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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 대한 깨달음

(2022) 미움과 원망을 버린다.

by BeginDefine

2022년은 나의 어리석음을 깨닫고 주변에 대한 고마움을 느낀 해였다.

나의 마음 상태에 대한 표현, 거리 조절 하는 방법, 단호해지는 법, 절대적으로 모른척을 하는 법을 배웠다. 서로에게 ‘잘’해서 고마운 것이 아니라 그냥 내 주변에 남아있어 주는 존재들, 관계들을 생각했을 때, 그냥 내 곁에 있어준다는 사실 하나에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상태까지 생각이 잘 자랄 수 있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관계가 항상 좋을 것이라는 믿음(혹은 집착)을 버리고서 오히려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었다. 모든 면이 다 좋은 사람을 찾기 힘들다. 단점을 인정하고 장점만 볼 수 있도록 노력했다. 나의 주변에 남은 사람들 또한 인지는 하지 못했을지언정 나에게 그래주었을 것이다. 나의 단점을 알고 있음에도 장점을 크게 보아주고 사랑해주었을 것이다.


모든 문제는 자존감의 하락에서 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고 나서, 뭔가 이상 상황이 발생하면 그만큼 힘든 것이구나 이해하고 불안해 하지 않기로 했다. 이런 방법을 사용함으로써 반복되는 실망감을 끊어내고 불신 지옥에 빠졌던 상황을 잘 극복해냈다. 전엔 끊어내기만이 답일 것이라 생각했던 관계가 너무나 소중해졌다. 해답은 나에게 있었다.


쓸모없다 생각한 대화들과 알량한 자존심 문제, 알력다툼, 섣부른 판단은 좀 씁쓸할지언정 용서하고 존중할 수 있었다. 오해가 생겼다면 오해를 풀고, 옳은 것과 나의 장점을 보여주면 된다는 그런 믿음과 이끌려가지 않는 단단함이 생겼다. 헛소리라 치부되는 것들은 무시하고, 내 방식대로 내가 알아서 신뢰를 쌓아가는 방법을 보여주면 자연히 해결되는 것이었다. 그럴 여유가 없다면 잠시 그렇게 흘러가는대로 놔두는 것도 그런대로 나쁘지 않았다. 그만큼 내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런 결심이 흔들릴 때, 약해질 때, 불안할 때에는 나의 자존감에도 문제가 있었다.

나도 타인도 자존감이 힘들 때에는 거리가 필요하며, 거리를 두지 않을 시 서로에게 상처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잠시 무언가 힘든 것 같을 때에는 기다려주는 것이, 그리고 현재 나의 상황을 이야기하여 기다려 달라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선을 배워갔다.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 잘 맞는 사람이 다 있는 법이다. 잘 맞는 표현 방식이 있는 법이다. 내가 그러하듯이!


나 혼자만의 깨달음을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아야한다. 오지랖은 오지랖일 뿐이었다. 오지랖의 마음은 파도와 같아서, 부드럽고 조용히 다가가야 서로가 다치지 않는다. 흑과 백으로 나누는 것은 나에게는 편했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시각으로 사람들을 바라봐야겠다, 다양함을 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더 많은 충돌을 경험하고 문제의 실마리를 찾아가야 했다. 낯선 것과 낯선 곳은 항상 힘들지만, 이제는 제법 여유있게 자리를 차지하는 방법을, 중도를 지켜나가는 법을 터득해나가는 것 같다.


때때로 방어기제를 핑계 삼아 공격해오는 기분이 들어도 그러려니 무반응으로 응답한다. 반응하지 않으니 참 고요하고 잔잔해진다. 타인이 어쩌든 이끌리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어설픈 선민의식을 경계하자. 상황과 사람이 내 맘처럼 따라주지 않는다고 상처 입고 미워할 필요가 없었다.


섣부른 판단을 하게 만든 것에도 다 빌미와 이유를 주었기 때문이고, 아직 내가 완벽하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자책은 그만하도록 하자. 나의 어리석음도, 타인의 어리석음도 모두 잠깐 지나가는 헤프닝일 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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