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대한 생각
‘글자’를 그린 피아니스트 손열음 공연, 그리고 ‘글꼴’을 그린 충남 부여군 골목 브랜딩 회의를 다녀왔다. 다 같은 것 같지만 내가 경험한 글씨(Calligraphy), 글자(Lettering), 글꼴(Font) 이 3가지는 전혀 다른 작업이었다. 글자 잘 그린다고 글꼴 잘 만드는 사람 없고, 글꼴 잘 그린다고 글씨 잘 쓰는 사람도 없다.
물론 칼럼 같은 글도 잘 쓰는데 글씨도 잘 쓰고, 글자도 잘 그리고, 글꼴도 잘 만드는 디자이너도 있다. 난 그런 사람을 천재라고 부른다. 심지어 ‘한글’의 시각적 형태로 가구도 잘 만드는 사람도 있었다. 사진도 잘 찍고, 예의도 바르고, 인성도 좋은데 나이마저 젊은 디자이너도 있다.
그런 천재와 비교하면 나만 괴로워졌고, 처음엔 부러워 시샘하다, 미워하다, 부러워하다, 요즘엔 그냥 비켜서서 먼저 가시라는 마음으로 박수를 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매번 ‘좋아요’를 누르고 있다. 아. 그랬더니 조금 살만해졌다. 그제야 내가 잘하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글자, 글꼴, 글씨 영업을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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