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소방차는 빨간색이었을까?
몰라도 될, 소방차 TMI
통학버스는 노란색, 구급차는 하얀색, 소방차는 빨간색 등 색상은 특정 메시지를 연관시켜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또한 신호등의 초록불, 빨간불은 특정 메시지 전달과 동시에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지난 시간에는 "통학버스가 노란색인 3가지 이유"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노란색은 주변 다른 색보다 눈에 잘 띄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낮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지난 시간과 비슷한 주제, '소방차는 왜 빨간색을 사용하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소방차는 빨간색을 사용한다.
아시다시피 소방차는 화재, 의료, 유해물질 등 비상사태를 대비해 특별히 설계 및 장비가 장착된 차량입니다. 소방차의 빨간색은 수많은 자동차들 사이에서 가장 식별하기 쉬운 색상이기 때문에 미국의 영향을 받은 국가에서는 일반적으로 빨간색으로 사용합니다.
언제부터 빨간색을 사용했을까?
1900년대 포드가 자동차 제조 독점권을 갖게 됩니다. 그런데 당시 포드가 만드는 자동차는 죄다 검은색이었고 도로에는 온통 검은색 차가 즐비했습니다.(검은색 페인트가 내구성이 강하고 값이 쌌기 때문에 사용) 그래서 모두 똑같은 차량 및 색상 사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색상을 찾기 시작합니다. 당시 소방서는 자원봉사자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때문에 과학적인 접근보다는 강렬하면서 저렴한 페인트를 원했고 그 결과 '소방차에는 빨간색 사용, 빨간색은 소방차'로 오랜 시간 전통을 유지하게 됩니다.
빨간색의 의미
빨간색은 가시광선 스펙트럼의 모든 색상 중에서 가장 긴 파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거리에서 가장 잘 발견됩니다.(통학버스가 노란색인 3가지 이유 참고) 그런 이유로 '정지' 표지판은 빨간색이 사용합니다.
빨간색은 많은 문화권에서 '위험'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소방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도로를 질주할 때에는 그 의미가 더욱 강조됩니다.
다른 색의 소방차는 없을까?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의 시각 능력은 510nm~570nm 사이의 파장에 가장 민감합니다. 이 사이에 있는 색상은 녹색과 황색이며 이 두 색은 도로에서 가장 잘 발견되는 색상입니다. 그래서 통학버스는 위험으로부터 보다 안전한 노란색을 사용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빨간색도 강렬하고 눈에 잘 띄는 색이지만 저조도 환경에서는 어둡게 보이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야간, 안개 등 시야가 흐릿한 날에는 색이 묻혀버릴 수 있다는 거죠. 물론 사이렌 때문에 발견하지 못할 일은 거의 없겠죠.
그래서 스티븐 솔로몬은 미국 텍사스 주 달라스에서 4년 동안 일어난 빨간색 소방차와 노란색 소방차의 교통사고 건수를 조사합니다. 그 결과 빨간색 차량은 노란색/연두색 차량보다 3배 더 많은 사고가 발생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사고 발생 시 빨간 소방차보다 노란색 소방차가 경미한 부상이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라임 옐로우' 색상 사용을 장려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색상을 교체하는 일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소방차의 전통을 고수하기 위함도 있을 테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이 '라임 옐로우' 소방차를 소방차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소방차는 빨간색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밤 시간대에 빨간색 소방차를 볼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라임 옐로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사이렌 때문에 색상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해외의 경우에는 반사테이프 같은 Retroflective를 사용해 차량이 눈에 잘 띄도록 하거나 '빨간색/노란색' 줄무늬로 부분 변경하기도 합니다. 국내의 경우 일부 구급차량만이 '라임 옐로우' 색을 사용합니다.
사실 국내는 소방차의 색상보다 더 먼저 바뀌어야 하는 것이 있죠. 바로기본적인 소방대원의 안전에 관한 적극적인 지원이 아닐까요? 앞으로 소방대원 분들의 안전과 지원에 각별히 신경 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