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아침의 루틴

만보걷기로 마음의 길을 만들어 갑니다.

by 도쿄짱상

아침에 아이는 학교로, 남편은 회사로 출근을 합니다. 저는 어디로 출근을 해야 할까요?

도쿄의 하루가 또 시작됩니다. 40대 경단녀의 루틴도 조금씩 채워져 나가기 시작합니다.


아무 생각도 없는 것 같다가도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듯한 현재와 미래를 향한 여러 가지 생각들을 풀어헤쳐 놓기 위해 가볍게 걸으면서 텐션을 UP 하고, 가까운 카페에 가서 노트북을 펼쳐봅니다.




아침 이른 이 시간, 아이를 키우면서는 어린이 집으로 아이의 발걸음 독촉하며 출근길에서 이미 퇴근길의 고단함을 느끼기도 했고, 빡센 팀장님을 만나서는 아침에 잡힌 회의 시간에 쫓겨 초등학교 교실 문도 열리지 않은 시간이라 도서관에라도 들어가 있으라고 아이 등을 떠밀어 넣고 출근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 시절을 생각하니 청승맞게 눈물이 다 나려고 하네요. 그러던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42살 지금 저는 폼나게 카페에서 노트북의 자판을 두드리며 꿈을 꾸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직장 다닐 때 제일 부러웠던 카페에서 노트북으로 작업하는 모습, 기왕이면 조금은 꾸미고 나왔어도 좋은데 현실은 많이 초췌합니다. 그래도 한국에 가면 과연 제가 이렇게 편하게 레깅스만 입고 길거리를 활보하고 다닐 수 있을까 싶습니다. 뭐 당당하게 다닐 수 있는 멋진 몸매를 만들어서 가면 되는 것으로... 아메리카노를 시켰어야 했는데 칼로리가 높은 라떼를 주문한 것이 문득 마음에 걸리네요. 그래도 다행히 시럽은 넣지 않았답니다.




카페에 앉아 라떼를 마시며, 과거의 나 때는 이제 그만 생각하고 싶습니다. 커리어 우먼이니, 대기업의 간부니 이제는 다 졸업하고 꿈의 사냥꾼이 되어보려 합니다. 다소 추상적이고, 구체화해 나가야 하는 단계이지만, 마음에 품은 꿈의 방향은 나름 명확합니다.

제가 꾸고 있는 꿈은요 바로 타인과 소통을 하면서 공감으로 연결되고, 저의 경험을 나누어 타인의 성장을 돕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어떤 방식과 어떤 모습으로 실현해 나가는 것이 고민인데요, 계속 생각을 다지다 보니 처음에는 내가 이 일을 하는 것이 좋아서였는데, 이제는 꼭 해야 하는 일이자 제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아마도 이런 것을 비전이라고 하는 거 겠지요?


그래서 저는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작은 용기를 내어 한걸음 나아가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더 많이 제가 경험하고 느낄수록 더 많이 나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능하면 건강해지는 경험, 기왕이면 돈이 되는 경험, 나와 누군가에게도 의미 있는 경험을 무척이나 하고 싶어 졌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경단녀의 완벽한 하루의 첫 도전은 하루 만보 걷기입니다.


좀 뜬금없기도 하고, 대표적인 작심삼일이라고도 할 수 있는 종목인데요.. 작심삼일이 끝나면 또 작심을 하며 다시 또 다른 삼일을 걷고 있는 중입니다. 이 작심삼일의 끝에는 저의 평생 버킷 중의 하나인 아들과 함께 하는 산티아고 순례길이 있을 예정입니다. 아들의 동의는 아직 구하지 못했지만 말이죠. 그런데 왜 걷고 싶냐고 물으신다면, 그냥이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거 있잖아요, 그냥 해보고 싶은 거.. 그래서 오늘도 만보를 걸어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익숙한 길을 끊임없이 걷다 보면 마음에 떠도는 생각들을 많이 만납니다. 그중에 오늘 제 마음의 그물에 걸린 것은, 많이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내 세상이 그만큼 확장된다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체력이나 운동이라는 단어로도 대체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물리적으로 유한한 삶을 살고 있는 우리이기에 살아 있는 동안 더 멀리 걷고, 더 높은 곳을 오르고, 더 깊은 곳까지 내 몸으로 간다는 것이 굉장히 근사하게 느껴집니다. 내 경험이 훨씬 크고 높고 깊어지는 것이니까요.


만약 당신이 인생의 멈춤의 단계에 있다면 제일 먼저 스스로의 몸을 움직이는 힘을 기르기 위해 우선 걸어보기를 권해봅니다. 물론 걷다가 힘이 들면 카페에서 커피도 한잔 하고요. 그리고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나라는 존재는 왜 태어난 것인지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무엇을 지금 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원 없이 걸으며 마음의 길을 만들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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