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4일 낮 12시 51분경, 충남 서산 제20전투비행단 소속 공군 스텔스 전투기 F-35A 1대가 기체 이상으로 동체착륙을 감행하여 화제가 되었다. 동체착륙이란 별도의 착륙장치 없이 항공기 동체로 활주로에 미끄러지면서 착륙하는 것을 뜻하며, F-35A의 동체착륙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보고된 사례였다.
조종사의 위험부담이 큰 작전임에도 다행히 인명피해는 전혀 없었고, 사고 당시 조종간과 엔진을 제외한 모든 장비가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한미 공동조사단이 조사에 착수했다. 이후 해당 기체의 자세한 손상 정도는 공개되지 않았는데, 군 당국은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천억 넘는 스텔스 전투기
독수리 1마리에 폐기 위기
22일 복수 매체 보도에 따르면, 군 당국은 지난해 동체착륙한 F-35A 기체의 폐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군은 “사고 당시 조류 충돌과 동체착륙, 화재 등으로 인해 항공기 엔진 및 기체, 기골의 다수 부위가 손상됐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3월 한미 공동조사단이 밝힌 사고 원인은 중량 10kg 남짓의 독수리 한 마리였다. 사건 당시 조종사는 저고도 항법 중 ‘쿵’하는 소리와 함께 항공기 이상을 느꼈다고 밝혔는데, 조사단은 약 330m 고도로 비행하던 기체와 독수리가 충돌했다는 결론을 냈다.
빠른 속도에 충격 컸다
수리 비용이 1,100억 원
공군에 따르면 사고 당시 기체 좌측 공기흡입구로 빨려 들어간 독수리는 내부 격벽을 뚫고 주요 부품을 직접 손상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독수리의 중량은 10kg 남짓이었지만, 당시 F-35A가 900km/h 이상의 속도로 비행했던 탓에 충격량은 약 30t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현재 공군은 제작사 록히드마틴과 비용 및 복구 방안을 놓고 협의 중이며, 수리 비용은 구매 비용과 맞먹는 약 1,1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류 충돌이 원인인 터라 비용 부담은 전적으로 우리 군에 있다. 군 당국은 경제성과 안전성을 고려해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며, 폐기하거나 훈련 교보재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