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간다. 운동을 시작하자. 다이어트는 덤.
Sound body, Sound mind.
초등학교 시절 미국으로 이민 간 친구가 편지에 써준 말이다.
(그 시절엔 친구끼리 편지를 썼다. 브로맨스 오지구요.)
뜻은 둘째 치고, 영어도 잘 몰랐던 시절이라 어리둥절했지만.
다행히 뒤에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라고 번역을 써주어서 뭐 그런 말 인가보다 정도는 알 수 있었지만, 그게 무슨 뜻인지는 정확히 몰랐다.
그로부터 약 20년(헐?)이 흐른 요즘 그 말의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다.
‘정신력’은 중요하다.
‘모든 건 정신력에 달렸다’라고들 한다. 그런데.
반만 맞는 이야기다.
어떤 일에 과감하게 뛰어들기 위해서는 ‘정신력’만 있으면 되지만,
그 ‘정신력’을 지속하고 끝까지 달리기 위해서는 ‘체력’이 없으면 안 된다.
체력이 없으면 의지가 쉽게 떨어지고, 나태함에 지배당하기 십상이다.
‘체력’은 더 중요하다.
나는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다.
축구, 럭비 등 구기 종목을 좋아하고, 한 달에 서 너 번 정도는 꼭 한다.
솔직히 그 서 너 번은 체력 증진(하다 못해 유지라도)에 거의 도움이 안 된다.
게다가 차 타고 다니고, 먹고 싶은 건 안 참고 다 먹는 습관 탓에
가랑비에 옷 젖듯이 살이 불어 올랐다.
살이 불어 오르면 모든 게 힘이 든다.
쉽게 말해서, 살이 2Kg이 찌면, 2리터 생수를 한 병 메고 다니는 거랑 같다.
인생을 재밌게 살고 즐기고, 행복하고 하기 전에
생존을 위해서 뭐라도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겠다 마음먹었던 차에.
8월 초부터 친구와 같이 헬스장을 다니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면 친구가 나를 데리고 다니는 건데,
친구는 수영선수 출신으로 평생 운동을 하며 살아왔다.
일단은 다이어트를 목표로 2주 간 같이 운동했고, 이제 혼자 운동한 지 1주일이 됐다.
최소 주 4회는 무조건 채우고 있다.
3주밖에 안됐지만, 그전에 하던 운동과 달리 느낀 점이 있어 적는다.
운동 귀차니즘인 나의 (수많은) 문제점(들 중) 세 가지.
1.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다.
헬스장엔 각종 기구들이 세련된 디자인과 편리한 UX를 뽐내며 마련되어 있다.
그렇지만 나한테 필요한 기구는 무엇인지,
바른 자세는 무엇이고, 얼마만큼 해야 하는지를 모른다.
2. 그래서 적당히 한다.
바벨이고 덤벨이고, 깨작깨작 몇 번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다가 힘이 좀 든다 싶으면,
‘여윽시 유산소!’하면서 러닝머신으로 올라가게 된다.
러닝머신은 오래 하는 게 좋다니까. TV보기 편안한 속도로 맞춰 놓고 오래 한다.
3. 하다가 만다.
하루 이틀 반복적인 운동만 하다 보니 재미가 없다.
축구 같이 막 골을 넣으려고 뛰어다니는 것도 아니고.
살은 몇 백 그램 정도 빠지는 거 같긴 한데 하이튼 재미가 없다.
헬스장 가기가 귀찮다. 내년 여름에 다시 와야지.
그리고 1-2-3의 반복
고3 이후로 군인 시절 빼고 헬스장 등록은 매년 최소 1번씩 많으면 2~3번씩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십수 년간 매번 반복하던 패턴을 이제야 깨달았다....
짧게 쓰려고 했는데 말이 많아졌네.
- 2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