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거나.. 기대하거나..

지우개 요정과 함께 하는 소소한 일상의 흔적

by 나무를심는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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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거나.. 기대하거나..]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형태의 인연을 맺는다. 그 인연은 때로는 사랑의 형태로 때로는 친구의 형태로 때로는 동료의 형태가 되기도 한다. 간혹 사업을 하는 경우라면 동업이나 제휴의 형태로 인연을 맺기도 한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처음 시작되는 인연은 대체적으로 그 느낌이 좋고 설레이기 마련이다. 그렇지 않으면 애초 인연이라는 것이 성립되지 않을테니 말이다. 누군가는 악연도 인연이지 않느냐고 반문할런지 모르겠지만 악연이라는 것은 본래 인연으로 시작하여 그 끝이 좋지 못한 경우를 이르기 때문에 그 역시 시작은 좋은 느낌과 설레임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 느낌이 끝까지 혹은 목표로 한 지점까지 이어진다면 참 다행일텐데 인연이라는 것이 아쉽게도 그리 만만치만은 않은 모양이다. 덕분에 우리는 살면서 수 많은 인연들을 대상으로 원하거나 바라지 않았던 실망을 하게 되고 상처를 받을 때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실망을 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대체 무엇으로 인해 상처를 받게 되는 것일까? 가장 첫 번째 이유를 손에 꼽자면 아마도 상대가 애초부터 선의가 아닌 악의로 접근을 했다던가 본래가 사기꾼이었거나 갑자기 변덕이 생겨 중간에 변심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그 보다 더 최악인 경우가 있을 수도 있겠다. 만일 이유가 그러하고 사정이 그러하면 더 이상 따지고 분석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건 그냥 무조건 상대가 나쁜 거고 상대가 죽을 죄를 지은거지.. 그 상대는 욕을 먹고 벌을 받아도 싸다. 작정하고 상대에게 피해를 주고 상대의 뒷통수를 치고 상대를 짓밟는 것처럼 최악의 행위는 없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내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인연에 대한 실망과 상처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어차피 누가 봐도 명료하고 분명한 원인과 결과, 그것에 대한 판단에는 의문이 끼어들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간혹… 분명 실망을 하거나 상처를 받은 이는 ‘나’인것 같은데, 잘 들여다 보면 그 이유조차 ‘나’인 경우가 있다. 도대체 이 애매한 경우는 무엇이란 말인가.. 어찌하면 이런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일까…?


“너한테 정말 실망이야.” 혹은,


“네가 그럴 줄은 정말 몰랐어.”


살면서 이런 대화를 직접 경험하였거나 듣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을 듯 싶다. 주로 상대에게 무엇인가 기대를 했는데 그걸 져버렸다던지 아니면 그 결과가 자신이 정해둔 기대치에 충분히 못미쳤다고 생각할 때 꺼내는 말이다. 아마도 그 대상은 대사를 꺼내든 사람의 인연 중 하나였을텐데 어쩌다 그런 말을 듣게 되었을지.. 생각해본건데 그 인연의 무게중심이 나보다는 상대에게 있을 때 특히 인연의 초점이 상대에게로 향해 있을 때 기대는 쉽게 무너지게 된다. 그 말인즉슨, 상대와 인연을 맺을 때 ‘나’는 이미 상대를 통해 무엇무엇을 이루거나 받을 수 있겠지 하는 기대를 갖고 출발한다는 것이다. 물론 좋은 인연이 만나 서로에게 기대를 주고 기대를 받을 수 있다면 좋은 일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 기대감이 자칫 함부로 사용되면 기대가 기대에 그치지 않고 말 그대로 상대에게 ‘기’꺼이 나를 맡기고 그 어떤 ‘대’가를 바라는 행위가 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그런 기대는 상대에게 쉽게 의지하고 기대게 되면서 인연의 밸런스를 무너뜨리기 마련이다. 즉, 기대가 기대는 행위로 변질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함부로 기대를 하는 것은 어쩌면 인연을 대하는 방법에 있어서 그다지 세련된 행동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연은 절대로 일방적이지 않으며 상호보완적일 때 비로서 완성된 형태를 갖춘다. 나로 하여금 상대에게 배려받기 보다는 배려하기를 이해받기 보다는 이해하기를 도움받기 보다는 도움주기를 기본으로 한다면 나 역시 어느새 배려받고 이해받고 도움을 받는 상황에 놓여있을런지도 모른다. 하나와 하나가 만났지만 둘이 아닌 마치 하나가 된 것 같은 관계, 그런 소중한 인연을 곁에 두기를 원한다면 기대 하거나 기대기 보다는 귀를 열어주고 어깨를 빌려주고 가슴을 나눠주는 내가 되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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