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4년, 4계절 3인 가족의 두번째 가을 이야기
엄마
저에게 생일 파티는 번거롭기도 또 쑥스럽기도 해서 외면하고 싶은 이벤트에요. 더구나 친구들까지 초대해 본격적인 파티를 치루는 것은 이런 저에게 너무 부담되는 일이랍니다. 하지만 아이 학교 친구들이 돌아가면서 파티룸을 빌려 서로 생일 축하를 하는 분위기라, 우리 차례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아이도 여러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주인공이 되고, 생일 축하 선물도 받고 싶어하는 기색이었으니까요.
결국, 저는 아이 돌잔치 이후 처음으로 우리 아이만을 위한 대형 생일 파티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분주하게 한국 떡집을 수소문해서 아이가 좋아하는 꿀떡을 먼저 주문해 놓고, 케이크와 음식을 사러갔지요, 치킨과 피자도 주문하고 소소한 답례 선물도 포장하며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여러모로 번잡하고 손이 가는 시간이었지만, 우리 가족에게 평생 남을 소중한 11번째 은성이의 생일이 되었습니다.
태어나줘서 고마워, 아들~ 그리고 파티 준비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준 내 친구 지연이와 함께 축하해 준 은성이 친구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다시 한 번 전합니다.
아빠
옆 동네에 사는 은성이 친구네 아파트 1층에는 파티룸이 있습니다. 이곳은 동네 또래 친구들의 아지트로, 생일 파티를 많이 했던 곳이고 은성이도 가끔씩 놀러 가곤 했습니다. 사교적인 부모라면 일부러라도 아이 생일에 친구들을 모아 축하 파티를 해주겠지만, 우리는 그동안 3인 가족끼리 조촐한 생일 파티만 해왔습니다.
고맙게도 이번에는 은성이 엄마가 나서 주었습니다. 뿌듯해하는 은성이의 모습을 보니 쑥스러움을 잊을 만큼 잘한 것 같습니다. 아이들 생일을 핑계로 엄마들은 서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아이들은 파티룸 앞 잔디밭에서 신나게 뛰어노는 모습이 참으로 정겹습니다. 생일 축하한다, 은성아!
아들
제 친구들은 다들 여기서 파티를 열더라고요. 여기가 장소도 넓고 밖에 놀이터도 있어서 그런지 인기가 많았습니다. 그레서 저도 한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제 생일이 다가왔고, 부모님도 여기서 생일파티를 하는것을 허락해 주셔서 파티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파티룸은 생각보다 넓었고, 앞에 잔디밭에서도 친구들이랑 재미있게 놀아서 제게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