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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식에게만은

<딸에 대하여> 김혜진, 2017

by OncoAzim

동성애자이며, 비정규직이며, 남의 일에 함부로 나서는 딸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머니가

일이라는 행위에 대한 자긍심과 자부심에 천착하고

“젊은 날의 그 귀한 힘과 정성, 마음과 시간”을 아무 상관도 없는 이들에게 “함부로 나눠 준” 젠이라는 존재를 아무 댓가없이 돌보고 그의 임종을 지킨다.


자신에게는 소중한 노동의 모럴도, 이타적 삶에 대한 존경도

내 자식에게만은 적용되지 않는 모순된 상황이

바로 각자도생의 사회인 것만 같다.


육아라는 행위의 종착역이 그런 한계를 지니게 되는 것이 싫다.

그러나 세계 어디서나 부모자식의 관계라는 것이 갖게 되는 모순이자 보편성인 것도 같다.


작가가 대구 출신 여성이라는 것이 인상깊다. 박상영 작가도 그렇고 한국에서 가장 정상성에 집착하는 도시가 퀴어작가들의 산실이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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