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나도 모르는 나'를 꺼내는 일
"그게 네 꿈이야? 아니면 남들이 봤을 때 멋져 보이는 거야?"
가끔은 어른들의 질문보다 친구의 한마디가 더 깊숙이 파고든다.
나도 모르게 멈칫했다. 지금까지 달려온 길이 정말 내 선택이었는지, 아니면 누군가의 기대와 시선을 따라 걷던 길이었는지 자신할 수 없었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남들이 어떻게 볼까'를 먼저 생각하게 됐다.
SNS에 글 하나 올릴 때도, 직장에서 발표할 때도, 연인과 대화할 때도.
나를 꾸며야 할 것 같고, 부족한 모습은 감춰야 할 것 같고, 그러다 보니 내 마음은 점점 작아진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니까.
문제는 그것이 삶의 방향까지 좌우할 때 생긴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잊어버리고, 누군가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
그럴수록 우리는 자유로워지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틀에 갇혀 점점 무거워진다.
자유는 거창한 선언으로 오는 게 아니다.
오히려 아주 작은 순간, '지금 이건 정말 내 선택인가?'라고 조용히 묻는 데서 시작된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친구들이 모두 다 '이게 대세야!'라고 말할 때, 내가 정말 그걸 좋아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
회사에서 모두가 야근을 당연하게 여길 때, 나는 이게 과연 필요한 일인지 질문해 보는 것.
자유를 찾아가는 건 그렇게 조용하고 사소한 결심에서 비롯된다.
한 번은 작은 거절을 해본다.
한 번은 내 속도로 걸어본다.
한 번은 모른다고 솔직히 말해본다.
그 작은 경험들이 쌓이다 보면 어느새 내 목소리가 조금씩 커진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한다.
타인의 시선을 완전히 무시해야 자유로워진다고.
하지만 인간은 완전히 타인의 눈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성장하고, 인정받을 때 따뜻함을 느낀다.
그러니 중요한 건 시선을 없애는 게 아니라,
그 시선을 '참고자료' 정도로 다루는 것이다.
누군가의 평가를 들을 때, '아, 이건 저 사람의 기준이구나.' 하고 가볍게 받아들이는 것.
내 마음과 완전히 어긋난다면 조심스럽게 거리를 두는 것.
결국, 나를 가장 오래 책임질 사람은 타인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니까.
"진짜 나다운 선택을 하고 있나?"
이 질문을 하루에 한 번이라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그리고 마음에 들지 않는 답이 나와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한 번에 완벽할 수는 없으니까.
자유는 단번에 얻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조금씩 나를 알아가며 연습하는 과정 속에 숨어 있다.
어쩌면 자유란,
"남이 뭐라 하든, 나는 나의 길을 따르는 것"
이라는 아주 단순한 진실을 몸으로 익혀가는 긴 여정일지도 모른다.
오늘은, 남의 시선으로부터 한 걸음만 떨어져서 걸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