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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미 Jun 09. 2024

프리랜서 기획자의 데일리 회고 (6/3~6/7)

프로젝트 마감을 준비하며

프리랜서 기획자의 데일리 회고 (6/3 ~ 6/7)

부제 : 프로젝트 마감을 준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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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6.3 “프로젝트 마감을 준비하며”


 영업일 7일 후면 90여일간의 프리랜서 첫 프로젝트가 끝난다. 이제 거진 업무 마무리 단계라 퍽 뿌듯함을 느끼고 있는데, 한편으로 기분이 묘하기도 하다.


 전 회사를 다니던 시간에 비하면 정말 짧은 시간이라, 이 곳에 소속감을 느낄 수 있을까? 정이 들 수 있을까? 궁금했었는데 어느새 이 팀의 분위기와 좋은 사람들에게 적응해서 떠나기가 아쉬워진 기분이다. 같이 점심을 먹고 가끔 티타임을 가지던 좋은 동료들이 있어서 낯선 조직에도 빨리 적응할 수 있었고 먼저 ‘정들었는데 많이 생각날 것 같다’는 살가운 말을 건네주시는 분들에게 너무 감사하기도 하다.


 이 팀을 떠나기가 너무 아쉬운 것과는 별개로 업무적으로, 절차적으로는 떠날 준비를 해야할 시간. 프리랜서로 퇴사는 처음이라 혹시 내가 놓친 부분은 없나 알아보고 있다. 프리랜서나 계약직 직원들은 해촉증명서라는 것을 많이들 신청하는 것 같아서 소싱 플랫폼측에 문의도 넣을 생각이고 내가 90일동안 이 곳에서 했던 업무의 내용과 성과를 (수치화하긴 어렵겠지만) 잘 정리도 해봐야겠다.


 프리랜서의 첫 시작점이 되어준 고마운 회사와 잘 이별하는 것이 남은 기간의 숙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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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6.4 “어차피 내 일”


 이전에도 몇번 적었듯이 프리랜서로 근무를 시작하고 난 뒤 회피하는 습관을 많이 고치게 되었다. 나를 한번 돌아보고 나니 회사에서도, 인간관계에서도 ‘회피형’인 사람들이 평소보다 눈에 띄기도 한다.


 이 곳에서 서비스 가이드 문서를 작성하기 시작하며 궁금한 정책이나 히스토리를 구글 시트를 통해 문의하고 있는데, 실무자들이 답변해주는 내용만 봐도 ‘평소 어떻게 일하겠구나’ 느껴지기도 해서 재밌다.


 누군지 밝힐 수 없지만 “A라는 기능을 실행하면 어떤 데이터를 불러오나요?” 라는 문의를 하면, ‘서버에서 불러오는 데이터를 보여줍니다.’라는 매우 두루뭉술한 답변을 전해주는 개발자도 있었다. (저는 서버에서 ‘어떤’ 데이터를 불러오는지 궁금했는데요.)


 처음에는 “그래서 어떤 데이터를 불러오나요? A인가요, B인가요?” 라고 내가 예상하는 답안 후보 몇가지를 물어보기도 했는데 질문을 1, 2번 하는게 아니라 수십번을 해야하니 나도 제풀에 지쳐 더이상의 질문을 생략한적도 사실 있다. 그럴때마다 어차피 모호한 답변으로 가이드 문서를 정리하면, 향후에 질문을 받을 사람도 어차피 본인일텐데.. “언제 하든 어차피 내 일”이라는 생각은 안해보셨나?" 의문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사실 이 회사에서 3개월만에 엄청나게 기획력이 늘었다거나, 대단한 인사이트를 얻었다고 할 순 없지만 일을 대하는 나의 태도. 한정된 시간 안에서 집중해서 완성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역량을 키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찌보면 “가이드 문서”를 작성하는 일이야 말로, 보통 회사에서 정해진 주 담당자가 없기 때문에 누구나 차일피일 미루는 일이기도 한데 누구나 회피하고 미루고 싶은 일을 내가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완성했다는 점에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모두가 나에게 협조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알려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봤으나 그건 당연히 욕심이고, 그런 동료들의 모습을 보면서도 또 다른 경험과 배움을 얻었기에 한단계 성장한 느낌이라 오히려 홀가분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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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6.7 “퇴사 D-5”


 이제 벌써 퇴사가 5일 앞으로 다가왔다. 일반적인 퇴사에 비해 칼같이 근무 시간과 장소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은 거의 다 끝났지만 출퇴근시간, 점심시간을 더 철저히 맞추려고 한다. (정해진 기간 내에 계약 내용을 이행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더 드는것 같다.)


 그러다보니 읽었던 가이드 문서나 작업했던 내용을 읽고 또 읽게 되는 불상사(?)가 발생하게 되는데 1년 넘게 일했던 도메인보다도 꼼꼼하게 정책 하나하나를 파고든 느낌이라 모빌리티 서비스에 더 관심이 생기기도 한다.


 이 다음에 어떤 도메인에서 일을 하게 될지 미지수이지만, 확실한 건 ‘모빌리티’라는 새롭고 낯선 서비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정리한 적이 있기 때문에 어떤 기획이라도 잘 해낼 수 있단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사실 나는 아직 운전면허가 없고, 자전거도 잘 타지 못해서 공유 킥보드와 전기 자전거를 이용해본적이 없다. 그럼에도 정말 맨땅에 헤딩하듯 실무에 바로 투입되어 이제 퍼스널 모빌리티 플랫폼을 잘 안다고 말할 수 있게된 것 처럼 이직을 하거나 프리랜서로 외주를 받게 되더라도 새로운 분야에 대한 두려움이 이전보다 덜할 것 같다.


 가끔은 전 회사에서 이만큼 꼼꼼하게 로직을 정리하고, 히스토리를 디깅했더라면 더 일을 잘 했을까?라는 아쉬움도 느껴지는데 앞으로 실무를 경험하며 보완하면 되니까. 더이상 후회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


 퇴사는 비록 5일 남았지만, 프리랜서는 퇴사 후가 더 치열하게 바쁠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의 업무적 여유를 즐기고, 다시 구직과 새로운 도메인에 적응하기 위한 에너지를 비축한다고 생각해야겠다. 조만간 또 어떤 곳에서 내 역량을 키우게 될지 기대되기도 하는 퇴사 D-5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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