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별 자동차 후드 엠블럼 그리고 엠블럼의 의미
자동차 브랜드를 상징하는 엠블럼. 자동차 전면 그릴, 후드를 보면 자동차 엠블럼이 빠지지 않는다. 대체 자동차 전면 엠블럼은 누가, 언제부터 왜 붙이기 시작한 걸까? 너무나도 딱 엠블럼을 위한 자리이다 보니 당연히 있어야 하는 줄로만 알았던 엠블럼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도록 하자.
최초의 후드 엠블럼은 이집트 파라오 왕 투탕카멘의 전차에 사용된 '태양 볏이 달린 매'이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것은 아니고 당시에는 태양 볏이 달린 매가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후 엠블럼은 전쟁 시 가문이나 국가를 상징하는 문양을 깃발, 방패 등에 새겨 아군과 적군을 구별하려고 사용했다. 즉 왕족, 귀족 가문을 나타내던 권위적인 상징물이 이제는 브랜드, 단체 등을 나타내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처음부터 차량 후드 엠블럼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초기 자동차에는 그릴 바로 위에 라디에이터 캡이 있었는데 눈에 잘 띄게 노출돼 있다 보니 장식과 데코레이션 등 개인적인 튜닝(?) 공간으로 활용하게 된다. 이렇게 우연한 계기로 1920년대부터는 제조사 엠블럼이 인기를 끌게 된다. 이후 자동차뿐만 아니라 기관차, 비행기 전투기 등 1950년대까지 거의 모든 바퀴 달린 것들의 후드 위를 장식한다.
1927년 유명 무용수가 자신이 타고 있던 스포츠카에 바퀴에 스카프가 얽히게 되면서 갑작스럽게 사망하게 된다. 뷰익의 후드 엠블럼은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무용수 이사도라 던컨의 영예를 그린 모습이다.
패커드는 미국의 고급 자동차 브랜드로 1899년부터 1956년까지 생산됐다. 당시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가 그렇듯 전쟁을 겪으며 엄청난 돈을 벌어 들인다. 미국의 롤스 로이스 라 불릴 만큼 엄청난 성장을 한다. 하지만 이후 연이은 포지셔닝 실패로 고급 브랜드 이미지가 완전히 무너지면서 고객들이 하나둘 떠나기 시작한다.
쉐보레 엠블럼은 시작은 '독수리 > 새 > 기관차 > 독수리 > 비행기' 순으로 정말 다양하다.
플리머스 자동차는 1928년부터 2001년까지 크라이슬러에서 제조했던 자동차 브랜드이다. 1930년대부터 50년대 초반까지 플리머스의 후드 엠블럼은 플리머스 군함이나 배의 닻의 모양을 하고 있다.
플리머스와 마찬가지로 데소토도 크라이슬러 산하에 있던 자동차 브랜드이다. 후드 엠블럼은 스페인의 탐험가 에르난도 데소토를 상징한다. 아래 이미지는 커스텀 버전.
후드에 돌출된 엠블럼은 보행자 사고 발생 시 부상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그래서 당시 일부 지역은 후드탑 엠블럼 차량은 판매할 수 없었는 법률이 마련되기도 했다. 1968년, 미국은 후드탑 엠블럼 차량은 충격이 가해지면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가볍게 부러지거나 뒤로 접힐 수 있도록 디자인된 차량만 판매 가능했다.
한때 국내에서도 보행자 안전을 위해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국내 차량도 보기와는 달리 엠블럼이 쉽게 꺾이거나 뒤로 젖혀져 충돌 시 보행자 부상 우려는 크지 않았다고 한다.
일부 고급 브랜드는 일정 이상 충격을 받으면 도난 방지 및 사고 시 보행자 안전을 위해 라디에이터 셸에 즉시 들어갈 수 있도록 설계된다.
자동차를 고급스럽게 만드는 것들 중에는 '그릴, 엠블럼, 운전자 매너'가 있다. 이중 가장 으뜸은 운전자의 매너이다.
Posted by 카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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