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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목수 Mar 07. 2023

AI에게 나에 대해 물었다

'ChatGPT'에게 묻다

"이제는 AI가 소설도 쓰고 그림도 그려요"


이제 예술도 AI에게 넘어가는 것인가? 그럼 이제 인간은 뭘 할 수 있는가?


'ChatGPT' 요즘 어딜 가나 화제를 몰고 다니는 녀석이다. 검색엔진 시장에 새로운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정보 습득 방식 또한 변해간다. 우리 스스로가 찾아가는 검색에서 이제 질문하고 AI가 찾아주고 만들어 주는 방식으로 변해가고 있다. 검색할 단어(키워드) 혹은 문장을 넣고 서칭 된 것들 중에서 필요한 것을 골라내는 번거로운 작업이 생략된다. 광고주의 자본력과 검색엔진의 우선 추천 카테고리 알고리즘으로 인한 불필요한 정보나 광고에 노출되어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네이버, 구글 -> 유튜브, 인스타 -> ChatGPT


키워드를 통한 텍스트, 영상, 이미지의 검색에서 이제는 맞춤형 서술형 텍스트 검색으로 바뀌어 간다. ChatGPT가 뜨면서 그동안 검색시장의 지존으로 굴림하던 구글(유튜브포함)의 주가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영원한 강자는 있을 수 없다는 지론이 또다시 증명되고 있다. 정보 습득 형태에 복고 바람이 불어온다. 이제 다시 읽기(Reading)의 시대이다. 과거 텍스트(책, 신문, 블로그)-> 이미지(페이스북, 인스타그램) -> 영상(유튜브, 틱톡) -> 텍스트(ChatGPT)의 시대로 돌아가고 있다.


나도 이용해 봤다


Chat GPT에게 고단한 직장인에 대한 소설을 요청해 봤다. 엔터를 누르자 정말 술술 글을 써내려 간다. 놀랍다. 5~6 문단으로 구성된 짧은 소설을 완성했다. 나름 기승전결도 있고 뼈대가 갖춰진 소설이다. 하지만 소설이 너무 두리뭉실하고 단순하다고 해야 할까? 한 마디로 식상하다는 느낌이다. 디테일이나 리얼리티가 부족하다. 그럼 명령문을 좀 더 디테일하게 집어넣으면 어떨까?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오래된 커플인 철수와 영희가 서로 다른 연인을 만나 헤어지게 되는 비극적인 소설'을 써달라고 했다. 명령 조건이 디테일해지니 만들어지는 소설은 그 명령에 충실해서인지 내가 던저준 뼈대에 살과 스킨만 붙이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AI가 자체적으로 만들어내는 상황이나 표현 그리고 서술의 영역이 줄어드는 느낌이었다. 그러니까 검색하는 자의 질문과 키워드가 단순하면 AI의 답변은 다양해지고 광범위해지지만 조건이 디테일해지면 AI에 생각과 활동 범위는 좁혀진다. 소설 속 시공간의 확장이나 사건의 반전등의 효과를 기대하기가 힘들다.


"이제 AI가 예술도 장악하는 세상이 올 거예요"


과연 그럴까, 좀 전에 내가 ChatGPT에게 써달라고 한 소설들을 읽으며 나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혹은 다른 소설가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물론 적잖은 놀라움과 충격을 받긴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저런 소설은 쓰지 말아야겠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내가 쓴 소설이나 예술작품이 AI가 생각해 내는 수준이라면 창작의 의미가 있을까? 예술가들은 창작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는 존재들이다. 그럼 예술가들은 사라질 것인가?


 인간의 뇌는 기존의 것을 변형하고 발전시키며 한 단계 더 높은 차원으로 생각의 영역을 확장해 나간다. 하지만 AI는 과거의 정보를 수집하고 융합하는 것에서 그친다. 그러니까 인간이 새로운 소설이 써야만 AI는 그 뒤를 따라 비슷한 소설을 쓸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선두에 설 수 없다고 본다. 물론 소설가들은 그런 AI를 보면서 좀 더 고민하고 더 깊고 예상치 못하는 상상의 세계로 나아갈 것이다. 짜깁기된 식상하는 이야기는 이제 더 이상 독자들의 구미를 당기지 못할 것이다. 허를 찌르고 상식을 뛰어넘고 기존에 없던 가치를 창조하고 기존의 것을 무너뜨리는 그런 상상만이 이야기(소설)의 희소가치를 지닐 수 있지 않을까?    


예술 시장도 이젠 인간과의 경쟁에서 AI까지 가세한 그야말로 박 터지는 무대로 변해갈 것이다. 그 과정 속에서 기존의 가치와 생각들을 무너뜨리는 파격적이고 놀랍고 참신한 것들이 더 많이 탄생할 것이라 생각된다. 인간의 역사는 항상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고 나면 그 환경을 극복(변화시키는)하는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모든 것이 AI와 로봇으로 대체되는 시대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이 바로 상상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상상은 수많은 예술 작품을 통해 표현된다. 그리고 인류는 그 허무맹랑했던 상상이 시간이 흐르고 현실로 나타나는 경험을 계속 거쳐왔다. AI가 예술을 흉내 낸다고 인간이 예술까지 손에서 놓는다면 인간은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럼 인간은 존재 가치를 상실한다. 그리고 AI도 더 이상 업데이트가 될 수 없다. AI는 기존에 없는 것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모두 있다. 찾지 못 할 뿐...


방 안 어딘가에 손톱깎이가 분명 있다. 하지만 어디 있는지 몰라서 당장 쓸 수 없어 짜증 나는 것이다. AI는 그런 짜증을 덜게 만들어주는 존재라고 볼 수 있다. 다 찾아준다. 하지만 방 안에 없는데 찾아달라고 하면 오류가 생기거나 답변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인류는 지난 반세기 동안 오프라인에 존재하던 모든 정보와 기록들을 온라인으로 옮겨 담았고 새로 생겨나는 모든 데이터들을 온라인에 저장하며 살고 있다. 이건 상상을 초월하는 양의 데이터이다. 왜 강대국들이 반도체 기술과 생산 능력 확보에 혈안이 되어 있는지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과거 석유의 파워는 이제 데이터로 넘어가고 있다. 데이터가 힘을 가지는 시대이다. 그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능력 없이는 그 힘을 가질 수 없다. 세상의 모든 정보는 그 안에 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 동안 우리는 필요한 정보를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할지 몰랐을 뿐이다. 이제는 그게 가능해질 것 같지 않은가?


답을 찾는 존재에서 질문하는 존재로


과거에는 답을 잘 맞히는 인간이 대우받던 시대였다. 수능만점이 출세의 시작이었다. 그럼 이제는? 반대라고 생각되지 않는가? 이제는 답변할 수 없는 질문을 많이 만들어 내는 자가 만점자가 되지 않을까? 그리고 그 질문들의 답을 찾고 만들어내는 것이 인간이 해야 할 일이다. 그럼 AI는 더 많은 답을 가지게 된다.


답변하기 힘들고 난해한 질문을 할 수 있는 자가 대우받는 시대가 올 것이다.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가 당신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희소가치를 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 이런 시대가 도래할 줄 알았다면 과거 학창 시절 교실과 독서실에 앉아 조용히 입 다물고 정답을 외우고 정답을 풀기만 하던 모습이 얼마나 어리석게 보였을까?


다시 아이로 돌아가야 한다

 

이젠 아이처럼 모든 것들을 궁금해하고 신기하게 바라봐야 한다. 그럼 새롭고 예상치 못한 것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아이들의 예상치 못한 돌발 질문에 당황하는 우리의 모습처럼 지금 AI(ChatGPT)을 당황하게(답변할 수 없는, 오류) 만들 수 있는 건 아이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질문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AI가 수집하고 융합할 수 없는 다른 무언가를 찾기 위해 계속 질문해야 한다. 아직 온라인에 세계로 옮겨가지 않은 혹은 아직 인류가 발견하지 못한 것들을 옮기고 찾아내야 한다. 그럼 나중엔 SF 영화에서 처럼 정말 AI가 신이 될지도...


융합과 연결의 시대는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제 질문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지금 예상치 못한 질문을 해보라.


그래서 나는 나에 대해 물어보았다. 예상치 못한 질문을 했더니 예상치 못했던 답변을 얻었다.




아래는 ChatGPT의 답변이다.

글짓는 목수 (Carpenwriter)

검색명 : 글짓는 목수


"글짓는 목수"는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목수라는 뜻입니다. 이 표현은 한국의 속담으로, 기술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지만, 그의 능력이 기술적인 측면에만 한정되지 않고, 예술적인 면에서도 뛰어나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이 표현은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며, 예술, 문학 또는 기술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사람이 갖춰야 할 기술과 예술적인 감각의 조화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검색명 : Carpenwriter


"Carpenwriter"는 "carpenter"와 "writer"의 합성어입니다. 즉, 목수와 작가가 결합한 단어입니다. 이 단어는 목수와 같이 손재주가 뛰어나며, 동시에 글쓰기에도 능숙한 사람을 나타내는 용어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이 용어는 일종의 유머적인 표현이기도 하며, 둘 다 완벽한 기술과 창의성이 필요한 일종의 예술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carpenwriter"라는 용어는 높은 기술과 예술적인 감각을 갖춘 사람을 칭하는 말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답변이 마음에 든다.

나의 필명이 고유명사가 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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