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근육 키우는 방법
강의할 때 종종 하는 비유인데, 글쓰기와 운동은 정말 많은 부분이 닮아있다. 어디 글에만 해당하겠나. 뭔가를 배워나가는 과정은 대게 운동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스트레칭부터 근력 운동까지
글 근육 키우기
모든 운동의 시작, 스트레칭
스트레칭은 유연성 향상과 더불어 관절의 가동 범위를 넓히고 부상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글을 쓸 때도 사고의 유연성과 생각의 가동 범위를 넓혀야 좋은 글이 나온다.
하루 10분 글쓰기와 초고 쓰기는 일종의 스트레칭에 해당한다. 일단 머리에서 떠오르는 대로 막 써보는 과정을 통해 경직되어 있던 뇌를 풀어줄 수 있다. 사고의 경계를 허물고 보다 창의적인 글을 쓸 수 있는 기초적인 훈련법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띄어쓰기, 맞춤법에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도 스트레칭 효과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다.
몸 풀었으면 이제 근육을 키워보자!
: 반복, 그리고 도전
근육질 몸매를 만드는 건 결국 반복이다. 바벨을 들고, 또 들고, 다시 들고, 계속 들고, 자꾸 들고, 매일 들어야 근육이 생긴다. 글도 마찬가지. 많이 써보고, 열심히 퇴고하면서 글 근육이 붙는다.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에서 '多'가 바로 '반복'하란 소리다.
한편, 내가 모르던 분야에 대한 글쓰기 도전은 뇌의 근력 향상에 엄청난 도움을 준다. 일종의 고중량 운동에 해당한다. 1kg짜리 아령 백 번 드느니 열 번 겨우 들만한 무게를 자꾸 들어야 근육이 빨리 는다.
다만, 반복 훈련 이전에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 있다. 올바른 자세와 기술부터 배워야 반복도 의미가 있다.
운동과 글쓰기, 제대로 된 자세부터 배워야
운동을 처음 시작한다면 반드시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기를 권한다. 잘못된 자세로 운동하면 노력 대비 성과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거꾸로 몸이 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글도 그렇다. 몸이 상하진 않지만 아무리 반복해도 발전이 없다면 본인이 글을 쓰는 '자세'를 다시 점검해봐야 한다. 제대로 된 스트레칭 방법부터 헬스장에 있는 기구 사용법을 배워야 하듯 글쓰기에도 바른 자세와 요령, 기술이 분명 존재한다.
문장의 기본과 글의 구조, 그리고 퇴고. 이 정도는 익혀야 글이 는다. 요컨대 문장과 문단을 제대로 다룰 줄 알아야 반복을 통해 글 근육이 생기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무턱대고 반복만 한다고 해서 실력이 늘진 않는다.
운동과 글쓰기 훈련이 주는 성취감
마지막으로 운동과 글쓰기는 공통적으로 성취감을 준다. 처음 운동 시작할 때 맨몸 스쿼트도 힘들어하던 내가 20kg짜리 봉에서 지금은 60kg까지는 들 수 있게 되었다. 하루하루 늘어가는 근력을 느끼다 보면 성취감은 물론 없던 자신감도 솟구친다. 어떤 환경, 어떠한 난관이 와도 나라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 나는 한때 의사도 포기했던 몸이다. 그런데 내 노력과 의지로 얼마든지 변할 수 있음을, 또 실제 그 변화를 느끼고 나니 일상에도 엄청난 자신감이 붙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
생각은 누구나 하지만 그 추상적인 생각을 일목요연하게 글이라는 시각 정보로 풀어내는 건 아무나 못한다. 꾸준한 노력을 통해 내 생각을 차분히 정리하고 글로 풀어낼 수 있게 되면 그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글로 표현하는데 일단 자신감이 생기고 나면 실력 향상에는 어마어마한 가속도가 붙는다. 근력 향상보다 훨씬 빠르게.
마지막으로 글을 잘 쓰려면 실제 운동도 병행하면 좋다. 생물학적 나이는 두뇌 활동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운동은 노화를 막고 뇌 기능을 활성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