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떤 거 하면서 살고 싶어?"
나는 나에게 질문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감 있게 말하진 못한다.
어린 나이를 빌려 호기롭게 말하던 것들도 이젠 언어가 무거워서 내뱉지 못한다.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책임져야 하는 책임과 내 감정들이 소용돌이를 친다. 불안이 와 겁쟁이가 내 각각의 감정들을 만나고 있는 것 같다.
사회가 무섭다며, 불공평하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취준생에게는 자비가 없었다.
책임 없는 쾌락만 쫓은 나는 오늘도 이렇게 시간을 허비한다.
손에 잡히는 대로 읽었던 책들과 인기가 많다고 소문난 곳을 가며 비어진 허영심을 채웠다.
무작정 글을 쓰며 모난 내 모습을 감췄다. 감춘 내 모습 뒤로는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모양만 어른인 사람이 있었다.
현실과 마주할 용기를 갖지 못해 익명으로 도망쳤다.
말로는 무겁고 무섭다고 말하지만, 나의 정확한 감정을 잘 모르겠다. 내가 지금 당장 어떠한 감정을 느껴야 되는지 모르겠다.
이 감정의 이름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내가 옛날부터 책을 많이 읽었더라면 지금의 감정을 정확히 묘사할 수 있었을까?
시간은 내가 잡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흘러가고 나는 시침마저 뒤따라가기 힘든 사람이 되었다.
시침은 한 바퀴를 돌고 나를 때린 뒤 멀리 도망간다.
오늘도 시간에 맞긴 채 하루를 보낸다.
나를 속이는 허영심으로 채운 하루들을 보낸 어느 순간부터 해보고 싶은 것이 생겼다.
전부터 발악한 허영심은 현재의 내가 그 행동에 진심을 담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시침은 나를 격려하는 것이 보인다.
스쳐 지나간 시간 중에 가장 나은 '오늘'이었다.
"나는 어떤 거 하면서 살고 싶어?"
오늘도 미래의 나를 투영한 현재의 내가. 과거를 생각해 보며 묻고 있다. 하나하나 순서대로 해봐야겠다는 말의 끝으로 아픔을 견디며 발자취를 남겨본다.
작은 움직임일지라도 발버둥 치고 싶었다. 세상에 말해주고 싶었다.
내 행동에 진심을 담아보기 시작하였다.
오늘의 불안과 무서움, 그동안 나를 버티게 해 주었던 허영심도 고마웠다.
진심을 담은 지금은 하고 싶은 걸 찾아보고 있다.
아직도 세상이 무섭지만 스릴감을 느끼며 잘 걸어야겠다.
그때 당시의 나에게는 모든 이야기가 실화이든 소설이든 중요하지 않았다.
이 책을 읽었다는 사실을 나에게 실화였고, 나만의 소설은 내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기에.
오늘도 갖가지 감정을 가지며 글을 쓴다.
브런치로 통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황보름 작가님의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책처럼 사람 사는 이야기를 들어보고 보고 싶다.
간접적으로 다양한 여행을 즐기고 싶다.
또한, 나만의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다양한 감정을 전달해주고 싶다.
사람이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으로.
어떤 것을 느꼈다 하더라도 사람마다 다 다를 테니
부정적인 감정이라도 나쁜 게 아니니까.
불안함도 그 일이 잘 되었음 하는 소망이니까,
우리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아무것도 아닌, '나'를 만들어가는 우리만의 발악이었으니까.
지금의 나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언젠가 이 시절을 꺼내어 볼 수 있기를,
그때의 내가 이 시절의 나에게 고마움을 전달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 글의 발자국은 여기서 끊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