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9월, 중국 상무부는 국가 주권과 안전, 시장 주체의 합법 권익 등을 단호히 보호한다는 취지로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리스트 규정’을 공표했다. 해당 명단에 포함된 외국 기업은 중국과 관련한 수출입 활동 및 투자 등이 제한되기에 사실상 중국 정부의 블랙리스트나 다름없다.
해당 규정이 발표된 이후 전방위적 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을 저격한 조치가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는데, 실제 1호 제재 시행은 미국 기업에 이루어졌다. 정찰풍선 격추로 양국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던 2월, 중국 상무부는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로 중국의 국가 안보와 영토 보전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라며 글로벌 방산업계 1·2위 업체인 록히드마틴과 레이시온을 명단에 추가했다.
수출입 활동 전면 금지
임원 6명 중국 입국 통제
현지 시각으로 18일, 중국 상무부는 홈페이지 입장문을 통해 두 기업에 대한 제재 세부 사항을 공개했다. 대상 기업은 항공기 관련 장비를 공급한 록히드마틴과 미사일 시스템을 판매한 레이시온 미사일&디펜스로, 상무부는 “이들 기업은 오랫동안 대만에 무기를 판매해 성질이 매우 나쁘다”라고 꼬집었다.
이번 조치에 따라 두 회사는 중국과의 수출입 활동이 전면 금지된다. 아울러, 제임스 도널드 타이클렛 록히드마틴 CEO, 웨슬리 D.크레머 레이시온 미사일&디펜스 사장을 비롯한 2개 업체 임원 6명은 중국 입국과 사업 행위 등을 할 수 없게 됐다.
자국 기업 적극 동참 독려
미국과 담 더 높게 쌓을까
중국 상무부는 “중국산 제품이 이들의 군수 산업에 사용되는 일을 막겠다”라며 자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하기도 했다. 상무부는 “거래정보 확인을 위한 법률 및 규정 준수 시스템 구축을 강화하겠다”라며 경고성 메시지를 내비쳤다.
앞서 미 방산업계에 대한 중국의 제재 발표에 백악관은 “상징적인 것이며 불필요한 조치”라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 미국은 중국과의 무기 관련 기술 거래를 대부분 금지하고 있지만, 록히드마틴 등 일부 업체는 민간·상업용 장비 판매를 위한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이번 조치를 시작으로 중국의 보복성 제재 범위가 넓어질 우려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