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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rin Park Dec 03. 2019

갑자기 닥친 카티아의 비극, 영화 "심판 "

 1990년 신나치들이 독일 로스토크에서 망명자 보호소를 방화한 사건이 있었다. 이로 인해 극우 폭력이 판치는 나라로 전 세계에 알려진다. 2차 세계대전 전범국인 독일은 ‘나치’ 란 꼬리표는 치명적이었다. 2011년 독일은 은행 강도 사건으로 신나치 테러의 악몽에 휩싸였다. 이 사건으로 2000년부터 2007년까지 터키인 8명, 그리스인 1명 독일 여경 1 명을 살해한 "국가사회주의지하 (NSU)"라는 조직이 드러났다. 이들의 공판 과정에서 테러 당시 희생자들에 대한 경찰의 부당한 처우가 논란이 됐다. 독일 경찰 당국은 희생자들의 원한관계나 범죄조직과의 관련성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었다. 영화 <심판>은 바로 이 지점을 포착하여 만들었고 상당 부분을 법정 장면으로 채웠다. 실제 테러사건에 쓰인 못이 들어간 폭탄과 영화 속 피고인의 변호인이 실제 신나치들의 변호인과 비슷하다는 점은 실화와 접점이다. 독일 출생이지만 터키 이민자 출신인 파티 아킨 감독은 독일 내 이민자들의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있다. 이민자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장점을 발휘한다.



주인공 카티아 (다이앤 크루거)는 의문의 폭발사고로 남편과 아들을 잃는다. 카메라는 집요하게 카티아를 따라다니면서 폭발 직전의 감정선을 담는다. 절망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죽인 이들에게 분노하는 것 사이의 투쟁을 그린다. 격렬한 내면의 파동을 연기로 담은 카티아 역의 다이앤 크루거는 이 영화로  2017년 제70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함부르크의 날씨는 카티아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하다. 전체적인 영화의 색조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듯한 날씨이다. 무채색 일색의 카티아의 옷과 피의자인 신나치주의자인 묄러 부부의 옷은 컬러뿐만 아니라 재질도 대조적이다.


카티아의 남편이 과거에 마약 밀매자란 전과와 쿠르드인 출신이라는 점에 사건의 초점을 맞춘 경찰의 태도를 볼 수 있다. 피해자인데 집을 수색하고 마치 피의자 다루듯 한다. 이 과정서 나온 카티아의 마약은 궁지로 빠지게 한다. 점점 확장해가고 있는 종교와 인종에 대한 긴장의 시대를 보여준다. 교묘하게 법망을 빠져나가서 처벌을 받지 않게 묄러 부부를 도운 그리스 네오나치주의자도 있다. 극우 범행이 치밀한 네트워크로 점점 확장되고 있음에 경계하라 말하는 듯하다.


과거사에 의한 책임 의식으로 난민 환대 문화가 국가주의 보호주의를 내세우는 보수층의 비판으로 이어지고 정치적 사회적 혼란이 가속되고 있다. 영화 <심판>은  카티아의 비극을 통해서 독일의 급변하는 인종과 사회 분열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카티아는 개인적 복수와 정의 사이에서 머뭇거린다. 행복한 결말도 정의도 없는 싸움의 끝을 보며 복수의 도덕을 묻는다.


그리스에서 현대 자동차는 씬스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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