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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강웅 Oct 09. 2021

覘正祖之圖 : 정조를 엿보다-72

[화성 문답] 옹성(甕城) 길이 기준

옹성(甕城) 길이는 안쪽일까? 바깥쪽일까? 합친 둘레일까?


성(城)에서 가장 취약한 문(門)을 앞에서 방어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 옹성(甕城)이다. 한양에 옹성을 설치한 문은 동대문 1곳뿐이다. 그런데 화성에는 4곳 모두에 옹성을 설치했다.   


이쯤 되면 화성(華城)은 철옹성(鐵甕城)이다. 의궤 도설 "성지전국(城之全局)"에 "네 군데 옹성의 둘레는 163보(步)이다"라고 옹성 전체 규모를 말한다. 규모를 말하는 옹성 둘레는 어디를 잰 것일까 궁금하다.


안 둘레일까? 바깥 둘레일까? 안팎을 합친 길이일까?

옹성은 형태 상 안 둘레, 바깥 둘레, 안팎을 합친 둘레의 3 가지가 존재한다.

답(答)은 "옹성 길이는 바깥 둘레"이다. 

안 둘레도, 안팎 둘레 합계도 아니다. 근거를 살펴보자.


의궤에 4곳 옹성을 설명하며 각각의 안 둘레와 바깥 둘레의 길이를 기록해 놨다. 북옹성은 안 둘레 159척 6촌, 바깥 둘레 209척이고, 동옹성은 안 둘레 57척, 바깥 둘레 91척, 서옹성은 안 둘레 76척, 바깥 둘레 110척이다. 남옹성은 북옹성과 같다.


이 자료에서 4곳의 안 둘레만을 합하고, 바깥 둘레만 합하여 어느 수치가 의궤에 기록된 "네 군데 옹성의 둘레는 163보이다"에서 163보와 일치하는지 비교하면 결판난다.

옹성 길이의 기준은 바깥 둘레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동옹성이다. 

4곳의 안 둘레를 합해보니 452척 4촌이고, 바깥 둘레를 합하면 619척이다. 이를 보(步)로 환산하면 안 둘레는 119 보이고, 바깥 둘레는 163보이다.


수치가 일치하는 부위는 옹성의 바깥 둘레가 된다. 따라서 의궤에 말한 "옹성 규모"를 나타내는 길이의 기준은 "옹성의 바깥 둘레"란 것이 증명된다.


친한 친구와 화성을 거닐다 옹성에 오거든 질문을 던져보자. 친구가 맞추어도, 틀려도, 저녁 식사와 술은 질문한 사람이 사도록 하자. 즐거운 하루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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