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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양고양 Feb 21. 2022

NFT 민팅 때문에 일찍 퇴근합니다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들어주는 NFT 투자생활

NFT에 투자를 시작하면서부터 부부가 저녁약속을 거의 잡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좋아하던 소고기도 포기하고 대부분 집에서 밥을 먹고 일찍 치운 뒤 밤 9시를 기다린다.


희한하게도 대부분의 NFT 프로젝트들은 저녁에 민팅이 예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요새 같으면 정말 2~3일에 한번씩은 민팅이 있었고, 하도 트래픽이 몰려서 민팅시간이 심하면 다음날로 미뤄진 경우들도 있었기 때문에 저녁 약속 자체를 별로 잡지 않게 됐다. 남편이 매일 집에 와서 "오늘은 민팅없어?"이렇게 물어볼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민팅때문에 저녁약속도 안할 정도이니, 야근이나 회식이 많은 부서에는 절대로 가서는 안될 한 가지 이유가 추가된 것이다.


NFT 민팅이란
창작자가 NFT를 처음으로 파는 것


참고로 간단히 설명하면 NFT 민팅이란 "주조하다"의 mint에서 유래된 단어로서 NFT가 이더리움, 클레이튼 등의 블록체인의 일부가 됨을 뜻한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어려우니 쉽게 말하자. NFT를 창작자가 처음으로 파는 거다. 마치 아파트처럼 선착순으로 분양하는 거고 나는 그걸 청약하는 걸 뜻한다.


특히 요새 아주 짭짤한 수익률, 아니 몇달 치 월급을 벌어다 준 클레이튼 기반 프로젝트들은 주로 밤 9시~11시 사이에 민팅을 한다. 이에 밤 9시 50분이면 부부가 나란히 노트북을 켜고 경건한 자세로 카이카스 전자지갑에 접속한다. 트위터나 디스코드에 민팅사이트 공지가 뜨면 재빨리 민팅시간(클레이튼은 보통 블록높이)을 확인한 후, 10초 전부터는 남편이 조용히 숫자를 세고 해당 시점이 되면 누른다. 사실 요새는 조금 빨리 눌러야 성공한다고 해서 조금 빨리 누르고 있는데 성공률이 아주 높아진 지는 체감하지 못하겠다.


민팅에 성공하면 정말 나 스스로 나의 훌륭한 운에 감탄하게 된다. 나는 사주를 보면 항상 재복이 넘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물론 우리 시어머니는 지속적으로 그 점쟁이들은 이상하다며 남편이 재복이 더 좋다고 주장하고 계시지만.. 아무튼 나의 재복이 매우 훌륭해서 이렇게 훌륭한 NFT의 홀더가 되었구나 뿌듯한 기분이 든다. 예를 들어 실타래 NFT 민팅에 성공한 날에는 내가 600클레이, 즉 90만원에 3개를 민팅을 했는데 바로 바닥가가 2천클레이, 3백만원이 되는 걸 보고 절로 어깨춤을 추게 되었다. 


하지만 하도 인기가 많다 보니 민팅은 실패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최근에 실패한 민팅 중에 정말 사후적으로 가장 후회가 됐던 것은 바로 메타토이드래곤즈(메토드)이다. 메토드는 클레이튼 기반 NFT 최초로 오픈시opensea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기염을 토했다. 나와 남편은 2차민팅, 3차 민팅 모두 개같이 멸망한 기억이다. 민팅 당시 많은 사람들이 디스코드나 오픈카톡방에서 큰 한숨을 토했는데, 당시 1초, 아니 거의 0.1초 컷으로 사람들의 희비가 갈린 듯 하다. 170클레이, 한 25만원 정도에 민팅했던 걸로 기억이 나는데, 지금은 8,000클레이, 거의 1,200만원이 되어버렸다. 한장겸 디렉터의 유튜브 인터뷰라도 봤으면 오픈시 바닥이라도 쓸었을 텐데, 멍청하게도 스킵한 죄로 이렇게 좋은 프로젝트를 몰라보고 바닥조차 쓸지 못한거 같아서 너무나 아쉽다. 참고로 바닥을 쓴다는 말은 가장 낮은 가격으로 나온 NFT를 산다는 말이다. 가장 낮은 가격을 오픈시에서 floor price라고 표기하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나는 되게 못된 마누라인거 같은게 민팅에 실패하면 남편이 헛기침을 했거나 시간을 잘못 알려줘서 그런 것 같다고 니 때문이라고 궁시렁거린다. 사실 나는 대학교 때도 수강신청을 항상 망해서 폐강 직전의 수업에 있다가 다른 수업으로 뒤늦게 옮기고 시간표를 다시 짠 적도 많기 때문에 남편 탓은 절대 아닐 것이다. 그래도 남편은 그래도 항상 너그럽게(혹은 포기한듯이) "그래 나 때문이네 미안해 허허" 하는걸 보면 생불처럼 느껴진다. 아마도 한 3분 있다가 "아니야 내가 이상한 주장해서 미안해"라고 할 걸 알아서 그러는 걸까. 암튼 민팅에 실패하면 나는 큰 부자가 될 기회를 내 손으로 놓친 것 같아서 속이 쓰리다. 말 그대로 바닥에 누워서 한번 뒤굴뒤굴 구르고 재빨리 오픈시를 확인해본다. 바닥가가 너무 높으면 내가 설거지하는 기분이라 못사겠고, 너무 싸면 왠지 찜찜해서 더 못사겠다.



그럼, 민팅에 성공하면
얼마나 벌까?


만약에 클레이튼 기반 프로젝트인데 서버가 불안정해서 민팅시간이 여러번 미뤄지는 난리굿을 한 뒤에 민팅에 내가 성공을 했다면 대부분 거의 5~10배는 벌어가는 것 같다. 어쩌면 요새 특히 분위기가 좋아서 그런 것일수도 있다.


민팅의 성공률은 정말 낮은 편으로서 나는 꾸준하게 참여를 해왔는데도 성공을 한 것이 손에 꼽는 것 같다. 그렇지만 민팅에 성공을 했던 한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약 270만원을 투입해서 3천6백만원이 되었으니, 몇 달치 월급이 훌쩍 넘는 수익인 셈이다.


만약에 이정도 핫한 프로젝트 민팅을 1달에 하나씩만 성공하면 나는 회사에 다닐 필요가 없지 않을까 잠시 단꿈을 꿨다. 하지만 이내 아마도 NFT로 돈번다는 뉴스가 자주 나오기 시작한다면, 국내 공모주 상장가격이 개같이 올라서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 것처럼 각 NFT의 민팅가가 크게 오를 것 같다. 그게 아니면 갑자기 대한민국 모든 국민에게 nft 균등배분을 한다는 공약이 나오든 할 것 같다는 생각에 퇴사의 꿈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민팅 성공과 화이트리스트 받기가
수익률 높이는 핵심 key

이건 부동산 투자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민팅에 성공하는 것이 당연히 수익률 측면에서 제일 좋다. 부동산도 청약에 당첨되면 대부분 손실을 보는 일은 드물듯 민팅에 성공하면 그래도 수익률이 좋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나도 민팅에 성공한 프로젝트는 많으면 13배 넘게 오른 NFT도 있다. 이렇게 하나가 로켓을 쏴주면 사실 다른 여러개가 자잘자잘하게 망해도 크게 먹고 가는 것이다.


만약에 "가능한 일"이라면 화이트리스트를 받는 것도 좋다. 화이트리스트란 해당 NFT를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화이트리스트인 사람들은 마치 비행기 퍼스트클래스 승객들이 먼저 탑승을 하는 것처럼 밤 9시쯤 민팅을 나름의 여유를 가지고 할 수 있다. 화이트리스트를 경쟁을 시키는 경우는 그래도 드문 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이트리스트를 받는 것은 나같은 바쁜 현대사회의 구성원에겐 너무나 어렵다. 보통 화이트리스트는 디스코드의 활성화를 위해 챗굴을 많이 요구한다. 챗굴이란 채팅을 많이 해서 채굴을 한다는 의미인데, 거의 하루종일 디코에 살다시피 해야 모더(Moderator, 관리자)의 눈에 띄어 핸드픽(handpick, 직접 뽑는다는 의미로서 채팅의 양이 아니라 질도 평가한다는 의미..)의 축복을 받고 화이트리스트를 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한국인이 편안하고 일없는 삶을 산다면 챗굴을 하겠지만, 불행하게도 그렇지 못하다. 특히 나처럼 떼쟁이 아들을 키우며 눈도 침침해져가는 사람이라면 디코 챗굴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된다.


만약 시간은 부족한데 돈은 그래도 좀 쓸 수 있는 나같은 사람이라면 돈으로 처발처발 하는 방법도 쓸 만 하다. NFT 프로젝트들은 보통 초기에는 다른 유명한 프로젝트를 "묻히기" 위해 협업을 많이 하는데, 그러면 그 유명 NFT 홀더들에게 NFT 몇개를 에어드랍(무료로 줌) 해주거나, 화이트리스트를 준다. 이래서 좋은 프로젝트의 NFT를 갖고 있으면 그 프로젝트로도 한번 먹고, 다른 화이트리스트로도 계속 먹어줄 수 있는 것이다.



운영진의 능력, 로드맵,
투자자(Backer)의 삼위일체


NFT 투자에 있어서 주의해야 할 점은 구조는 마치 부동산 투자와 비슷하지만, 분양가 아래로 안 떨어지겠지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부동산은 정말 분양가보다 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NFT는 그런 경우가 매우 자주, 허다하게 발생한다. 만약에 단톡방에 무슨 프로젝트 민팅하냐고 물어봤을 때에 대답이 아무도 없으면 그냥 민팅을 접고 치킨이나 하나 시켜먹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요새같은 NFT 불장에서도 그런 프로젝트들이 왕왕 눈에 띄는 것을 보면 정말 무섭다.


그래서 NFT 투자 이전에 운영진, 로드맵, 만약에 존재한다면 투자자(Backer, VC)를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건 러그풀(rugpull, 양탄자를 잡아당기다), 즉 소위 먹튀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인 절차이다. NFT는 아직 법적으로 규제되는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나와있는 운영진, 로드맵을 잘 살펴봐야 한다. 운영진은 여태까지의 경험으로는 되도록 얼굴이나 이력, 실명을 깐 것이 좋았다. 일단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그런 경우는 크게 점수를 주고 싶다. 그리고 로드맵은 얼마나 구체적인지, 그리고 실현가능성의 측면에서도 보아야 한다. 만약에 토큰을 주는 프로젝트라면 토크노믹스(Tokenomics)도 살펴야 한다. 가능하다면 백서(whitepaper), 깃북(gitbook) 등도 살펴보는 것이 좋다.


*그림출처: © scottsdalemint,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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