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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루 Mar 31. 2022

글쓰기와 운동의 공통점

글 근육 키우는 방법

 글쓰기는 운동과 많은 부분이 닮아있다. 어디 글쓰기에만 해당하겠나. 뭔가를 배워나가는 과정은 대게 운동과 비슷한 측면이 많다.


 첫째, 스트레칭이 먼저다. 운동에서는 유연성 향상과 더불어 관절의 가동 범위를 넓히고 부상을 막기 위함이다. 글을 쓸 때도 사고의 유연성과 생각의 가동 범위를 넓혀야 좋은 글이 나온다. 글쓰기가 어렵다고 느껴지게 만드는 원인은 글 근육이 부족해서도 있지만 스트레칭 부족인 경우도 흔하다.

 <10분 글쓰기>와 <일기 쓰기>가 글쓰기에서는 대표적인 스트레칭에 해당한다. 떠오르는 대로 써보는 것만으로도 굳어있던 머리가 풀린다. 각각의 훈련법은 뒤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특히 뇌를 스트레칭할 때는 띄어쓰기나 맞춤법에 신경 쓰지 말아야 효과가 크다.


 둘째, 제대로 된 자세부터 익혀야 한다. 글 운동 초반에는 내가 잘 알고 있는 분야, 즉 쉽게 쓸 수 있는 내용을 다루면서 기본기를 익혀야 한다. 문장의 기본과 문단을 짜는 방법, 글의 구조, 그리고 퇴고. 이 정도가 기본기에 속한다. 기본기가 탄탄해야 글이 는다. 글에서 기본기란 기초 체력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히딩크 감독이 왜 기술보다 기초 체력 훈련에 집중했는지 생각해보라.


 셋째, 자세가 몸에 익으면 본격적으로 글 근육을 키워야 한다. 근육질의 멋진 몸매를 만드는 건 결국 중량 운동의 반복이다. 바벨을 들고, 또 들고, 다시 들고, 계속 들고, 자꾸 들고, 매일 들어야 근육이 생긴다. 글도 마찬가지. 많이 써보고, 열심히 퇴고하면서 근육이 는다.

 쓰는 자세가 몸에 익으면 본격적으로 고중량 운동을 할 차례. 내가 잘 모르는 분야, 혹은 새로운 장르에 대해 써보면 뇌의 근력 향상에 폭발적인 가속도를 내게 한다.

 분명 강조하지만 무턱대고 반복만 한다고 해서 실력이 늘진 않는다. 처음엔 스트레칭으로 근육의 가동 범위를 늘리고, 가벼운 무게로 시작해 자세부터 익힌 다음 고중량을 드는 것이 순서다. 경직된 사고를 유연하게 만들고, 문장과 문단부터 제대로 다룰 줄 알아야 반복을 통해 글 근육이 생기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운동과 글쓰기가 닮은 점은 성취감이다. 처음 운동을 시작하면 맨몸 스쿼트도 힘들다. 엉망인 자세부터 바로잡은 다음 반복해나가다 보면 차츰 바벨을 짊어지고도 너끈히 스쿼트를 할 수 있다. 그때부터 하루하루 늘어가는 근력을 느끼다 보면 성취감은 물론 자신감도 솟구친다. 어떤 환경, 어떠한 난관이 와도 나라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생각은 누구나 한다. 하지만 연기처럼 쉽게 흩어지고 마는 생각을 붙잡아 일목요연하게 글이라는 시각 정보로 풀어내는 건 아무나 못한다. 꾸준한 노력을 통해 내 생각을 차분히 정리하고 글로 풀어낼 수 있게 되면 그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글로 표현하는데 일단 자신감이 생기고 나면 실력 향상에는 어마어마한 가속도가 붙는다. 근력 향상보다 훨씬 빠르게.

 한편 글을 잘 쓰려면 실제 운동도 병행하면 좋다. 생물학적 나이는 두뇌 활동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운동은 노화를 막고 뇌 기능을 활성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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