직한 사람이어야 한다. 말 한마디, 행동도 조심스러워진다. 문화를 만든다는 건 그런 것이다. 예를 들어, TV 진품명품에 기가 막힌 서예 작품이 감정가가 10만 원 나온 적이 있다. 그 10만 원도 액자값이었다. 명필이고, 학식 있던 사람이지만 나라를 팔아먹은 사람의 글씨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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