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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가는 물고기 Nov 02. 2020

#27 영노의 죽음

“괵왕 이지성을 직위를 파하고 영주 자사로 보내니, 황명을 따르라!”     


끼익! 탕! 대리사의 육중한 철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터덜터덜 걸어 나오고 있었다. 

보름 만에 대리사 감옥을 나서는 지성의 얼굴은 초췌했다. 

태자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대리사 계단에 앉아서 무료하게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원하는 걸 얻으니 기분이 어떠신가? 너라는 녀석은 감옥이 체질이냐?”     


해쓱한 얼굴로 나타난 지성의 옆에 따라붙은 이융기는 주변을 휘휘 둘러보며 무심하게 말했다.   

  

“빈정거리실 거면 당장 꺼지십시오!”

“이런 감히 태자에게 막말이라니 당장 참수를 시켜야겠다!”     


웃으며 말하는 태자 이융기와 달리 지성은 진심이었다. 지금, 이 순간만은 그 면상을 보고 싶지 않았다. 태자의 얼굴에서 읽히는 불안함이 그를 더욱 두렵게 만들었다.

그가 자신을 좋은 일로 찾을 일이 없다는 것과. 이런 실없는 농담을 하는데는 그 밑에 뭔가 숨겨져 있는 것.      

저를 따라붙는 이융기를 두고, 성큼 성큼 빠른 걸음으로 마구간을 향했다. 

황급히 걸음을 옮기는 지성과 달리 이융기는 그 자리에 멈춰서 머뭇거렸다.      


“왕부는? 가보지 않을 작정이냐?”

“이미 작위를 파하였으니 그곳은 제가 머무는 곳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럼 지금 어디로 가려고?”

“바로 삼문협으로 가야지요.”

“그곳으로 갈 필요 없을 것이다. 아무도 없을 테니.”     


말에 오르려던 지성이 도로 태자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까지 보여왔던 미소가 삭 사라진 얼굴. 그가 느낀 불안감이 현실로 찾아오자 그는 자신의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그런 얼굴 할 것 없다. 그녀 스스로 결정한 일이니.”

“기어코 보내셔야 했습니까?”     


물기 어린 지성의 갈색 눈에 낙수의 핏빛 노을이 지고 있었다.      


“언제 떠났습니까?”


그는 이융기를 돌아보지 않았다. 

태자를 등에 지고 선 지성의 얼굴은 금세 흙빛으로 변해 있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불같이 화를 낼 것처럼 그의 등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천하는 유약한 물보다 못하고, 약한 자를 공격하는 자는 승리할 수 없는 법이지! 물은 비록 유연하고 약하지만 견고한 바위 또 뚫지 않더냐?”

“지금 보명공주에 빗대는 것입니까?”     


저도 모르게 비틀린 말투가 튀어나왔다.      


“이런, 내 위로가 통하지 않는군!”     


그의 장난기 섞인 대답에 지성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이융기는 당혹스러웠다.      


"그런 눈으로 나를 보지마! 차라리 화를 내라!"  


그는 지성에게 벌컥 소리를 질렀다.      


“그래서 먹잇감으로 던져 넣으셨습니까?”      


이융기는 황급히 그에게 다가갔다.      


“지성아!”     


다가서는 태자와 달리 지성은 한 발자국 그에게서 물러났다.      


“만에 하나!”     


지성의 굳게 다문 붉은 입술에 피가 고였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생긴다면?”     


이융기의 얼굴이 살짝 구겨졌다. 

대리사 후미진 골목에 을씨년스런 바람이 불었다.      


“나를 죽이기라도 할 건가?”     


이융기는 천연덕스럽게 뒷짐 지던 손을 풀어 칼집에 갖다 댔다. 

여차하면 칼이라도 뽑을 기세.


민약 그마저 저에게 칼을 들이 댄다면…. 수도 없이 생각해 왔던 일이다. 그러나 항상 거기서 생각은 멈췄다. 제발 그 이후의 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수밖에.      

 지성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태자 전하! 대신 혈육을 하나 또 잃으시겠지요!”   

  

말을 마친 그는 그대로 말을 타고 서쪽으로 내달렸다. 

이융기는 사라지는 그의 뒷모습을 그저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그는 칼집에 대던 손을 힘없이 풀었다.      


“그렇다고 그렇게 죽자고 달려들면 곤란하단 말이다!”     


지성을 태운 말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보는 이융기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걸렸다.      






“대신관께서 이곳까지는 어떤 일이십니까?”     


하얀 비단옷에 금장식이 화려한 허리띠를 맨 여인이 휘와 영노가 있는 빈전에 나타났다.      


“스승님을 뵈러 왔습니다.”     


영노를 스승님이라 부르는 여인은 신전과 천제를 책임지는 대신관. 여율재였다.

영노의 하나뿐인 제자이자, 휘가 태어났을 때 그녀에게 신탁을 예언했던 여인이기도 했다.      


“공주마마를 뵙습니다”     


간신히 숨이 붙어 있는 것 같은 영노는 힘없이 고개를 들어 대신관의 얼굴을 바로 보았다.      


“영노께서 많이 안 좋으시네! 방을 내어주시게!”

“안됩니다!”     


단호하게 대답하는 대신관을 휘는 바로 쏘아보았다.      


“아니 된다?”

“그러하옵니다!”

“대방군왕의 명인가?”

“........”     


여율제는 마치 죄를 지은 사람처럼 고개를 떨구었다.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그녀를 영노가 붙들었다, 그는 아주 작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소인은 있어야 하는 곳은 이곳입니다!”

“하지만 어르신!”

“마마! 대신관을 제가 불렀습니다.”


영노가 대신관을 향해 힘없이 고개를 돌리자 그녀는 영노에게 허리를 곱게 숙여 예를 갖췄다.     

 

“내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그대도 알겠지?”     


이미 반백이 다된 대신관은 허리를 들지 못했다. 

그녀의 허리에 달린 장식이 약하게 떨리는 것이 보였다. 굵은 물방울이 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소인이 방도를 구해보겠사옵니다!”     


대신관의 노쇠한 목소리에 물기가 가득했다.      


“슬퍼 말거라! 이것이 나의 운명! 세상의 흐름을 거스른 대가가 아니더냐!”     


영노는 대신관의 하얗게 센 머리를 가만히 눈길로 쓸었다. 

    

“너는 너의 사명을 다하였을 뿐, 스스로를 탓하지 말아라!”

“어르신!”

“다만 내가 죽어 네 아비를 어찌 볼 것이냐!”     


영노의 말에 대신관의 가녀린 몸뚱이는 빈전의 차가운 바닥 위에 무너지듯 주저앉았다.      


“하나만 부탁하마!”

“하문하십시오.”

“향로에 연. 기를 멈. 추게 해. 다오.”     


힘들게 숨을 쉬던 그의 들숨이 중간마다 끊어지기를 반복했다.      


“어르신!”

“네가 흐윽. 하기 어려운 것...흐윽. 이라는 걸 알지만 부디….”     


영노의 눈빛은 꺼져 가는 촛불처럼 불안하게 흔들렸다. 

마지막 남은 힘을 다 쏟아부은 탓이었을까. 바닥으로 쓰러지는 영노의 몸을 홍수가 붙들어 안았다. 그는 초점 없는 얼굴로 어딘가를 응시했다.     

 

“마마! 하늘 연못에! 사비성에, 사비성에….”     


마치 길을 잃은 어린아이가 그리운 품을 찾는 것처럼. 그는 허공에 마른 나뭇가지처럼 앙상한 손가락을 휘저었다. 물기도 말라버린 눈에서는 진한 고독과 깊은 공허가 배어 나왔다. 

휘는 눈물을 참고 그의 손을 잡았다.     

 

"후읍!"


생명이 빠져나가는 가쁜 숨소리가 들렸다. 들이쉬고 내뱉기조차 힘든 고통스러운 한숨 소리.      


“이제 그만 편히 쉬십시오.”     


그녀는 무너지는 마음을 붙잡으며 영노에게 마지막 안식을 고했다. 

그녀의 얼굴에서 폭포수 같은 슬픔이 쏟아져 내렸다.     

그 한 마디에 괴로워하던 영노의 얼굴이 일순간 펴졌다. 

그리고 이어진 긴 한숨.      


대신관의 통곡소리가 금전산을 흔들었다. 

아무도 오지 않는 빈전, 백제의 마지막 대장장이가 숨을 거두었다. 

쓸쓸한 죽음이었다. 그를 위한 편안한 안식의 관도 군왕은 허락하지 않았다.      

710년 9월, 이제 곧 영승제가 시작될 무렵, 노청산 자락에 마른 낙엽이 쌓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옛 고구려의 성역이었던 건안 고성. 길고 좁게 이어진 층고를 따라 꼭대기에 이르면 장대하게 고성을 싸고 있는 산맥이 병풍처럼 펼쳐졌다. 그 한구석에 작지만, 대리석으로 깔끔하게 만들어진 전각이 하나 있었다.      

궁인들조차 함부로 드나들 수 없는 곳. 

대신관, 여율재가 사는 곳이었다.    

  

“공주께서 선택하여 주십시오.”     


노파의 음성이라기엔 힘 있고, 아름다운 음성이었다.      


“대신관이 결정권을 왜 제게 넘긴다는 말입니까?”

“군왕이 명과 영노어른의 명이 다르니, 공주께 도움을 청하는 것이옵니다!”  

   

선택!

듣지 않아도 뻔한 이야기다.      


“대신관은 어찌하길 바라십니까?”

“저는 군왕이 명도, 스승의 명도 반하는 일은 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부여씨의 생사를 결정할 권한이 저에게는 없지요!”     


하나는 저를 죽일 것을. 다른 하나는 저를 살릴 것을. 

그 사이에서 그녀의 고민이 깊을 만도 했다.


“하지만…. 알려드릴 것이 있습니다.”     


여율제는 한참을 고민한 듯 내뱉는 한 마디가 더뎠다. 


“말씀하십시오.”     


대신관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스승님께서 향로의 거푸집을 찾아가신 후 저리되셨습니다!”

“거푸집?”

“원래 신물을 만들던 집안의 사람들은 제 수명을 엮어 향로를 만들지요. 영노께서 돌아가신 건 그 거푸집이 사라졌음을 뜻합니다.”

“자세하게 설명하여 주십시오!”   

  

얼마 전 대방군이 여율재를 전각으로 불러들였다.     


“대신관은 향로의 거푸집을 가져오너라!”     


거푸집이라는 말에 여율제의 곧은 눈썹이 잠시 움찔했다.

그러나 이내 다시 찾은 평정심.      


“거푸집은 어찌하여 필요하신 것이옵니까?”

“그것을 없애야겠다!”

“어라하! 그는 아니 될 말씀입니다! 그것은…….”     


간신히 유지하던 여율제의 평정심이 무너졌다. 그녀는 다급히 외쳤다.      


“왜 스승의 목숨줄이니 내놓기 어려운가?”

“.......”

“걱정하지 마시게! 영노도 흔쾌히 허락할 터이니!”     


절대 안 되는 일이다. 그녀는 허리를 곧게 편 채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그것은 아무리 군왕의 명이어도 따를 수 없습니다”   

  

나이가 지긋이 든 노파의 말에는 거역할 수 없는 힘이 실려 있었다.      


“스승에게 전하라! 그토록 아끼는 공주의 분신도 거기에 녹아 있다고 말이야!”    

 

부여경의 말에 돌아서는 대신관의 얼굴이 굳었다. 

그녀는 스승에게 이 사실을 알리는 것을 주저했다. 

영노가 알면 어떤 행동을 할지 그녀의 눈에는 훤히 보였으므로. 

그래서 찾은 이는 사타무의였다. 

그러나 때마침 일은 벌어지고 있었다.   

   

혼자서 한참을 골똘히 고민하던 영노는 갑자기 신전에서 거푸집을 꺼내 대장간으로 급히 달려갔다. 그리고는 일말의 주저함 없이 자신의 손으로 거푸집을 산산조각을 냈다.     

 말릴 틈도 없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때 그 곁에 사타무의라는 자가 함께 있었습니다.”     


청천벽력에 맞은 홍수의 낯빛이 어둡고 캄캄했다. 

빠져나올 수 없는 덫에 걸린 기분이 들었다.      

사타무의, 그자를 믿었던 적은 없었다. 그러나 영노의 죽음에 그가 관여했다고는 믿을 수 없었다. 혈육이 없던 그 노인이 제 자식처럼 그토록 아끼지 않았던가.      




달도 뜨지 않은 어두운 밤. 

검은 옷을 입은 사내가 빈전을 찾았다. 

그의 한쪽에만 반짝거리는 귀걸이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      

빈전에 홀로 남은 그녀는 사내가 자신의 앞에 서 있는 것을 모른 척 무시했다.      


“공주마마!”     


사타무의가 입을 열자 어둠처럼 앉아 있던 휘가 벌떡 일어났다.      


“그대가 바란 것이 이것인가?”

“......”     


사타무의는 아무 말 없이 그녀 앞에 우두커니 섰다. 

언제나 뻔뻔할 정도로 자신만만한 사내였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자.  

    

“아니면 태평궁이 바라는 일인 것인가?”     


 믿었던 사람이었기에 배신감으로 인한 충격은 컸다. 

그가 명광현에서 벌어들이는 돈을 건안성에 보내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녀는 지금까지 그 일을 함구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것조차 모호했다. 그의 돈은 어디로 흘러 들어가고 있는 것일까.

다 그만한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그녀는 그렇게 믿고 싶어 했는지도 몰랐다. 

오랫동안 궁금했던 질문을 쏟아냈다.      


“말하라! 너는 누구냐?”     


휘의 질문에 사타무의는 고개를 삐뚜름하게 내렸다. 그의 고갯짓에 차르르 귀걸이가 흔들렸다.   

  

“저는…….”     


그는 검은 옷자락을 펼치며 무릎을 꿇었다. 

하얀 상복을 입고 곧게 서 있는 홍수 앞에 검은 옷을 입은 사내가 무릎을 꿇어 고개를 들어 그녀와 시선을 맞췄다. 넓은 빈전, 암흑처럼 어두운 공간에 오로지 둘의 마주치는 시선만이 번쩍였다.   

  

“신은 의자왕의 총관 대장 예식진의 손자! 예 현이라 하옵니다!”     


휘는 그의 귀걸이에서 시선이 머물렀다.      

구름이 흘러가는 모양이라 해서 이름이 붙은 류운문流雲紋. 왕이 죽으면 금관과 함께 묻혀야 하는 제왕의 물건. 그녀의 눈이 점점 차갑게 식어갔다.     

 

예식진은 의자왕이 끌려갈 때 맨 앞에 섰던 왕의 총관 대장이었다. 

왕의 호위를 맡고 있던 그가 스스로 왕을 끌고 나와 당의 깃발 아래 굴복했다. 

그리하여 그가 당 고종에게 하사받은 직위는 좌위위대장군. 

그의 가문은 장안에서도 손꼽히는 무장의 집안이었다.      


“어째서 명문가의 자재가 자신의 이름을 버린 것인가?”   

  

휘의 질문에 사타무의, 예 현은 그녀를 향해 쓴 미소를 보였다. 


“명문가라 하나, 왕을 잡은 자의 자식이니 역적의 가문이지요!”

“그렇다면 어째서 그 귀걸이는 버리지 못하는 것이냐?”

“이것은 저의 죄의 표식입니다!”

“죄의 표식이라!”     


휘의 얼굴에서 비웃음이 흘러나왔다.      


“나라를 버린 역적의 자식이니 온당 그에 걸맞게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명광현을 도와 자금을 모았다?”

“그러하옵니다!”     


그녀는 채찍을 들어 벽에 걸린 칼을 잡아챘다. 순식간에 예현의 목에 그 칼을 겨눴다. 


“가증스럽구나! 너의 그 간악한 마음이 영노에게는 통했을지 모르나 나는 아니다!” 

    

자신에게 칼을 겨누고 있는 예현의 눈동자는 흔들림이 없었다.     

 

“네가 태평궁과 놀아나는 것을 내가 모르는 줄 알았더냐.”     


그녀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차분하여 오히려 섬뜩한 기분마저 들게 했다.

태평궁이라는 말에 예현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      


“그날 공주께서 다녀가신 것을 압니다!”

“알면서 일부러 그리했다?”

“공주께 알려드리고 싶었던 것이지요! 지금, 이 건안성에도 태평의 무리가 비단 저뿐이겠습니까?”     


휘는 실소했다. 그동안 보아 온 명광현의 사타무의는 누구의 사람이 될 수 없는 사내였다. 오로지 혼자. 스스로 길을 걷는 사람. 배신감에 그를 죽이고 싶었던 때도 있었으나 영노가 그를 아낀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 믿고 싶었다.    

 

“너는 누구의 사람도 될 수 없는 자다. 태평공주의 사람도 아니고 대방군의 사람도 아니지!”

“역시 공주께서는 저를 알아주시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니 말해! 영로도 너에게는 이용감이더냐?”    

 

낮지만 섬뜩하고 단호한 어투, 예 현은 그녀의 이런 단호함이 무척이나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휘는 눈을 내려 그를 쏘아보았다. 그녀가 겨눈 칼끝에 섬광이 스쳤다. 


단정한 콧날과 가늘고 예민한 눈빛, 지금 이 자리에서 제 목을 친다 해도 눈빛 하나 변하지 않을 인간. 사타무의는 그런 인간이었다.   

   

휘는 칼을 거뒀다. 

예현은 비릿한 웃음을 보이며 그녀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  

   

“그리해야 공주께서 한달음에 이 건안성에 오실 것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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