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유럽과 육지로 연결된 특징 때문에 유럽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이러한 러시아 행보의 연장선에 있으며, 이 전쟁과 에너지 관련 이슈의 영향으로 유럽은 몸살을 앓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보다 더 강력한 조처를 할 가능성이 높으며, 실제로도 최근 푸틴이 내린 결정이 그러하다.
러시아는 대서양에 자국의 호위함을 파견할 예정인데, 이 함선에 지르콘 극초음속 미사일이 탑재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유럽과 미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늘은 이번에 파견된 러시아의 호위함인 어드미럴 고르쉬코프급 호위함, 이하 고르쉬코프급과 여기에 탑재된 3M22 지르콘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러시아의 주력 호위함인 고르쉬코프급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한 함선
고르쉬코프급은 러시아 해군의 주력 전력인 호위함으로, 만재배수량은 5,400t으로 거대 군함을 대규모로 운용해왔던 소련 시절의 해군을 고려한다면 확실히 체급이 작아 보인다. 하지만 그 대신 130mm 함포, 어뢰를 비롯한 강력한 대공, 대함, 대잠 무기가 탑재되어 적지만 강한 소형 함선으로 구성된 함대 운영이라는 최근 해군 트렌드에 매우 적합한 함선이기도 하다.
많은 러시아 무기가 다양한 역할을 한 번에 수행해야 한다는 목적이 있다는 점은 고르쉬코프급도 동일했다. 애당초 단일 목적의 함정은 불필요한 낭비라는. 고르쉬코프급을 설계한 러시아 국영 조선그룹 연합 조선 공사의 발언은 이를 더 확실히 한다. 여기에 스텔스 디자인이 적용되면서 러시아가 태평양, 대서양에서 수행하는 다양한 임무를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는 만능 호위함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미국이 걱정하는 지르콘
대함미사일 수준을 넘은 성능
하지만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이 고르쉬코프급에 탑재된 무기 중 3M22 지르콘 극초음속 미사일이 탑재되었다는 점이다. 미국보다도 먼저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성공한 러시아는 이후 다양한 플랫폼에서 이 기술을 응용하고자 했고, 항공기 탑재 버전인 Kh-47M2 킨잘과 ICBM 형태의 아방가르드,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인 대함미사일 형태의 지르콘까지 완성했다. 이는 미국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현재 서방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무기이기도 하다.
지르콘의 성능은 기존 대함미사일 급을 초월한 오버 스펙으로, 순항속도는 마하 8에 달하며, 최대 사거리는 러시아 주장으로는 1,000km에 달한다. 또한 탄도미사일 기반의 부스트 글라이드 형태가 아닌 순항미사일형 디자인을 채택하여 저공비행 능력이 뛰어나 탐지가 어렵고 기습 효과가 우수하다. 이후 호위함뿐 아니라 잠수함에도 탑재될 예정이며, 2021년 8월 24일 공급 계약이 체결되어 곧 실전에 배치될 예정이다.
최근 우크라이나 휴전 가능성
협상용 카드로 파견한 듯
최근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혹은 평화협정을 고려하고 있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그만큼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러시아의 국력이 한계에 달했다는 점을 추측할 수 있다. 따라서 협상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단순히 상대방과 조건을 조율하는 것뿐 아니라 협정이 체결되지 않는다면 취할 수 있을 극단적인 조치를 카드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번 고르쉬코프급과 지르콘의 대서양 배치는 협상을 최대한 자국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끌어내고, 그 체결을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종용할 수 있게 하려는 카드일 것으로 추측된다.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극초음속 미사일의 실전 데이터는 충분히 쌓인 상태이기 때문에, 누구도 러시아가 이 미사일을 정말 사용하기 위해 배치한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