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누비스 Aug 27. 2024

요즘 하는 생각에 대하여

나는 매그니토일까 아니면 자비에 교수일까


 근래 마블 엑스맨 시리즈를 보는 것에 취미가 붙어 엑스맨 영화며 애니며 원작 코믹스며 이것저것 보고 있다. 뼛속까지 오타쿠 기질이 한가득인 내가 언젠가 엑스맨 시리즈에도 손을 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이전부터 막연하게 하기는 했지만, 어쩌다보니 충동적으로 몰아서 도장깨기 하듯 시리즈를 찾아보게 되었다.


 쭉 스토리를 감상하면서 문득 이는 사회적 소수자와 비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뮤턴트(돌연변이)와 사피엔(인간)의 갈등과 대립은 현실의 사회적 소수자와 비소수자의 갈등과 대립 구도를 닮아있었다. 뮤턴트와 사피엔의 관계만이 아니었다.


 뮤턴트 내에서 두 지도자 격 캐릭터인 매그니토와 자비에 교수의 대립구도 역시 현실 세상과 비슷했다. 뮤턴트는 우월하며 뮤턴트가 사피엔보다 우위를 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매그니토와 뮤턴트와 사피엔은 둘 다 동등하며 화합을 주장하는 한편으로 자신 역시 사피엔의 편견에서 완전하게 자유롭지 못한 자비에 교수의 모습을 보며 나는 성소수자 인권 활동가로 있으면서 그 안에서 보았던 여러 꼬라지들이 떠올랐다. 차마 말로 모두 말할 수는 없지만 그 안에서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수시로 온갖 사람들을 보았기에 저 두 인물을 닮은 사람들 또한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었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일까. 나는 어떤 성소수자 인권 활동가일까. 나는 매그니토일까, 아니면 자비에 교수일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밤이다.

 뜬금무지만, 엑스맨은 역사라는 우스갯소리를 하는 친구의 목소리가 떠오른다.





작가의 이전글 나를 사랑하는 삶은 너무 어려운 것 같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