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구독을 부탁하지 않습니다.
퇴사 후 저의 취미는 도전하기! 저의 다음 도전 항목은 유투버 되기입니다.
나도 이젠 유투버
저의 유튜브 도전은 무모한 배우 오디션 디데이를 기다리면서 긴장감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한 여행지의 사진과 영상 편집과 함께 시작되었어요. 핸드폰 영상 편집 무료 앱으로 영상을 자르고 붙이고, 효과도 넣어보고 자막이랑 음악도 넣다 보니 이거 이거 무념무상에 빠져들게 하는 십자수 효과가 있더라구요.
기왕에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만들었으니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의 파도에 휩쓸려 작업한 영상을 유튜브에 살짝 업로드를 해보았지요. 그때까지만 해도 썸네일이 뭔지도 모르고, 틈만 나면 유튜브만 보는 남편을 한심하게 생각했던 저였는데 이 이후로 하꼬 유투버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답니다.
용감한 퇴사 1년 차, 구독자 100명 만들기,
하지만 지금은 구독을 부탁하지 않습니다.
첫 영상을 올린 다음에야 유튜브 채널명, 썸네일, 채널 아트 이런 채널 운영의 기본적인 것들을 알게 되고, 조금씩 형태를 갖춰나가게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나니 조회수와 구독자를 늘리고 싶은 생각도 자연스럽게 따라오더군요. 저의 첫 목표는 구독자 100명, 제가 그동안 40여 년 넘게 살면서 100명 정도는 나와 마음을 나눴던 사람들이 있었겠지라는 생각하며 연락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친한 친구들과 얼마 전까지 함께 근무했던 직장분들은 물론이며, 한참 전에 친하게 지내다 연락이 끊긴 지 오래된 옛 동호회 친구, 직장에서 저에게 고과를 짜게 주고 퇴임하셨던 상무님에게까지 안부를 전하며 구독 구걸을 했었어요.
결국 100명을 다 채우고 혼자 축하 영상도 찍고... 돌이켜 보면 퇴사 1년 차는 참 용감했습니다. 내가 이렇게 얼굴이 두꺼웠나 싶을 정도로, 아마도 당시에는 제가 뭔가 새로운 것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자랑스럽고 그것에 꽤나 취해 있었던 것이지요.
약 1년여 시간이 지난 이제는 함부로 구독을 부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누군가의 시간을 쓰게 하는 일이고, 내 콘텐츠가 어떤 식으로든 시청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내가 만든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든 것이 '당신에게 가치와 쓸모'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재미가 있던지, 공감과 감동이 되던지, 정보를 주던지, 스트레스 해소가 되던지, 시간 때우기에 좋던지라도요. 가끔 한 두 명씩 빠져나가는 구독자들의 숫자를 보며 처음에는 마음이 안 좋았지만, 오히려 제가 참 염치없는 부탁을 무턱대고 많이도 했구나 하며 반성하고 있습니다. 퇴사 후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 세상에게 어떤 의미를 제공하는지를 고민할 수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이제는 더디지만 저의 힐링 여행 콘텐츠로 찐구독자 한 명 한 명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제가 손수 찍고 편집한 여행지 영상이 저 개인에게는 추억 앨범이고, 누군가의 추억을 소환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대리 만족을 주는 랜선 일본 여행 채널로 가꿔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200명을 넘어서게 되었습니다. 이후 1천 명을 목표로 하고 싶지만 이제는 제 실력을 알기에 200명 다음 목표는 300명입니다.
그리고 이 숫자의 진정한 의미는 누군가와 제가 어떤 지점에서 만나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오늘도 한 땀 한 땀 편집을 하며 제가 누군가에게, 그리고 누군가가 저에게 다가와서 연결되고 나누고 도울 수 있는 그 길을 닦아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