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궁에게 평소 그가 내게 어쭙잖게 했던 작업 멘트들을 흉내 내면 주로 반응이 그거다.
"내가 그랬나? 기억이 없는데...;;" 이래서 나이 든 놈은... (탐궁과 난 궁합도 안 본다는 네 살 차이다.)
쨋든 늘 부정하는 탐궁, 그렇지만 요즘은 세상이 좋다. 탐궁과 나의 초기 카톡 대화 내용들을 메모장으로 받아 볼 수 있으니, 흐흐.. 그래서 최근에 기념일이기도 해서 함께 봤었다.
"아앍!! 그만 보여줘.. 이건 내가 아냐..."
처음 만나기 시작했을 때 낯선 것은 항상 그 상대이고 그를 파악하는데 급급해 모르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그때를 보면 제일 낯설고 이상한 것은 자기 자신인 것 같다. 나 또한 그러니까. 탐궁은 심각하게 자기 자신이 오글거리고 낯설었다 보다. 그만큼 그가 많이 변했나?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2014)>에서 "여자의 첫사랑은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의 처음 모습"이라 한다. 물론 예전 탐궁의 부담스러울 정도로 느끼 다정했던 모습( ͡° ͜ʖ ͡°)이 그리울 때도 있고, 지금의 탐궁이 가끔 짜증스러울 때도 있지만, 그래도 탐궁이 많이 변한 것 같지 않고 설령 변했다 해도 지금 내 곁의 탐궁이 더 좋다. 아직 시간이 더 안 지나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과거의 내가 낯설듯 나 또한 탐궁에 맞춰 변해가고 있어 그럴지도?
서로가 변한다는 건 서로 물드는 것이고 좀 더 근사하게 되는 것이니까. '근사하다.' 이 말이 좋다. 우리는 이 '거의 같다.'는 말을 '아름답다'와 '멋지다'라는 의미로 자주 쓰지 않은가? 그러니 탐궁, 우리가 서로에 가깝게 변해가는 것은 멋진 일이야. 설령 더 시간이 흘러 네가 정말로 내가 실망할 정도로 많이 변한다 해도 그 또한 내 모습이거나, 나로 인한 모습일 테니 더 사랑해줘야지.
... 지금은 그 빈도가 적지만 탐궁과 나는 기념일 즈음 내가 쓴 일기라든지 서로의 편지나 대화 내용 등 대화 내용을 보며 과거를 들여다본다. 사진도 좋지만 그런 과거의 기록물을 함께 보면 낯선 두 커플의 서툼과 달달함의 질투도 나지만 그럼에도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 더더욱 사랑스러워지는 마법이 일어난다. 이런 게 글의 매력 아닐까 싶다.
넌 나의 과거나, 지금이나, (막연한 바람이지만)이후에나...
늘 나의 사랑, 나의 탐궁.
..... 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