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인생 뭐 없다’면서 계속 물어본다.
며칠 전 '배철수의 음악캠프’ 오프닝 멘트에서 인상 깊은 얘기를 들었는데,
어디서 인용한 말인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나 마음대로 요약하자면, 대략 이런 얘기였다.
‘삶의 의미를 자꾸 묻는 이유는 지금 사는 게 재미없어서다.’
‘어린 시절 우리는 공만 차고 놀아도 재밌었고, 놀이터만 가도 재밌었다. 그때 우리는 왜 살아야 하는가? 따위의 질문은 안 했다. 나이를 먹고사는 게 재미없어지니, 자꾸 삶의 의미를 묻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삶을 재밌게 만들 방법이다.’
잠깐 숨이 막혔다.
언제부터 묻기 시작한 걸까.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머리가 크고 난 언젠가부터,
이 허무한 인생의 진짜 의미를 찾고 말겠다며, (근데 그런 게 있긴 있냐...)
나는 왜 이 세상에 태어났는지, 왜 안 죽고 살고 있는지 같은 물음을 반복했다.
매번 답을 제대로 못 내고 끝나더라도, ‘크고 위대한 문제’의 답을 찾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왠지 알 수 없는 만족감이 들었다. 나는 정말 중요한 고민을 하며 잘 살고 있구나. 하는 뭐 그런 느낌.
그런데.
입꼬리가 귀에 걸려,
이야 ㅈㄴ재밌다!!!!!라고 외쳐본 건 언제였을까.
그것도 기억이 안 난다.
맞는 말이다. 사는 게 재미없으니 그저 앉아서 의미를 묻고 있다.
재미없는데, 나중을 위해, 그놈의 나중을 위해 한 번 씩 두 번씩 참고 참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그리고선 언제부턴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사는 건 원래 그런 거야(?).
라는 말을 되내며, 차분하게 앉아있다. 어른스럽게.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다는 듯이. 다 안다는 듯이. 블라블라
글을 쓰면서 더 생각이 많아진다. 또다시 이 무심함을 합리화하려고 한다.
이제 그만,
그렇게 사는 건 이제 그만 할란다.
놀이터 앞에 선 아이는 놀이터가 왜 있냐고 묻지 않는다.
뛰어들 뿐.
'One day you'll leave this world behind. So leave a life you will rememb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