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 시작 전에 종잣돈을 만드는 것이 필수다. 투자의 씨앗이 되는 종잣돈은 투자가 아닌 절약을 통해 안정적으로 모아야 하고, 이 종잣돈을 바탕으로 투자를 시작해야 건강한 투자 수익을 단단하게 쌓아 올릴 수 있다. 무엇이든 기본이 탄탄해야 흔들리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데 건강 또한 이와 마찬가지다.
일상생활을 무난히 할 수 있는 기본 체력이 있어야 운동을 통해 기력을 쌓고 체력을 키울 수 있다.
일상생활도 힘든 상황에서 체력을 키우겠다고 운동까지 추가하는 것은 비어있는 곳간의 쌀 한 톨까지 털어서 새로운 창고를 짓는 것과 마찬가지다. 곳간을 든든하게 채운 후 창고를 늘리고 다시 채워야 하는 것처럼 건강도 일상생활을 무난히 해낼 정도의 체력을 먼저 채워야 한다.
남들은 새벽 기상해서 헬스장을 가고 수영을 하고 매일 만 걸음을 걷는다고 해서, 나도 같은 방법으로 체력을 기르려고 해 봤지만 오히려 체력이 더 저하될 뿐이었다. 하루 도전하고 다음날 앓아누워버리는 것을 게으름이라 책망하는 것을 얼마나 많이 반복했는지 모른다. 결국 나의 허약함을 인정하는 것으로 진정 나를 위한 건강관리가 시작되었다.
남들보다 월등히 허약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남들처럼 해서는 체력을 기를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했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일상생활조차 힘겨운 사람이 남들 같은 기본 체력을 채울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체력을 기르는 방법에 대해 다들 잘 먹고 잘 자고 꾸준히 운동하라고 하는데 모두 나에게는 버거운 일이었다.
시행착오 끝에 결국 내가 선택한 방법은 한약과 영양제였다.
어려서부터 약했던지라 각종 건강식품과 한약을 어린 나이에 인상을 써가며 억지로 먹어야 했는데, 그 탓인지 약에 대한 거부감이 심하게 있었다. 게다가 요즘 세상에 음식만 골고루 잘 먹으면 영양이 부족 할리 없다 생각했고 젊은 날의 치기를 강한 체력으로 착각하고 살았다.한약과 영양제는 어딘가 이상을 느끼는 중년 이상의 나이에 먹는 것이라 생각했었다.
어느 날부턴가숨쉬기조차 힘들어질 만큼 체력이 저하되고 아무리 잠을 자도 잠이 쏟아지면서 팔을 드는 것조차 안간힘을 써야 할 정도가 되었는데, 그럼에도 나는 나의 게으름만 질타했었다.숨 쉬고 일어나고 걸어 다니는 일상생활을 할만한 체력이 없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주위 사람들도 나의 극심한 체력 저하를 게으름으로 보았기에 안팎으로 채찍질당할 수밖에 없었다.
우연히 어느 책에서, 20대에 먹은 한약이 평생 간다는 문구를 보게 되었고, 무슨 생각 이어선지 그렇게 싫어했던 한약을 먹겠다며 괜찮은 한의원을 수소문했다. 그렇게 찾아간 곳에서, 현재 나의 상태는 요양병원에서 죽을 날만 기다리는 기운 없는 80대 노인과 비슷하다는 진단을 받았다.누워 있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만큼 모든 기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던 것이다. 그때 나이가 25살, 겉보기에는 좀 마른 편일 뿐, 혈색이나 혈기로는 그냥 보통의 20대였다.심지어 하체비만이라 하체가 튼튼하여 겉으로 보기에는 건강하고 활기차 보이기까지 했었음에도 나의 체력은 보통 이하 중의 이하였던 것이다.
감초가 들어가지 않아 형용할 수 없이 쓴 한약을 며칠 먹고 나서야 진짜 건강한 상태라는 게 어떤 건지 체험할 수 있었다. 체력이 있으니 잠도 푹 잘 수 있고 식사 후 소화가 잘되어 활동할 수 있는 기운도 채워졌다. 호흡을 할 때 몸통에 힘을 주지 않아도 되고 식후 으레 느끼던 피로감이 식곤증이 아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악을 쓰며 사는 것과 진짜 기운이 있어 움직이는 것이 이렇게나 달랐다.
그리고 1년 뒤, 남들만큼 건강해졌지만 여전히 게을러서 운동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한 내가 찾아간 다른 한의원에서 건강한 70대 노인과 같은 건강 상태라는 진단을 받았다. 체력이 좋아졌다 믿은 건 워낙 안 좋았던 상태와 비교해서 상대적인 느낌이었을 뿐, 여전히 체력단련을 위한 운동은 무리였고 맨손 체조나 해야 했다.일반적인 체력 증진을 위한 상식은 여전히 나에게는 무리한 이야기였다.
이 경험은 나에게 큰 충격을 주었는데, 체력이 약하면 당연히 잘 먹고 운동을 열심히 하면 된다고만 생각을 했었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나뿐만 아니라 자기계발서나 TV 건강 프로그램 그리고 가족, 친구들 모두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실이었다. 다들 푹 자고 잘 먹고 운동을 꾸준히 하면 체력이 좋아지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믿었고 그게 일반적인 상식이었지만, 적어도 나처럼 타고난 기력이 너무 없는 허약한 사람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었다.
사실 20대가 몸이 허하다고 해서 한약을 지어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흔치 않기도 하다.
그 뒤로 체력이 떨어졌다 느낄 때면 한약을 지어먹으며, 잠 잘 자고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고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는 일상적인 체력을 유지했다. 아니, 종종 보충하면서 살았다는 말이 정확할 것이다.잘 쉬는 것도, 운동으로 체력을 기르는 것도, 어느 정도 기본적인 기력이 있을 때 가능한 것이지 아무런 바탕이 없이 공중누각으로 세워질 수 없다. 체력을 기르기 위해 운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운동 강도를 아무리 낮추어도 힘이 부친다면 몸을 보하는 약을 먹는 것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어떨 때에는 이렇게 약을 먹어야 일상을 유지하는 나 자신이 한심해서 기력이 없음을 느끼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때도 있었다. 건강검진에서는 그래도 아무런 이상 소견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더 속상했다. 하지만 그래 봤자 결국 손해 보는 것은 나였다.
그래서 남들보다 허약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꼭 필요하다. 진정 나를 위한 건강관리가 무엇임을 절실히 느껴야 남과의 비교에서 느껴지는 불안감을 떨칠 수 있다. 나의 잘못으로 인한 일도 아니기에 나를 타박하게 되지도 않는다. 필요하기 때문에 필요한 일을 하는 것이라고 순순히 받아들이기가 쉬워진다.
한약은 우선 자신이 믿을만한 한의원을 찾는 것부터 일이다. 유명한 한의원이라도 나와는 맞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 군데를 가보는 것이 좋다. (일반 병원에 대해서도 사실 그렇다.)
부담스러운 약 값도 한의원에 가길 꺼리게 되는 이유 중 하나다. 게다가 기력이 없는 경우, 보통 녹용이 들어가게 되는데 그러면 가격이 엄청 뛴다.몇 군데를 다녀보면 약값도 저렴하면서 복용했을 때 효과가 좋고 진료 방식도 자신과 잘 맞는 한의원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한약은 오랫동안 먹는 약이 아니기 때문에 건강의 종잣돈을 모은다 생각하고 한 번쯤 자신을 위해 쓴다 마음먹으면 좋을 것이다.
보약을 복용한 후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기력이 회복되면 그때부터 걷기나 맨손체조 등 나이 드신 분들이 하는 운동을 조금씩 시작하면 된다. 가벼운 스트레칭이라도 건강 정도에 따라 힘들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럴 때는 그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체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약간 힘든 듯한 강도로 운동을 해야 한다지만 일상생활을 편안하게 느끼기 위해 기초 체력을 채우기 위한 운동이라면 몸에 부담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한약이 부담스럽다면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되는 영양제를 복용하여 일상에 활력을 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나는 작년 초에 한약을 한 달간 먹고 다시 한번 기력을 회복했다. 그리고 코로나 이후로 면역력 증진을 위해 먹기 시작한 영양제가 피로 해소에도 도움이 되는 듯 해 꾸준히 먹고 있다. 2년 이상 꾸준히 복용하고 있는 것은 맥주효모, 마그네슘, 아연, 칼슘, 비타민D이고 최근 실리마린을 추가해서 먹고 있다.
이 중에서 체력적으로 도움이 많이 된다 느낀 것은 마그네슘과 실리마린이다.
마그네슘을 먹으니 아침에 일어날 때 잠이 빨리 깨고 몸을 일으키는 게 수월하게 느껴졌다. 이불 안에서 꿈틀거리며 미적거리는 시간이 없어진다, 잠에서 바로 깨지 못하고 5분 만을 여러 번 외치며 뭉그적거리는 것이 차가운 현실을 마주하기 무서운, 정신적인 문제라고만 생각했는데 육체적 피로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잠에서 깨면 다른 생각이 들기 전에 바로 일어나라는 조언은 많지만 체력이 저하되면 의욕만큼 잘 되지 않는다. "그냥 몸을 움직이는 것"은 심리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실제 몸을 일으킬 힘이 충분히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누운 자세에서 앉은 자세로 바꾸기 위해 상체를 일으켜 세울 힘이 누구에게나 있는 것은 아니다. 없는 힘에 억지로 몇 번 해낼 수는 있겠지만 그럴수록 점점 체력은 저하되고 갈수록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어질 것이다.
마그네슘은 음식물을 소화, 흡수하는 효능과 함께 근육의 수축과 이완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 피로 자체를 풀어준다기보다는 활력을 높이고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데 도움이 되는 영양소인 듯하다.
최근에는 실리마린을 추가해서 먹고 있다. 간 영양제로 유명한 이 성분 역시 피로 해소에 직접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간의 기력 회복을 도와 몸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단일 성분이기에 가격이 저렴하면서 잘 알려진 회사의 것을 선택했다.
마그네슘이 아침 기상을 쉽게 만들어 준다면 실리마린은 일상의 피로를 덜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실리마린 복용 이후로 일상적인 하루를 보낸 후 저녁에 느끼는 피로감이 덜 한 듯한 기분이 든다. 평소와 다른 활동을 더 하더라도 기력이 소진하는 느낌 없이 낮잠 등으로 바로 체력이 보충되는 느낌이다.
영양제는 보조식품이기에 꾸준히 오랜 기간 먹어야 효과를 실감할 수 있다. 원료의 출처나 제약 회사의 규모와 신뢰성은 당연히 고려해야 하지만 장기간 구입할 수 있게 부담 없는 가격선에서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력이 떨어지면 한의원을 가지만 2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도 잊지 않고 꼬박꼬박 받고 있다. 기본 검진만 하더라도 웬만한 이상 증상은 파악이 가능하다. 한의학과 양의학에 대해 호불호가 조금씩 있겠지만 나는 양쪽 다 신뢰하고 이용하려고 한다. 전문가가 아니라서 어느 쪽이 옳고 그르고 "반드시'라는 부사를 붙일 수는 없지만 양 쪽이 각 다른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력에 대한 것은 한의원으로 가고 병이나 이상증세, 그리고 정기 검진에 대해서는 병원으로 간다.
이렇게 몇 년 동안 나에게 맞는 한약과 영영제를 복용하면서 운동도 시작할 수 있게 되었고, 맨손 체조를 시작으로 운동 강도를 높여 지금은 실내 자전거 30분 정도 탈 수 있는 체력을 기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