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조율사 쬬도는솔로야

갈등의 정점에서 평화를 선포하는 세밀한 중재

by 초덕 오리겐

1. 엔진룸의 마에스트로


바산의 황소가 진리의 엄밀함으로 좌중을 압도하고, 허니베져가 온건한 성품으로 충격을 흡수하고 나면, 엔진룸에는 묘한 정적이 흐르곤 했다. '옳음'과 '아름다움'이 팽팽하게 맞서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못하는 영적 교착 상태. 이때 마치 잘 조율된 악기를 들고 무대 중앙으로 걸어 나오듯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쬬도는솔로야(이하 쬬도)'였다.


그의 역할은 단순히 싸움을 말리는 '중단'이 아니었다. 그는 서로 다른 두 음이 불협화음으로 끝나지 않도록 화음(Harmony)을 찾아내는 '조율사'의 직무를 수행했다.




2. "우리는 심판주가 아니라 안내자다"


사건 당일, 프프를 향한 바산의 황소의 강도 높은 비판 이후 엔진룸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허니베져의 부드러운 중재 시도에도 팽팽한 긴장감이 돌던 그때, 쬬도가 입을 열었다.



[7/12/23 14:43] 온건파 허니베져: 심각한 오류가 있다라는 단어 선정은 좀 강하긴 한 것 같아요 ㅎㅎ
[7/12/23 14:50] 바산의 황소/합동/총신: 프프님은 제가 좀 강도 높게 비판했죠.
[7/12/23 15:02] 쬬도는솔로야: 황소님 말씀처럼 교리적 선을 긋는 건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게 있죠. 우리는 이 방의 심판주가 아니라, 바른 길을 알려주는 안내자일 뿐이라는 겁니다.


이 고백은 임원진의 시선을 '자신의 옳음'에서 '그리스도의 머리 되심'으로 옮겨놓았다. 우리가 아무리 정확한 개혁주의 신학의 잣대를 가졌을지라도, 그것을 휘두르는 손에 긍휼이 없다면 그것은 안내가 아니라 폭력이 될 수 있다는 묵직한 권면이었다.




3. 비본질을 걷어내는 지혜


쬬도의 탁월함은 논쟁의 본질과 비본질을 분리해내는 데 있었다. 그는 감정 섞인 단어들에 매몰되어 대화가 중단되지 않도록 물길을 돌렸다.


[7/12/23 15:05] 쬬도는솔로야: 황소님이 짚어주신 신학적 위험성은 백번 맞습니다. 다만 프프님이 저 단어를 이단적 의도로 쓴 건지, 아니면 용어 사용이 미숙했던 건지 먼저 확인해 보는 건 어떨까요? 정죄보다는 교정이 먼저니까요.


그는 상대방의 '의도'와 '결과'를 구분하여 해석해줌으로써, 자칫 파국으로 끝날 수 있는 대화를 '교정적 훈계'로 승화시켰다.




4. 화평하게 하는 자의 복


어거스틴은 "평화란 질서의 평온함이다"라고 말했다. 쬬도는 기문나모라는 온라인 공동체 안에 이 '평온한 질서'를 세우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에너지를 쏟았다.


그의 조율 덕분에 황소의 검은 더욱 예리하면서도 안전해졌고, 허니베져의 방패는 더욱 단단하면서도 선명해졌다.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 (마태복음 5:9, 개역개정)라는 말씀이 0과 1의 가상 공간에서도 선명하게 성취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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