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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없는새 Nov 29. 2021

#02. 장거리 연애

우리에게 피해 갈 수 없는 것




우리에게 피해 갈 수 없는 것은 단연 물리적 거리이다.

연애 시작부터 어쩌면 결혼해서도 당분간은 지속되어야 할 'long distance love' 하하..

우리는 결혼 후에도 약 2년 동안 한국과 헝가리를 오가기로 합의했다.

주변인들은 처음에 나의 연애 소식 더 나아가 후에 결혼 소식에


'그런데 장거리 연애 안 힘들어?'

'괜찮겠어?'

'꼭 지금 결혼해야 할 이유가 있어?'

등 우려가 담긴 시선으로 내게 말했었다.


나는 내가 장거리 연애에 굉장히 특화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전에 경험들이 꽤 있기도 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냄으로써 스트레스를 회복하는 성격이기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워커홀릭스러운 성격이 있으므로 오히려 각자 생활에 집중하고 만날 때 뜨겁게 사랑하면 돼!

라며.. 말이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과 오래 떨어져 있는 일은 내 지인들이 말한 것처럼 생각보다 힘들고 외로운 일이다.

일단 신뢰가 바탕이 되는 건 기본이고, 일상에서 감내해야 하는 것들도 의외로 많다.

무엇보다.. 감정의 컨트롤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ㅜㅜ


그래서 가끔은 아무 잘못 없는 애꿎은 오빠에게 툴툴거릴 때도 있고,

어제의 무뚝뚝함은 과묵해서 좋은데 오늘은 무뚝뚝함은 SIRI 같고 인공지능 같다고 시비를 털고,

어느 날은 그냥 보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하기도 한다.

나는 감정의 편차가 크지 않은 사람인데... 이렇게 유치해지는 날 발견할 때마다 괴롭다.


착한 오빠는 그래도 늘 사랑한다, 귀엽다, 고맙다고 말해준다.

큰 싸움으로 번지지 않게 늘 현명하고 성숙하게 제어해준다.

(난 인정은 잘한다 ^^;;)


쓰다 보니 제목과 본문이 괴리감이 생길 것 같아 재빨리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야겠다.

그래도 '힘들어 죽겠다'라는 말은 내뱉지 않는다. 스스로도 하지 않기로 했다.

노력하고 기다리는 사람이 나만이 아니라 서로이기 때문이다.


인생의 결혼 선배님들은 여전히 부부가 되면, 붙어있는 시간이 소중하다 그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말하지만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을 찾고 설계하고 싸우고 화해하고 찾아나가보려 한다.



비오는 날 영화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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