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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D-20] 인수인계 잘 하는 방법.

(구) 마케터 (현) IT 대기업 기획자의 대퇴사 여정기 - 4

by 제이미

(퇴사 계획이 없어도 읽어보세요!)



[2023.03.17]


어느덧 20일 앞으로 다가온 퇴사일!

실제 근무하는 일수로 따지면 마지막 출근일까지 딱 15일 정도 남아서, 인수인계를 진행하고 있다.


평소 업무 스타일이 꼼꼼하다는 말을 종종 듣는데,

그래서인지 인수인계를 준비하는데에도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퇴사 또는 팀 이동 등을 앞두고 있다면 참고할 수 있게 인수인계 자료 잘 작성하는 방법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1. 카테고리는 최대한 일관성 있게 세분화하기

: 내가 담당하던 업무가 1인분이라고 해서, 그 1인분을 통째로 들고가서 업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들 이미 업무가 가득한 상황이라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내 업무를 여러명이 나눠가지는 형태가 될 텐데,

카테고리를 세분화하여 작성해 두는 것이 조직장(관리자)의 입장에서는 편할 것이다.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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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실제 작성한 인수인계 항목의 일부를 변형해보았다.


크게 '관리자센터 운영 및 기획' 이라고 묶을 수 있는 업무도

▲마케팅 운영 ▲서비스 통계 관리 ▲디자인/개발 가이드 관리 등으로 카테고라이징을 하면

조직장의 입장에선 어떤 담당자에게 업무를 이관할 것인지 결정하기 쉬워진다.


마케팅 운영은 어드민 운영업무 비중이 높은 ㅁㅁ에게,

서비스 통계 관리는 데이터 툴을 다룰 수 있는 ㅇㅇ에게,

디자인/개발 가이드 관리는 디자인과 협업 비중이 높은 ㅂㅂ에게


인수인계를 하면 효율적일 것이다. 라는 예상을 직관적으로 할 수 있다.


물론 인수인계를 하는 입장에서도, 보다 이해도가 높은 사람에게 업무 설명을 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또한 떠나는 입장에서, 내가 이 서비스에 이렇게 많은 기여를 했다! 는 점을 깨알 어필할 수도 있다.)



2. 그간의 굵직한 히스토리를 한 페이지에 정리하기

: 새로운 업무를 받게 되면, 가장 먼저 하게 되는 일이 '히스토리 파악'인 것 같다.

이전에 어떤 니즈가 있어 기능을 개선했고, 실제 결과는 어떠했는지.

어떤 부서에서 업무가 이관 되었는지,

어떤 버그가 왜 발생했고, 어떻게 해결했는지.

주요한 서비스 히스토리를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가 껑충 뛰어오를 수 있다.


다만 업무 히스토리는 jira, wiki, 메신저 등에 산재해 있기 때문에

이를 한 공간에서 볼 수 있게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를 해 두면 좋다.

나도 wiki에 담당 서비스의 주요 운영 히스토리를 아카이빙 해 두었고,

인수인계를 할 때에도 그 페이지에서 중요한 내용들을 발췌해서 공유를 하니 자료 정리에 드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좋았다.



3. 비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는 최대한 개선해보기

: 기존에 진행하던 업무들 중 "왜 이런 방식으로 일 할까?"라고 느꼈던 부분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사실, 이유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

나도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유관 부서 담당자 ▲디자인 ▲마크업 ▲FE 개발 ▲BE 개발과 꾸준히 커뮤니케이션을 했는데,

새로운 담당자가 온다는 합리적인(?) 핑계로 비효율적인 업무 방식을 바꿔보려고 노력했다.


1) 배포 주기를 2주에서 1달로 늘리고, 불필요한 회의를 없앴다.

내가 담당하던 프로젝트는 2주에 한번 스프린트 형태로 배포를 진행하고,

배포 당일 정기 미팅을 통해 작업 리뷰 및 다음 스프린트 작업 리스트를 확인했다.

하지만 유지/보수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 특성 상, 스프린트 별로 배포되는 작업이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에

정기 배포와 미팅 주기를 1달로 늘리는 방안을 논의했다.

스프린트 운영에 드는 리소스와 불필요한 회의 시간을 줄여서, 새로운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리소스를 확보한 셈이다.


2)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일했다.

부서 별로 이용하는 메신저가 달라 총 3개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카카오톡 / 카카오워크 / 사내 메신저)

담당자들의 양해를 구해, 프로젝트 업무 담당자가 동시에 소통할 수 있게끔 공식 소통 창구를 개설했다.

원래는 이유 없이 나뉘어져있던 소통 창구가 일원화되니, 정보 공유도 원활하게 이루어졌고 커뮤니케이션 속도도 빨라졌다.

사실 너무 간단한 일인데, 업무를 맡은지 몇 달이 지나고 퇴사를 결심한 시점에서야 이를 개선한게 된 게 아주 아쉽다.


퇴사 전 총대를 메고 업무 프로세스를 조금이라도 개선하면,


나도 업무 개선에 대한 소소한 경험을 쌓을 수 있고

담당자들도 향후 불필요한 리소스를 줄일 수 있어서 일석이조다.


퇴사를 앞둔 시점에서 인수인계가 그렇게 중요한가?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내가 하던 업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비효율적인 부분을 개선하고, 그간의 히스토리를 정리하다 보면

향후 이직이나 창업을 할 때에도 어떻게든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만약 내가 지금 회사에서 퇴사 할 계획이 없더라도,

진행했던 업무를 주기적으로 아카이빙하고 개선 포인트를 찾으려 노력한다면

동료에게 일잘러로 인정받고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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