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김만년 차장입니다. 만년 차장이라 가뜩이나 기분 좋은 일도 없는데 회사에 가면 늘 상사가 사사건건 트집을 잡으며 괴롭힙니다. 가족도 다내팽게치고 일생을 바쳐 일해온 회사는 한참 어린 후배를 팀장으로 승진시키며 은근히 명퇴하라는 눈치를 줍니다. 오늘도 나이 어린 팀장은 후배들과 나를 노골적으로 비교하며 무능력하다는 질책을 하네요. 바닥까지 내려앉은 자존감을 애써 부여잡고서 집에 왔는데, 늘 모범생처럼 공부를 잘하던 아들내미는 연예인이 되겠다며 학교를 그만두겠다는 폭탄선언을 합니다. 아내는 오늘도 그 아들과 싸우느라 내가 집에 오는지 관심도 없습니다. 아이에게 그만 좀 하라고 큰 소리를 냈더니 아내가 대뜸 이혼하자고 합니다.
아무것도 차려지지 않은 아침 식탁을 확인하고서 무거운 마음으로 다음날 회사에 출근했는데, 상사는 여느 때처럼 사소한 것에 트집을 잡으며 자존심을 깎아내립니다. 사장님께 이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드리고 대안을 찾으려 했지만, 사장님은 오히려 팀장을 두둔합니다. 화가 나서 돌아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갑자기 정신이 팽 돌며 얼얼한 손이 느껴졌습니다. 사장님 앞에서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친 것입니다. 그리고 이후 제가 무슨 말을 했는지, 어떤 행동을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분명한 것은 제 행동이 무척 비이성적이었고, 남은 것은 후회뿐이라는 것입니다.”
누구나 살다 보면 화가 나는 상황을 피할 수 없고, 분노가 폭발할 것 같은 아슬아슬한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분노의 감정에 노예가 되어 살아가면 암, 심장질환 등 건강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고, 가정이 파괴되거나 일상의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인생 최대의 기회를 단방에 날려버릴 수도 있고, 좋은 이미지가 한순간에 바닥으로 추락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분노라는 감정은 나를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
분노는 잘못된 상황을 교정하거나, 침입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거나, 공격을 당할 때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생물학적 경향성에 기인합니다. 우리는 화가 났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는 표정과 말투를 통해 귀찮게 하는 누군가를 물리치거나, 상대의 행동을 원하는 방향으로 교정하려는 노력을 하곤 합니다.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엄마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떠올려보세요. 미간을 찌푸리고 아이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평소보다 높고 날카로운 톤으로 말을 하지 않나요? 이렇게 분노는 ‘적당한 수준으로 표출되기만 한다면’ 자신을 외부의 위협에서 지켜내고 원치 않는 상황에서 벗어나게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분노라는 감정은 상당히 강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서 분노에 휩싸이면 이성을 잃고, 앞 뒷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순간의 감정에 따라 화를 내게 되는데, 분노가 폭풍처럼 지나간 자리에는 깨져버린 관계, 뿌리째 뽑혀서 날아가 버린 기회, 추락한 평판, 땅속에 꺼질 것 같은 자괴감과 후회만 남아 있게 된다는 점입니다. 벤자민 프랭클린도 “분노로 시작하면 치욕으로 끝난다”라고 말을 하지 않았던가요.
반면 분노를 억제하게 되면 공격의 화살이 자기 내면을 향하게 되면서 무기력이나 우울증에 빠질 수 있습니다. 감정을 마비시키는 것, 가벼운 농담을 하며 감정에 거리를 두는 것, 원한을 잊지 못하고 질질 끄는 것 모두 분노를 회피하는 행동들입니다. 분노를 억누르다 보면 자기주장을 못하게 되고, 나약함과 무기력감이 가중되는데, 어느 순간 빵빵해진 풍선처럼 ‘분노로 가득 찬’ 상태가 되면 부적절한 상황에서 폭발하는 당황스러운 일이 벌어 집다. 분노의 노예가 되는 것도 문제이지만 분노를 억눌러도 분노는 증폭되고, 어느 순간 통제를 벗어나 폭발하고 맙니다. 분노를 습관적으로 억제하는 사람 역시 지나치게 통제하다가 급격히 통제력을 상실하는 패턴을 반복하곤 합니다.
화가 난다고 모두 같은 화는 아니다
화가 난다고 해서 다 같은 화는 아닙니다. 심리학에서는 분노를 일차적 적응적 분노, 일차적 부적응적 분노, 이차적 분노, 도구적 분노로 구분하는데 화가 날만한 상황에서 화를 내는 것이 일차적 적응적 분노이고, 그 외에는 화를 내야 하는데 울거나,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해 화를 내거나, 화를 낼만한 일도 아닌데 과거의 경험 때문에 화가 치밀거나, 상대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위해 화를 내는 등 엄밀히 말하면 ‘분노의 탈을 쓴 다른 감정’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화가 난다고 무조건 화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화가 날만한 상황에서 화가 치밀어 오르는 ‘일차적 적응적 분노’에 한해서 적절히 표현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외의 경우라면 화가 난 원인을 생각해보고 그 상황에 맞는 감정을 표현하는 게 맞습니다.
다음의 경우는 치료적 개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1) 파괴성 분노
화가 나면 그냥 넘어가지 않고 반드시 보복해서 상대방의 기를 꺾고 좌절시켜야 직성이 풀리거나 유형입니다. 이렇게 살면 자신의 행복이 아닌 타인의 행복을 방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살아가게 되고, 결국 둘 다 패배자가 되는 lose-lose 게임이 됩니다. 부부 중 한 사람이 이러한 유형이라면 결혼 생활이 무척 불행해지겠죠.
2) 자책성 분노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잘못을 스스로에게 전가하는 유형으로, 분노를 마음 깊은 곳에 숨기고, 공격성을 스스로에게 표출하다 보면 삶의 희망을 점차 잃어버리게 되고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차적 분노 유형으로 가혹한 자기비판을 통해 자아 존중감을 손상시키고, 수치심, 실패감, 최책감, 우울감을 일으킵니다.
3) 습관성 분노
습관성 분노는 사건 자체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잘못된 습관에 기인한 분노입니다. 이차적 분노의 한 유형으로, 생각에 앞서 이미 내면 깊숙한 곳에 좌절, 유감, 원한이 뿌리 박혀 있어 모든 것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온갖 이유로 분노가 치밀기에 늘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고, 자신도 주체하지 못하는 습관성 분노를 일으키게 됩니다. 이차적 분노는 대부분 두려움이나 상처와 같은 근원적인 감정이 의식되는 것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데, 근원적인 감정을 인식함으로써 생기는 스트레스나고통을 경험하지 못하도록 막아줄 뿐 아니라 몸의 긴장을 외부로 방출하게 해 주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분노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절을 당해 상처 받은 사람이 상처를 감추기 위해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화를 내는 것, 아이를 돌볼 시간이 없어 스스로를 자책하던 워킹맘이 아이가 숙제를 안 한 것에 대해 불같이 화를 내는 것, 승진이 안될까 전전긍긍하는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불같이 화를 내고 잘못을 지적하는 것 모두 죄책감, 무가치감, 우울감을 지우기 위한 이차적 분노입니다.
4) 은폐성 분노
내면의 분노가 최고점까지 치솟았는데도 겉으로는 웃고 평온한 표정을 지으며 진짜 감정을 숨기는 유형입니다. 이는 일차적 적응적 분노가 억압된 경우로 본인은 물론 상대방도 특정 상황이 화나 분노를 유발하는지 모르기에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이렇게 적절한 분노를 표현하지 못하고 감정을 마비시키거나 억제하는 경우 눈물을 쏟거나, 무기력해하거나, 우울증에 빠지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데, 어느 순간 억눌린 분노로 인해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화는 억눌려지지 않습니다.
감정이란 호시탐탐 자신이 드러나 느끼고 표현될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에 분노를 유발하는 자극에 직면했을 때 충분히 느끼고 표현되지 못하면 마음속에 축적되어 엉뚱한 형태로 표출됩니다. 앞서 사례에서 소개한 김만년 차장 역시 오랫동안 화를 참아온 것을 보면 평소 습관적으로 화를 내는 사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사건건 트집을 잡으며 화를 돋우는 상사, 긴 시간 동안 회사에 헌신한 노고를 무시한 채 새파란 후배를 상사로 승진시킨 회사, 공부에 집중해도 부족한 상황에서 연예인이 되겠다고 학교를 그만두겠다는 아들, 다짜고짜 이혼 하자며 아침밥도 안 차려주는 아내로 인해 분노가 차곡차곡 쌓였는데, 어처구니없이 이성적으로 해결하고자 찾아간 사장님 앞에서 폭발해버린 것입니다. 어쩌면 사장님을 만나는 것이 최후의 보루였는데, 사장님을 만나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인내의 한계를 넘어버렸을 수도 있습니다.
분노의 상황에서 이성을 잃는 이유
분노의 상황에서 사람들이 비 이성적인 행동을 반복하는 이유는 어떤 일의 ‘발생의 원인’에만 집중하고 다른 요소의 중요성은 무시하는 오류를 저지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어떤 감정 변화를 경험할 때 왜 그런지 원인을 찾으려 하고, 원인을 밝히는데 필요한 정보를 얻고자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정보를 활용하여 체계적으로 원인을 추론한 후, 원인이 무엇이라 판단이 되면 어떤 행동을 하거나 감정을 갖게 됩니다. 원일을 밝히는데 필요한 정보가 충분하고, 적절한 정보를 수집한 후 체계적인 추론과정을 거쳤다면 그 상황에 적절한 대응을 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신만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고, 그 프레임에 맞추어 정보를 수집하기에 오해가 발생하고 불필요한 감정 소모가 일어납니다.
예를 들어 김만년 차장이 아내에게 이혼하자는 말을 들었을 때, ‘아내가 아들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나 보구나’라고 생각하며 원인을 찾을 때와 ‘회사에서 만년 차장이라고 집에서도 나를 무시하네?’라는 프레임으로 원인을 찾을 때 찾게 되는 정보도 다르고 그에 수반되는 감정, 행동도 달라지게 됩니다. 김만년 차장이 아침도 못 먹고 회사에 도착한 후 사장님께 분노를 표출한 것은 후자의 프레임으로 상황을 해석함으로써 감정이 격해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감정-사고-지각이 연속적, 연쇄적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촉발되는 과정을 통해 화는 분노가 되고, 분노는 더 큰 분노를 유발하며 감정이 격해지면서 이성이 중재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서게 됩니다.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조절 능력이 부족한 것
화는 일종의 습관이자 선택이고, 화를 내는 행위는 본능적인 행위이지 충동적인 반응입니다. 성격이 예민하거나 부정적인 사고를 하는 경향이 있어서 다른 사람들보다 쉽게 화를 내는 사람들이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더 흔한 경우에는 적당한 강도로 화를 내는 법을 잘 모르거나, 알려고 하지 않는 경우, 즉 감정조절 능력이 부족한 경우입니다. 똑같은 일을 당했어도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사람마다 ‘감정조절 능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감정을 무조건 억누르면 화병이 생기거나, 우울과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인 문제를 가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암이나 심장질환 겉은 생리적인 질병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김만년 차장처럼 엉뚱한 순간에 엉뚱한 형태로 분노를 표출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습니다. 분노는 자기 조직이나 사회적 관계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정서이기에 건강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화를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화를 초기에 지각하고 적절히 표현함으로써 폭발 직전에 쌓인 감정을 정리해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분노를 조절하려면 어떠한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1) 화가 날 때는 우선 화가 나는 원인을 정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어떤 이유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발생 가능한 상황을 예견하고, 화를 없애는 구체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 한 여성 임원이 가끔씩, 일 년에 몇 번 정도 아이들에게 불같이 화를 내게 되는데 너무 후회스럽고 자신이 실망스러운데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다는 호소를 했습니다. 늘 화를 내는 것도 아니고, 화를 내는 상황이 다른 때와 특별히 달랐던 것도 아닌데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화를 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여성 임원에게 화가 나는 순간 어떤 상황이었는지 상황을 적고, 어떤 생각이 떠올랐고, 어떤 감정이 혼합되어 있었고, 아이들의 표정은 어떠했는지 등을 적어보도록 과제를 주었습니다.
한 달 후에 그 여성 임원은 기뻐하면서 한 달 동안 단 한 번도 아이들에게 화를 내지 않았다고 말을 했습니다. 내가 왜 화를 내는지 인식하는 것 만으로 화를 내야 할 상황인지 걸러진다는 것입니다다. 또한 본인이 다음날 중요한 일이 있을 때 어떠한 목적이나 의도를 가지고 아이들에게 잠을 자라고 하거나, 무언가를 지시하는데 의도대로 되지 않을 때 불같이 화를 낸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고 합니다. 본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일찍 잠들어서 다음날 일정에 발해 받지 않는 것임을 명확히 인식하니 화를 내는 대신 문제를 해결하는데 더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고 합니다.
2) 상대방의 장점 목록을 작성한다.
카트맨 부부치료의 첫 단계는 상대방의 장점 목록을 작성하는 것입니다. 장점이라고는 단 한 개도 없고 오로지 단점 투성이라고만 생각했던 상대방의 장점을 적다 보면, 그간 상대방이 나에게 잘해주었던 것, 고마웠던 것, 상대방이 좋았던 이유 등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그리고 본인이 적은 장점을 상대에게 읽어줄 때 상대의 마음이 누그러지는 것을 확인하면서 현재 내가 느끼는 분노가 화를 낼 만큼 중요한 일인지, 뭔가 오해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될 수 있습니다. 부부치료 상황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싫어하는 상사나 부하직원의 장점을 하나하나 적다 보면, 작성하는 동안 화가 누그러질 뿐만 아니라 이성이 되돌아와서 보다 객관적으로 문제나 상황을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3) 직접 적어본다
화가 나거나 타인과 싸우고 싶은 충동일 들면 종이와 펜을 꺼내 종이의 왼쪽에 머릿속을 채운 생각들을 적어봅니다. 이때 생각의 앞에는 ‘깊은 사고 끝에 나는..’을, 뒤에는 ‘~ 할 것이다’를 붙입니다. 예를 들어 ‘사장님에게 부당한 인사에 대해 항의하고 싶다’가 생각이라면 ‘깊은 사고 끝에 나는 사장님에게 가서 인사에 대해 항의할 것이다’라고 적는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오른쪽 상단에 ‘나의 이성은 뭐라고 말할까’라고 쓴 후 왼쪽 내용에 대한 답을 쓰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그렇게 하면 상황을 잘 모르는 사장님께서 당황하실 수 있다.’ ‘절차를 밟지 않고 다짜고짜 사장님을 찾은 것에 대해 경솔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운 생각이 들겠지만, 정말 HR의 잘못이었다면 개선안을 고민하실 수 있을 것이다’ 등 무엇이든 생각나는 대로 많이 쓸수록 좋습니다.
이렇게 나의 이성은 현 상황을 어떻게 바라볼지를 생각하다 보면 메타인지(metacognition)가 개발되는데, 메타인지는 자신의 상태와 내용, 능력을 알고 그것을 규제하는 능력입니다. 무엇보다도 화가 난 내용을 종이에 적다 보면, 메타인지의 도움을 받기도 전에 이미 충동의 존재를 빠르게 알아차리고 이성적 사고를 하게 됩니다. 자신의 생각이 사고를 거치지 않은 충동임을 깨달았을 때, 우리는 모든 인지적 행동을 의식적으로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충동이 들 때 다시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감정을 물리치고 이성이 주도하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4) 일단 시간을 갖는다.
인간관계에서 충돌이 발생하면 최대한 시간을 확보해서 충동적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경솔한 행동을 제어해야 합니다. 시간이 충동을 누그러뜨립니다. 회사에서 나를 열 받게 한 직원에 대해 주체 못 할 분노에 휩싸인 날, 집에 가자마자 가족에게 그 상황을 설명하는데 이미 감정이 시들해진 경험이 있나요? 사람의 감정은 시간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어떤 사건이 일어난 후 시간이 흐를수록 감정은 약해지고 이성은 강해집니다. 가끔씩 공개연애를 하던 톱스타들이 바쁜 일정으로 서로에게 소원해져서 결별했다는 기사를 접하게 됩니다. 화뿐만이 아니라 사랑도 떨어져서 차분히 생각할 시간을 갖다 보면 감정이 약해집니다.
분명한 것은 화가 났다고 해서 충동적으로 반응하면 결과를 생각할 시간이 아예 없다는 것, 반면에 충동을 억누르고 대처방식을 선택할 시간을 가진다면 문제를 다각도로 성찰하고 보다 현명하게 대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5) 인격 완성하기
불필요한 충돌을 최대한 피하려면 감정을 가장 좋은 상태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쉽게 해내려면 반드시 ‘훌륭한 인격’이 필요합니다. 인격이 뛰어난 사람은 감정 조절 능력이 뛰어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감정에 휩쓸려 경거망동하지 않습니다.
감정의 주인이 되면 삶의 주인이 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감각이나 감정을 따라서 살아갑니다. 그 바람에 큰 손해나 상처를 입기도 하지만, 이를 자각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강한 감정조절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 능력이 뛰어난 사람만이 현명하게 일하고 이성적으로 생활하며, 타인에게 효과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버드 심리학과 연구에 따르면 성공, 명예, 부를 만드는 요소의 80% 이상이 감정과 관련이 있고, 지식이나 실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15% 정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화를 내는 감정의 기저에는 이루고자 하는 욕망, 지키고자 하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이성을 잃고 화를 내다보면 내가 원하는 것은 저 멀리 도망쳐버립니다. 남편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은 아내가 자신의 서운함을 분노로 표출했을 때, 남편의 마음이 더 멀어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분노로 나의 전체가 타버릴 것 같은 순간에,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상황이 무엇인지를 한번 떠올려 보고 화의 근원을 없애는데 사고를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감정의 주인이 되어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기원합니다.