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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쿄짱상 Sep 02. 2024

12월 쿠로가와 온천 료칸의 저녁식사

일본에서 4년, 4계절 3인 가족의 두번째 겨울 이야기


엄마

큐슈 쿠로가와 온천 마을의 풍성하고 행복한 료칸 저녁식사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온천에서 보내는 시간은 언제나 충만하고 여유롭지요. 느즈막하게 숙소에 도착한 후 제일 먼저 미인탕이라 불리는 노천 온천으로 직행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쌩얼이 유난히 반짝이는 모습이 사진에 담겼네요. 매끈해진 피부를 느끼며 잘 차려진 저녁상을 받으며 일본 료칸의 맛과 멋을 즐긴 시간입니다.


사실 이 쿠로가와 온천은 큐슈의 작지만 강한 매력을 지닌 곳이에요. 은성이가 아장아장 걸을 때 한 번 방문했고,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온천의 분위기는 그대로인데 부쩍 큰 아들을 보니 세월의 흐름이 느껴집니다. 언젠가 저는 할머니가 되고, 은성이가 어른이 되어 함께 이 온천을 찾을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그런데 미래의 며느리가 싫어하려나요?


아들

저는 항상 료칸에 갈 때마다 식사가 좀 별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일본식 정식이 별로였습니다. 한국인의 입맛과는 조금 거리가 먼 밋밋한 맛의 식단이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한국에 있다 보니 가끔은 그 밋밋함과 담백함이 그립기도 하네요.

 

아빠

일본에서 지내는 동안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은 일본에서 온천은 어디가 좋으냐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망설임 없이 큐슈의 쿠로가와 온천을 추천합니다. 화려한 관광지나 편의 시설이 많은 곳은 아니지만, 조용하면서도 멋스러운 료칸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입니다. 동굴온천, 우유온천, 미인탕처럼 각 료칸마다 특색 있는 노천 온천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재미나게도 이곳 마을에서 온천 마패를 구입하면 3곳의 다른 숙소의 온천을 골라다니며 입욕할 수 있습니다.


온천 투어를 다녀온 아내가 물이 너무 좋았다며 배고프니 빨리 저녁을 먹자고 합니다. 저녁을 먹으면서 한 컷 찍었습니다. 뜨끈하게 온천을 한 후 료칸에서의 식사는 언제나 맛있고 고급스러우면서도 지역색이 느껴집니다. 한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여행이었다는 것을 한국에 돌아오니 더 실감하게 됩니다. 일본 료칸에서의 식사가 그리워지는 저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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