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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은정 Jan 15. 2018

청소년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청소년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지금 시기가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연간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단계라 그런지 미리 강연 의뢰가 들어오고 있는데 가장 많은 강연 요청 주제가 바로 저것이다. 청소년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아무래도 청소년 전문가라는 타이틀이 작동했을 테고 나의 두 권의 책에서 주장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은 완전하다"라는 초점이 전달되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스라엘 교사 첸 밀러의 기사(기사 참고 https://blog.naver.com/warinee23/221184065542)를 읽으며 절대 동의하는 바가 있어 여러 생각에 잠긴다. 지금 세번째 책의 주제가 '교사란 누구인가?'인데 여러 선생님들의 이야기에 나도 작은 이야기를 보태게 되어 원고 마감을 앞두고 있다. 그러다보니 부쩍 나의 관점의 정체성을 들여다보는 계기를 맞이하고 있다.


기사에서 울림을 주는 부분들을 좀더 이야기 해보자면,

첸 밀러 선생님은 아이에게 이렇게 말을 건넨다.

“넌 마음이 넓어. 넌 영리해. 나는 네가 좋은 아이임을 안단다”

이 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어디일까? 넌 마음이 넓다고 하는 것? 넌 영리하다고 하는 것? 나는 '네가 좋은 아이라는 것을 안단다'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정말 그렇게 보고 있는 마음이다. 그 아이가 좋은 아이라는 것을 진짜로 알고 있어야 한다.

아이에게 이 말들을 건넬 때 말만 건네지지 않는다. 눈빛도 전달되고 말투에 담겨있는 진심어린 작은 떨림도 전달되고 확고한 의지도 전달될 것이다. 그래서 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첸 밀러 선생님이 정말 아이를 그렇게 보고 있다는 것을 아이가 알 수 있어야 한다.

아이는 말한다.

“바보 같은 선생, 아무것도 모르면서! 난 정서불안이야!”

아이는 선생님의 말을 믿지 않는다. 나는 마음이 넓고 영리하고 좋은 아이가 아니야. 라고 선생님의 시선을 거부한다. 왜냐하면

“모두 내가 정서불안이란 것을 알아. 선생들도 그리 말했고 교장 선생도 그렇게 말하고 부모조차 나더러 정서불안이래” 자신의 주변 사람들이 심지어 가장 가까운 주변 어른들인 부모와 선생님들이 그렇게 말했거든. 나는 정서불안이라고. 그래서 내가 정서불안이라는 것을 모르는 첸 밀러 선생님이 바보라고 말하고 있다. 자신을 부정하는 것에,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자신도 스스로를 그렇게 보는 것이 어느새 편해져버린 아이.

그 다음 첸 밀러 선생님이 한 일은 무엇일까? 그렇다. 계속 반복하는 것이다.

지난번과 똑같은 행동을 했고 이것을 3주 동안 지속했다. 아이의 행동이 똑같은 동안에 선생님은 변하지 않고 같은 말을 한 것이다. 여기에서도 핵심은 선생님이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었을 것이다. 선생님은 여전히 아이를 마음이 넓고 영리하고 좋은 아이라고 바라보고 있었다.

마침내 아이의 변했다. 여기에서 변한 것은 무엇일까? 아이의 행동이 변한 거지, 아이가 변해서 다른 사람이 된 것이 아니다. 어쩌면 오히려 아이는 본래의 자신의 모습을 찾았다고 할 수 있겠다. 어른들의 오해를 받는 행동 혹은 어른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울부짖는 행동을 멈추고 자신을 제,대,로 봐주는 한 어른의 안전한 시선 앞에 평화롭게 있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첸 밀러 선생님은 말한다. 자신의 어린 시절의 경험을 말하면서 '절대 다른 아이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게 하지 않을 거라고' 결심했다고.

이것이 그녀의 소명이었고 마침내 그렇게 했으며 그렇게 아이들을 만나고 있는 것이다.

아이를 어떻게 볼 것인가? 가 아니라 어떻게도 보지 않는 않는 것. 그것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의 겉으로 드러난 행동을 보고 아이를 판단하고 낙인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 존재 자체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아이를 안전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아이는 더이상 자신을 의심하지 않아도 되고, 봐달라고 울부짖지 않아도 된다.


청소년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청소년을 청소년이 아닌 나와 같은 '한 사람'으로 바라볼 때 제대로 만날 수 있다. 아이들은 우리와 같이 완전하고 멋있고 성숙하며 감동적인 존재들이다. 우리가 어른이라는 착각만 하지 않는다면 아이들을 잘 만날 수 있다.


-한국청소년센터 원은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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