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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환 Jun 13. 2020

나의 독서법

책에 따라 읽는 방식은 달라야 한다.

사람마다 나름의 독서법이 있다.

평소에 책을 가까이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몇 년 전 제대로 책을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은 다음 가장 먼저 한 일은 나의 독서 방식과 습관을 되돌아보는 것이었다.




독서 방식을 되돌아보다


출퇴근 이동 간에 읽는 책이 가장 많았고, 책은 한 권의 책을 다 읽고 다른 책을 읽기보다는 이동 간에 읽는 책, 집에서 읽는 책, 회사에서 읽는 책이 각각 있어서 여러 권을 한꺼번에 읽는 경향이 있었다.

읽으며 바로 느끼고 감상할 수 있는 책에 대해서는 따로 기록을 남기지 않고, 나중에 참고가 될 만한 책들만 주요 내용을 요약하는 방식으로 정리해 두곤 했다.

IT, 온라인 비즈니스 등 실무에 필요한 책들을 많이 읽는 경향이 있었고, 문학서적이나 철학 등 인문학 고전들은 거의 읽지 않는 편이었다.

책을 읽는 권는 한 달에 1~2권, 그것도 한동안 읽지 않을 때는 바쁘다는 핑계로 두어 달 손을 안 댈 때도 있었고, 많이 읽을 때는 3~4권 까지도 읽는 등 읽는 분량도 들쑥날쑥했다.


전체적으로 정리해보자면 당장 먹고살기 위한 책들을 뒤쳐진다는 두려움 속에서 그때그때 읽어 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읽는 방법에 대해 전체적인 재 검토와 수정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책 읽는 방법을 공부하다.


오직 독서뿐(정민 지음, 김영사), 다산의 독서 전략(권영식 지음, 글라이더),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효진 옮김, 걷는나무), 포커스리딩(박성후 지음, 오디세이), 등 수많은 독서에 관련한 책들이 내 손과 눈을 거쳐갔다. 정말 '독서'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을 한동안 끼고 살았다.


나의 독서 습관을 되짚어 보고 나서 이러한 책들을 읽으니, 2가지로 독서 습관 바로잡기의 방향이 보이기 시작했다.




■ 책의 종류에 따라 읽는 방식을 다르게


나는 책을 크게 실용서와 교양서로 나눈다.


실용서에는 자신의 업무 분야에 당장 필요한 책, 자기계발서, 여행이나 취미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들이 포함된다.

이러한 책을 읽을 때에도 소위 첫 장부터 마지막 장 까지 다 읽어야 비로소 책을 다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마음먹기로 했다. 그러고 나니 오히려 필요한 부분만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실용서를 읽는 방법은 우선 목차와 개요, 저자의 서문 등을 꼼꼼하게 읽고 이 책에서 내가 얻을 것이 무엇인지를 마음속에 각인한 다음, 전체 페이지를 1초에 한두 페이지 정도 넘겨본다는 생각으로 책장을 빠르게 넘긴다.

그렇게 책의 전체 구조를 파악한 다음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과감히 넘어가면서 필요한 부분들만 정독하는 방식으로 책을 읽기로 했다.

이렇게 읽고 나니 책 읽는 속도가 우선 빨라졌고, 두꺼운 책을 지루하게 정독했을 때 보다 오히려 머릿속에 남는 내용들이 더 많았다.


교양서는 문학, 인문학, 철학, 그리고 취미와는 관련이 없으나 사회생활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책들이다.

이러한 책은 처음부터 꼼꼼히 내용들을 곱씹어가며 읽게 되는데, 딱히 왕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낭독과 필사를 곁들인다면 독서효과를 많이 높일 수 있다.


낭독은 책을 입으로 소리 내어 읽는 것인데, 낭독의 장점은 내가 생각하고 이해하는 속도에 맞춰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눈으로 책을 읽는 경우는 사실상 내가 이해를 하면서 읽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눈의 속도로 활자를 따라가고 있는 것인지 파악하기 힘들다. 하지만 낭독을 하는 경우는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에서는 자연스럽게 속도가 늦춰지는 등 나의 생각의 속도에 따라 읽게 되는 것 같다. 지하철이나 사무실 같이 다른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는 낭독을 하며 책을 읽기가 사실상 불가능한데, 이런 경우에는 종종 소리는 내지 않고 입모양으로만 따라 읽기도 한다.


필사는 마음에 와 닿는 부분, 또 이후에 내가 참조해야 할 부분에 대해 노트에 적는 방법으로, 다산 정약용 선생도 책을 읽다가 중요한 구절이 나오면 이를 옮겨 적는 방법(초서)으로 책을 읽었다고 한다.

필사는 옮겨 적는 것만으로도 기억에 한번 더 새김과 동시에 기록을 남긴다는 데에도 의의가 있고, 옮겨 적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들도 함께 메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책 내용을 모조리 필사한 적도 있다.

중국 사서(四書) 중 하나인 '대학(大學)'을 마음먹고 필사하였는데, 내용만으로는 노트에 11페이지 밖에 안 되는 분량인걸 알고 놀란적이 있었다. 필사해도 한 번에 다 이해되는 내용이 아니었지만 한편으로는 재미있고 뿌듯한 경험이었다.



■ 독서 계획과 읽은 책에 대한 기록 남기기


기존에는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다면, 거창하게 독서 계획표를 만들지는 않더라도 이제는 적어도 2~3주 정도의 기간에 어떤 책들을 어디에서 어떻게 읽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책을 읽으려 한다.

독서 계획은 책의 편식을 막고, 정해진 분량의 책들을 최소한 필요한 부분만이라도 꼭 읽을 수 있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

원래의 습관에 기초해서 회사에서 읽을 책, 이동 간에 읽을 책, 집에서 읽을 책 정도 정해 놓고 각각의 책을 언제까지 읽겠다고 하는 것만으로도 독서 계획이 세워진다.


책을 읽고 나서는 대략적인 내용과 느낌, 감상을 정리해서 기록으로 남기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소한 제목과 읽은 기간만이라도 메모해두니 연말에는 나름 일 년 동안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 통계도 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어떤 책은 노트에, 어떤 책은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서 메모하고 있으며, 그마저도 어려울 때에는 스마트폰으로 체크해 놓았던 부분을 사진으로 찍어 놓고 나중에 틈날 때 다시 메모하여 정리하기도 한다.




책 읽는 방법을 공부(?)까지 했다고 해도 정리해보니 별로 유별난 방식도 아니고 그냥 다른 사람들이 책 읽는 방식과 크게 다를 바는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방식으로 마음 잡고 책을 읽어보니 확실히 전보다는 효과적인 독서가 가능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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