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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이양 Sep 29. 2019

문득문득 행복하면 된 거야

여러분 우리 문득문득 행복하자고요~

김제동이 굿모닝 FM을 하차한다.

하차하면서 그가 한 말이 기사 헤드라인으로 떴다.

“여러분, 문득문득 행복하세요!”  

근데 이 말을 들으며 문득 든 생각이

그래... 지금 내 인생에서 문득문득

행복하면 된 거 아닌가?

친구와 삶의 고단함에 대해서 어려움과

불안에 대해서 한숨을 쉬며 얘기하다가

통화를 끝내고 이 헤드라인을 보는데

그래! 어떻게 삶이 항상 행복할 수 있겠어?

그걸 바라는 게 어쩌면

나의 오만이자 어리석음이지  

평범한 삶에서 문득문득 오는 편안함과

행복이 있으면 그래도 감사한 삶 아닌가?  

열심히 한 주 일한 뒤에 받는 월급을  입금하고 나서

구멍이 숭숭 나버리고 늘어난 속바지를 버리고

새 것으로 사고 돌아오는 길

맘에 드는 립스틱과 주방용품을 고르는 그 시간

집에 와서 새로 산 물건들을 테스트해보면서

거울을 마주 보고 있는 그 시간

비는 보슬보슬 오고 있지만 맛있는 빵을 사들고

집에 와서 미뤄놨던 드라마를 보면서

맘껏 늘어질 수 있는 오후

좋아하는 라디오를 틀어놓고 라면을 끓인 뒤

밥까지 비벼먹고 나서 배부른 상태로

바로 누워서 게으름 피우는 늦저녁

함께 웃으면서 일할수 있는 동료들과의

시답지 않은 농담의 순간들

아침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좋아하는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차로 달리며 출근하는 그 시간

오래간만에 찾아온 평화로운 식탁 앞에서

별 얘기 아닌데도 웃으면서 보냈던

가족과의 찰나의 그 순간들

소소하고 평화로운 이런 일상의 순간에서

나는 문득문득 행복함을 느꼈고

그때의 나는 분명 웃고 있었다.

이런 순간들이 있었다는 걸

자꾸 까먹는데 다시 한번 기억하기를 원한다.

예고도 없이 자꾸 들이닥치는

불안과 불행의 사건들에 압도되지 말고

이런 잔잔한 일상에서 오는

행복도 있음을 기억하기를 원한다.

그래 문득문득이라도 행복하면 된 거지.

이러한 순간들이라도 있어야

내가 숨을 쉴 수 있는 거지

가끔은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것

그리고 앞으로 경험해보고 싶은

버켓 리스트들을 생각하면

기대되고 설렐 때가 있다.

그러니 앞으로는 너무 큰 행복을 바라지도

기대하지도 말고 문득문득만 행복하자!

그 찰나의 행복을 오래오래 기억하자.

어쩌면 인생은 이런 빛나는 순간의 기억들로

남은 아프고 힘든 시간들을 버티는 거라고

누군가가 말했던 거 같다. 맞는 말이다.

빛나는 순간들을 잘 기억해뒀다가 꺼내보면서

어려운 순간들 이겨내 보자!

이젠 그냥 문득문득만 행복하는 거야.

여러분 모두 문득문득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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