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나답게 살아야 한다
“그렇다면 개들은 어떻게 살고 싶은 걸까?”
우리가 사람같이 살고 싶은 것처럼, 개들도 개같이 살고 싶습니다.
사실 개들이 제일 좋아하는 놀이는 온 동네방네 뛰어다니며 마음에 드는 전봇대와 나무마다 높이, 더 높이 내 오줌을 갈기면서
‘’나댕댕 왔다 갔던 길’
표시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만난 다른 개들과 살살 목덜미, 귀, 항문 냄새를 맡으며
“이 놈이 아군인가, 적군인가 그도 아니면 썸남썸녀인가…”
간을 보면서 때로는 으름장을 부리며 싸우기도 하고, 간혹 조금씩 다치기도 하고, 물렸다 낫기도 하고, 운이 좋으면 짝을 만나 짝짓기도 하고 싶을 거예요.
그러는 과정에서 친한 친구가 생기면 신이 나 무리 지어 돌아다니면서 남의 똥 냄새도 맡아보고, 그 똥을 싼 놈이 누군지 분석하느라 먹어도 보고, 그 위에 제 똥, 오줌으로 냄새를 덮으며 온 세상에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고 신이 나는 동물이 우리가 사랑하는 개입니다
아앗~? 우리 개가 좋아하는 공놀이나 터그 놀이는 어디 갔냐고요?
현대 도심 속 개들은 공처럼 빠른 쥐를 못 잡고, 같이 내 귀를 잡아당겨 물고 놀아주는 친구 개를 만나지 못하니 대신 장난감으로 본능적 활동을 대체하는 것입니다. 물론, 공이나 터그가 숲 속 놀이보다 시시하다는 건 아니에요. 공을 쫓아도, 쥐를 쫓아도 모두 개들의 건강하고 신명 나는 놀이일 테지요. 그러나 대개 개들은 하루에 약 일산에서 강남의 거리 정도는 눈감고도 이동하며, 들과 산을 누비면서 발바닥에 굳은살이 박이고, 상처를 입고, 굶어도 보고, 다쳐도 가면서 스스로 강인하게 자라나던 위대한 늑대의 자손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거예요.
그런데 오늘의 개들은 어떻습니까?
내 발톱을 갈아, 내 근육으로 먹이를 사냥하는 대신 ⧭ 전 세계 유능한 박사님들이 연구하신 고영양 사료를 1년 내내 시리얼처럼 ‘바각바각’ 배불리 먹으며, 백화점 명품관의 유명 브랜드 같은 옷을 겹겹이 입고, 발에는 굳은살이 생기지 않도록 신발을 신고 뒤뚱뒤뚱 귀엽게 산책합니다. 그마저도 그 기회가 적어 하루의 대부분을 안전하고 지루한 아파트 방 안에서 지내지요. 그렇게 안전한 집은 바람 한 점의 변화와 자극도 없어, 집 안에서 먹고 자고 하는 동안 살이 계속 찌고, 관절이 안 좋아집니다. 실내를 쾌적하게 해주는 은혜로운 에어컨과 온풍기 때문에 호흡기 질환이 생기게 되죠. 하나 더 보태면 야외 활동이 적다 보니, 햇빛을 쬐지 못해 비타민 D가 부족해지고, 피부와 모질이 거칠어지면서 비듬, 탈모, 피부병, 알레르기 등이 발생하곤 합니다.⧭
어랏? 듣다 보니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 아닌가요?
그렇습니다. TV와 너튜브를 틀기만 하면 나오는 우리 건강 관리 정보와 ⧭ ~ ⧭ 표식으로 말씀드린 개들의 삶이 너무 비슷하죠? 이렇게 활동량과 외부 자극이 없이 단조롭고 변화 없는 생활을 하다 보니, 무료함, 스트레스로 인해 개들도 다양한 우울감이나 기분장애, 무기력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연이 좋아 개들과 친구가 되었는데, 우리가 건강한 자연으로 가는 대신 개들을 우리의 피폐한 삶으로 잡아당기고 있는 것은 아닐지요.
우리는 요즘 ‘개에게 원래 건강한 즐거움’이 무엇인지 생각하기보다, 우리가 느끼는 안락함과 즐거움을 자꾸 주고 있는 듯합니다. 우리가 될 수 있으면 편하고, 쾌적하고, 맛있는 것을 많이 즐기고 싶어서 그것을 그대로 개에게 주고 있는 듯해요. 조금 더 우려가 되는 점은, 개들도 이것을 좋아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요즘의 개들은 점점 더 걷지 않으려 하고, 아무리 맛난 음식을 줘도 더, 더 씹기 쉽고 맛있는 것을 요구하며, 스스로는 활동을 잘하지 않는 무기력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는, 늑대와 개의 실험을 통해서도 알 수가 있는데요. 닫힌 박스 안에 먹이를 넣어두고, 개와 늑대 앞에 두는 실험이 있다고 해요. 이때, 늑대는 먹이를 혼자 얻어내려고 어떻게든 상자를 찢어 발기며 계속 시도를 하는데, 개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인간을 바로 쳐다본다는 결과가 있다고 합니다. 개의 지능과 길들임에 관한 실험인지도 모르겠으나, 반갑다고만 생각되는 결과는 아니더군요. 개들은 우리가 없으면 어떻게 먹이를 얻을 수 있을까.
비슷한 예가 또 있습니다. 정확히 개는 아니지만, 편안함에 길들여지는 갯과 동물의 이야기가 있어요. 미국의 코요테 이야기가 그것입니다. 요즘 들어, 코요테들이 겨울이 아니어서 먹이가 풍부한데도 시내 민가로 자꾸 내려와 음식물 쓰레기를 뒤진다고 합니다. 사냥보다 먹이를 얻기 쉽고, 달고 짠 먹이들이 빠르게 에너지를 주면서 기분이 좋아지고 그 맛에 익숙해지면서, 코요테가 먹이를 사냥하지 않는다고 해요. 그래서 자꾸 도심에 출몰하는 코요테 때문에 주민들은 공포감을 느끼고, 코요테는 자주 사살이 된다고 합니다. 야생의 코요테가 이런데, 우리와 같이 문명에 빠져 살고 있는 개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원래 자유롭게 살던 개들은 다쳐도 스스로 핥고 일어나, 내일 또 사냥을 하며, 그 와중에 새끼를 낳고 기르면서 스스로 강해지는 긍지를 갖고 있었습니다.
개들은
내 발로 걷고
생각하고
자기 일에 도전했다
실패하며
혼자 잘 지내지만
동료들과 또 같이 어울리며 살아가는
독립된 자연계의 동물입니다.
오늘, 당신의 개는 6가지를 했을까요?
만일, 아니라면 당신의 개는 오늘을 산 것이 아닙니다. 그냥 살아 있었을 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